조혈모세포 기증 의뢰 연락

그 동안의 일기는 거의 인스타에만 올라갔다. 다른 이유보단 인스타의 접근성이 더 높았다는 것과, 이렇게 블로그에다가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들이 컸다. 왠지 블로그는 좀 더 장문의 글을 쓰고 싶다는 내 생각이 강해서 그렇기도 하고, 블로그를 손대가 시작하면 또 하염없이 다시 쓰고 싶어질 글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안썼지만, 어제 연락온 그 '조혈모 세포 기증 의뢰'는 최근에 받았던 연락 중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락이어서 결국 글을 쓴다.

조혈모 세포 기증은 소위 골수를 기증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들의 거의 최후 방법 중 하나로 조혈모 세포 이식이 권장되고 있는데 그걸 말하는 것이었다. 작년 봄에 명동성당에 들리면서 조혈모 세포 기증 신청을 해두었었는데 올해 이렇게 연락이 오니 새삼 신기하다. 메일로 연락오기로는 10대 남자가 백혈병으로 인해서 이걸 의뢰해 왔다고 적혀있었다.

그냥 나는 건강하다는 생각, 10대의 나는 아무 걱정없이 병원도 안가고 서든어택하고 피시방가고 가끔 도서관가고 학생회 활동하며 별 탈 없이 지냈었던 생각들, 지금의 나는 건강하구나 하는 생각들, 그 친구의 부모님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 그 친구도 고생이 많을텐데 어떻게 도움이 안될까 하는 생각들이 그냥 쭉 스쳐버렸다.

일단은 오늘 아침에 다시 연락을 해서 내가 당장은 시험이 있어 25일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이것만 지나면 다시 연락해봐야겠다 싶다. 그 전까지 한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분들을 통해서 먼저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 한시라도 급할테니.. 다만 그게 아니라 아무도 하지 않고 내게 온다면 꼭 도와주고 싶다. 나도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의미 있는 경험 같아서. 

사는 게 이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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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간의 타로점을 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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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그만그만한 사람들이다. 이런 그만그만한 사람들은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베풀었으면 하는 바람을 조금씩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만그만한 나'는 관심을 받으려면 최소한 교양을 쌓고 매력을 키우고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담아두고 다른이들에게 관심을 베풀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표현했을 때 보통 사람이면 그러한 관심을 받고 싶었기 때문에, 받은 관심을 다시 잘 만지작만지작 거려서 되돌려주려고 하는 편이지, 그걸 되받아치려는 사람들은 적다. 그러니 열심히 매력을 키우면서 다른이들에게 베푸는 것이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유일한, 그만그만한 사람들만의 방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저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별 하는 일 없이 기다리고는 한다. 사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나타날 인연이란게 딱히 없는 것 같다. 하루종일 점을 치면서 들었던 가장 큰 생각이었다. 점치는 사람으로 느끼는 안타까움은 이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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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 운전사'와 5.18

요즘 영화 택시 운전사가 화제인 것 같다.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들 중에서, 또는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 중에서 '택시 운전사'를 보고 왔다고 하는 이들이 주변에서 내게 말을 걸어왔던 걸 생각하면 그런 게 조금은 이해가 간다. 나는 고향이 광주라도,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광주가 아니기 때문에, 타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5.18에 대한 이미지나 생각 같은 것들을 보고 들을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뭐 지금도 역시 크게 다른 건 아니다. 여전히 5.18은 나도 그렇고 그 사람들에게 그렇고 벌써 오랜 시간 전의 과거 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역사를 '영화'를 통해서 해석하는 건 잘못되었다고 했었는데, 영화든 문학작품이든 일련의 '예술 작품'들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 만 해도, 나는 사실 고맙기만 하다. 그게 뭔가 과거의 사건들 현실로 끌고 오는 괜찮은 방법 같아서 그렇게 느낀다.

