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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la la land'(라라랜드, 2016)를 보고
    영화 2017. 2. 6. 13:59

    벌써 본 지도 한 달이 한참 넘어가는 이 영화에 대해 늦게나마 글을 씁니다.

    영화 'la la land'는 한국어 발음처럼 '라라랜드'이렇게 하는 발음과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특유의 '라 라'의 발음이 주는 느낌을 잘 살려서 읽으면 영화에서 이야기하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다가오는 것 같더군요. 뮤지컬 영화라서 누구랑 같이 보면 음.. 사실 주위에 뮤지컬 영화를 본다고 할 때 같이 이런 영화를 볼 만한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서 혼자보러 갔습니다. 햄버거와 같이 영화를 봤는데 다음부터는 다시는 안그래야겠습니다. 영화 하나만 보는 것도 벅차네요. 역시 영화를 볼 때는 '영화'만 봐야 한다는...아주 크고 중요한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이번 글은 그다지 긴 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막상 쓰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영화에 대해 몇 개 살펴볼 부분을 살펴보고, 글을 간단하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뮤지컬 영화로서의 특성, 할리우드 영화로서의 특성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전에 제가 보았던 뮤지컬 영화들을 몇 개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억나는 '뮤지컬 영화'가 몇 편 있습니다. 딱 몇 편. 일단 그 작품들을 보면서 뮤지컬 영화의 '저만의 계보'를 언급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은 제가 어린 시절부터 기억하는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에 해당했고 이야기 자체는 다분히 '가정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음악도 상당히 기억나기 쉬운 음악이죠. 계이름을 활용해서 만든 음악은 누구나도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에 해당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뮤지컬 영화에 나오는 '노래'에 대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폭이 넓거나, 따라 부르기가 쉬울 수록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그래야 좀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이 영화의 노래들은 지금 생각해봐도 그 점에서는 최고였습니다.

    한편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에서는 구두 소리가 나는 춤을 바탕으로 영화가 진행되었었죠. 이 영화는 좀 더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에 해당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라라랜드'의 많은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 온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뮤지컬 영화가 많기는 많은데 '로맨스'를 주로 다루는 영화는 이 영화가 바로 생각났었거든요. 영화의 주제를 몇 가지들로 뭉뜽그릴 수는 없지만, 개인의 성장을 다루거나, 사람간의 사랑을 다루거나, 가족들의 화합을 그리는 게 대부분의 '드라마' 영화의 주제들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주제가로 유명한 '맘마미아'(Mamma mia)도 있습니다.물론 이 영화 역시 '로맨스'가 안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역시 '가족'이라는 분위기를 좀 더 풍기죠. 그리고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굉장히 돋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우 아름답게 나오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묻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젊은 피는 못 속인다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볼 때 마다 많은 관객들은 '와 예쁘다' 그랬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메릴 스트립의 연기 관록이 녹슬지 않기 때문에...게다가 사실상 '어머니의 사랑'으로 인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뼈대이니까 말이죠. 그러니 두 가지가 혼합된 겁니다. 딸의 결혼식과 엄마의 과거 연애사로 말이죠.

    팀 버튼 감독, 조니 뎁 주연의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Sweeney Todd :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도 있군요. 몇몇 분들은 이 작품을 뮤지컬로 보지 않았을 까 싶은데 저는 영화로만 보았기 때문에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가 없습니다. 팀버튼 감독의 독특한 작품 세계 안에서 조니뎁은 팀 버튼의 '페르소나'를 묵묵히 수행해온 배우인데, 이 영화는 '복수극'의 형태를 한 뮤지컬 영화였습니다. 조금 독특한 편입니다. 이 영화 역시 뮤지컬 영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로맨스의 내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로맨스가 없는 것은 아니나....로맨스의 역할이 다소 적은 편입니다.

    가장 최근에 봤던 영화로는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있습니다. 레미제라블은 뮤지컬로 더 오랫동안 공연되어온 작품이고, 영화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약 20년 전 즈음에도 레미제라블 영화가 나왔었죠. 이야기 자체가 '장발장'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혁명 전 파리 시내이기 때문에 이 역시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이 중심에 서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La La Land'는 사랑을 가운데에 두고 꿈과 줄다리기를 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영화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대개 개인의 내면을 드러내는 가사인 경우가 많고,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매우 탄탄하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감정을 표현해내는 방법으로 뮤지컬을 선택하면서 이야기의 탄탄함보다는 개인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뮤지컬 영화들을 언급한 이유는, 이 영화는 오래전 할리우드에 나왔었던 영화들의 장면을 차용한 부분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일일히 다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가로등을 잡으며 춤을 추려는 장면이나, 영화관 스크린 앞에 서서 사람을 찾는 장면이나, Planetarium에서 별들 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 등 정말 다양한 장면들이 할리우드의 고전적인 영화들을 차용했었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를 두고서 할리우드의 역사가 있다고 하는 겁니다. 영화의 어떤 장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를 본따서 촬영했는지는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보시면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고전적인 영화 중에서 꽤 괜찮았다고 하는 영화들의 장면을 재현해냈던 것이 평론가들에게서 상당히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이유라면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시'와의 비교가 있겠군요. 위플래시와는 조금 다른 따뜻한 영화인데다가 공감이 더 잘 가는 영화라고