영화 택시 운전사는 조금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5.18을 보도했던 독일 언론인을 태웠었던 한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송강호씨가 JTBC에 나와서 홍보할 때 손석희씨가 언급했었지만, 이미 5.18을 주제로 한 영화들은 몇 차례 있었다. 화려한 휴가나, 박하사탕과 같은 영화가 바로 이에 해당했다. 화려한 휴가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던 그 시점에 관한 영화이고, 박하사탕은 5.18을 진압하면서 생긴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즉 화려한 휴가는 시민군을 그렸고, 박하사탕은 진압군을 그렸었다. 택시 운전사는 민간인을 그린다. 그게 차이점이다. 그 민간인은 나중에 이 일이 알려지게 만들어준 기자를 태운 택시 운전사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좀 더 일반 시민의 입장을 더 잘 그려냈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전면적으로 싸우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시민군의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직접적으로 전투에는 뛰어들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생각하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던 사람들을 그린 영화다.

요즘 나는 한국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는 한국 영화가 가장 잘 표현하면서 틀에박힌 것이기도 한 특유의 '신파극' 느낌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를 따진다. 뭔가 쥐어짜내는 감동을 보기에는 시시해져버렸달까, 판에 박힌 감동은 자꾸보다보면 점점 면역이 오고 어느 순간에는 그러한 플롯에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어떤 플롯이든 '실화'가 바탕이라면 그 실화를 어떻게 구성해내느냐가 더 중요해지지, 신파극이냐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택시 운전사는 '택시 운전사'의 시점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고, 한 소시민이 어떻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눈을 뜨게 되는지 개인의 각성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 자체가 잘만들어졌든 못만들어졌든 '택시 운전사'라는 직업 때문이라도 보라고 하고 싶다.

엇그제 성당 청년 모임 중 신부님이 5.18에 대해서 이야기 하던 그 순간에, 5.18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던 사람은 청년 10명 가까이 중에서 3명 정도였다. 나머지는 그다지 5.18에 관심이 없었다. 영화를 안봤을 수도 있고, 신부님 말처럼 애초에 민주화 운동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는 계속 시위가 열렸었고, 나도 거기에 한 번 다녀온 상황에서 그러한 '무관심'은 아쉽다. 사실 서울에서 시위가 일어나던 내내 나는 마음을 졸였다. 언제든 학살이 일어날 수 있고 언제든 과거의 일이 일어날 수 있었으니 더더욱 걱정했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일종의 알 수 없는 믿음들이 두렵지만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이러한 주변 사람들의, 그러니까 광주나 전라남도 출신을 제외한 사람들의 민주화에 대한 태도를 볼 때마다 나는 임철우 작가의 '관광객들'이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나를 포함한 많은 내 주변의 친구들 중 국어교육이나 한국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면 들어봤을 법한 '임철우'라는 작가 5.18 당시 전남대에 다니던 학생이었는데, 그래서 학계에서는 그를 두고 5월 작가라고 할 만큼 그는 5.18과 관련된 문학 작품들을 써낸 굵직한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관광객들'이라는 소설에 보면, 5.18 10주년에 광주로 여행을 온 4명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5.18 10주년 광주의 분위기를 경험한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최루탄 가스를 마시기도 하고, 성당에서 위령미사를 기리는 걸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그들은 관광객일 뿐 5.18을 경험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 주인공 4명은 호텔 맨 위층 루프탑에서 들리는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 소리를 들으며 하루 빨리 이 도시를 떠나기를 바란다. 이런 '관광객들'이 사실, 내가 일반사람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5.18에 대한 태도라고 본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바꾸는 데에 조금이나마 '택시 운전사'와 같은 영화들이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세상의 어떤 사람들 중에서는 5.18을 폭동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경찰서를 점령하고 무기고에서 무기를 탈취하여 무장을 한 시민군들이 국가에 대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여전히 의문인게, 국가에 대항하면 안되는 것인가하는 생각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국가가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거기에 대해 맞선 사람들을 상대로 폭동이라고 부르는 건 뭔가가 잘못되었다. 방관하는 게 아니라 행동했던 사람들이 비난을 받는 세태가 아쉽다. 난 역사 속에서 일어난 수 많은 개인들의 희생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는다.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라가 유지되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길이 아니었다면 올바른길로 돌아올 수 있는 에너지를 그들이 남긴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5.18 영상을 천주교 단체나 노무현과 같은 사람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비공개로 틀어주지 않았다면 타지 사람들은 그 참상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까지도 말이다.

당분간은 5.18에 대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국립묘지 지하 전시관에 있는 참상을 찍은 사진들은 꼭 보여주고 싶다. 생각해보면 그 사진을 나는 어린 시절부터 보고자랐으니 좀 무뎌지긴 했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 사진을 보고도 폭동이라는 말을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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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소장품전 '균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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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전에서 추구하는 '균열' 전시회의 목적은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나타났던, 나타날 균열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균열이 엄청나게 많으니까 보여주는 메시지도 다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균열의 형태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에 많이 다르지 않다. 고독한 현대인, 반복적인 일상, 문화의 획일성, 이미지에 갇힌 현실, 국가주의, 전쟁, 언어의 문제, 위작 논란, 민주화 운동 등 막상 써놓고 보니 다양하지만, '소통의 부재'로 인한 사회문제가 가장 많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외에는 표현의 문제가 주를 이뤘다고 파악했다. 참고로 영어 제목에는 콘크리트에서 일어나는 crack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콘크리트는 확실히 현대의 비인간성을 상징할 수 있는 회색 재료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뭐 작품은 상당히 많았지만 인상깊었던 작품들만 몇 가지 언급하고 전시회 후기를 요약하려고 한다.

1.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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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구의 초상, 구본웅

내가 이번 전시회에서 보려고 했던 작품이 2작품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친구의 초상'이라는 작품이다. 1930년대의 모더니즘 문학의 중심에 서있었던 이상(본명 김해경)을 모델로 그려진 그림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특유의 붓터치와 색조합이 인상적으로 나타나는 작품이며, 담배를 물고 있는 모던 보이를 볼 수 있다. 이 그림은 당시 예술계 안에서 일어났었던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이고, 초상의 주인공인 '이상'은 사회에서 보기 힘들었던 균열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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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인도

국립현대미술관(이하 국현)측은 이 그림을 위한 전시 공간을 상당히 많이 투자했다. 이 그림이 있는 곳만 바닥 재질도 카페트로 바꿔놓았으니 유독 더 눈이 가는 건 사실이었다. 국현은 전시회의 전시 공간 설명에 이 그림과 관련된 논란들을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싶었다고 서술해놓았다. 거기에 제시되어 있던 자료에는 처음 이 그림을 입수 했을 때 만들었던 각종 보관 증서들을 진열해 놓았고, 처음 위작 문제가 제기되었던 신문 기사들을 같이 스크랩해놓았다. 또한 천경자가 이 그림이 '위작'이라고 말했던 것에 대한 공증서와, 최근 검찰 수사 당시 증언을 번복한 작가의 발언도 적어놓았다. 물론 처음 이루어졌던 X-ray, 적외선 검사들도 같이 놔두었다. 최근의 기록들 중 뤼미에르 광학연구소의 자료는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뭐 어떻게 보든 이 작품을 처음에 '내가 그렸다'고 증언했던 작가의 증언이 번복되어 '아 이 그림은 진짜다'와 같은 내용의 말을 했다는 부분이 영 내키지 않는 부분이다. 게다가 그 위작 작가는 어떠한 수치나 자료 들을 근거로 들어서 '진품'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을 가지고 판단했기 때문에 신뢰성을 확보하기가 더 어렵다. 하지만 뤼미에르 연구소의 경우는 자신들의 검증 결과를 학회지에 올리겠다고 계획까지 하면서 '위작'이라고 판단을 한 상황이다. 대체로 한국 기관(검찰과 안목감정단)들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뤼미에르 연구소쯕의 발언에 힘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 즉 이것도 하나의 균열로 볼 수 있었다.
뤼미에르 연구소가 어느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던 기사가 있어 첨부한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3&nNewsNumb=20170223326&nidx=2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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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페토의 꿈, 노진아

피노키오, 다시 말해서 제페토를 표현한 작품인데, 작품해설에서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로봇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즉 AI시대에 대한 하나의 예언에 해당한다. 아직까지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로봇들을 상상하는 시대이다. 예를 들면, 영화 '바이센테니얼맨'과 같은 작품들이 이를 대변한다. 다만 내 생각에 미래에는 오히려 '인간'이 로봇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시점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종종 사람들은 '로봇'같이 되고 싶어한다. 반복된 작업을 실 수 없이 할 수 있다거나, 아무 생각없이 일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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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등, 권순철

인간의 고통을 표현한 등이라고 쓰여있었다. 도대체 어디가 균열일까, 잘 모르겠다.

 

2. 후기 정리.

오랜만에 전시회를 갔더니 천천히 걸어다니는 바람에 시간이 생각보다 더 걸렸다. 뭐 그러더라도, 이번 전시회의 목적은 크게 2가지였으니, 그 두가지는 다 이룬셈이다. 그림을 보는 것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었다. 어려운 점이라면, 한국 작가들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많이 없다보니 어떤 흐름에서 이 작품을 만들어냈는지 작가론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하지만 뭐, 어떻게 지금 당장 그들의 자료를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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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등'과 '제페토의 꿈'의 전시 텍스트를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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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을 보고.

- 짧은 리뷰 -

나는 여전히 스파이더맨 영화를 좋아한다. 내게 있어서 최고의 스파이더맨 영화는 최근작인 톰 홀랜드 주연이 아니라,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을 맡았던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인데, 그 이유는 스파이더맨의 '평범한 캐릭터'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앤드류 가필드보다는 토비 맥과이어가 더 적합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앤드류 가필드는 너무 그냥 로맨틱 코미디를 만드는 데 기여한 인물 같았어서 아쉬웠었다. 물론 '어둡고 우울한 피터 파커'의 모습은 잘 그려냈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톰 홀랜드는 10대의 밝은 모습들을 좀 더 많이 보여준다는 점이 그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맨 처음, '벌쳐'가 어떻게 해서 악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벌쳐'가 시 당국의 승인을 얻어서 외계 생물을 수집하여 정리하려고 자신의 재산까지 팔아가며 트럭을 사고 인부들을 고용한 상황에서 '스타크'회사는 오늘부터 자신들이 이 구역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나가줄 것을 선언한다. 사실 어처구니 없다고 할 만큼의 내쫓음인데, 스타크사에서 이들을 고용했으면 될 일을(고용 승계) 고용하지 않았고, 결국에는 갈등이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되고 만다. 과연 이러한 형태의 공권력이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내 경우에는 이게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할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리즈의 아버지가 이후에도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의 갈등을 만들어낸 스타크 사와 시 당국의 행정처리에 아쉬움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이런 형태로 공권력이 운영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인종의 다양성을 내비친 영화라는 점이다. 이전의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와 마크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백인들 뿐이다. 정말 백인들이 95퍼센트를 차지한다. 가끔 아시아계 사람들이 나오는데 기억나는 아시아계 사람들은 2편에서 나오는 보조 과학자와, 'spiderman, spiderman, where is the spiderman'노래를 부르는 길거리 가수 뿐이다. 흑인들은 종종 소방관으로 나오고, 히스패닉계도 레슬링 선수로나 나왔지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랬던 스파이더맨 영화가 인종의 다양성을 흡수하고 난 결과는 히스패닉의 플래쉬,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리즈, 아시아계로 보이는 스파이더맨의 단짝 친구 네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가 이렇게 현실적인 면들을 반영하고 백인들만 나오는 영화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찬사를 받아야 한다. 뭐, '스파이더맨'의 구현 방법에서 이런 부분들을 크게 주목할 사람들은 적을테지만 말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피터 파커가 어째서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는 지'의 이유에 대해서는 나타난 점이 단 하나도 없다. 그냥 태생이 사람들을 돕는 '이타적 성품'의 소유자로 파악하기에는 어떤 괜찮은 이유가 있을법도 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 개연성을 좀 더 확보한다면 괜찮지 않을 까 싶다. 많은 이들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에 열광했던 가장 큰 이유가,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sibiltiy'라는 대사에 담겨 있는 의미와 그 의미를 찾아나서는 피커 파커의 성장 과정을 적절하게 그려냈기 때문인데, 아직 이 부분에 있어서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스파이더맨은 부족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이 부분이 해소되기를 빈다. 또한 거미줄 액션도 좀 만 더 정교해졌으면....샘 레이미가 이뤄놓은 트릴로지를 넘어서기가 참 어렵다는 걸 깨달으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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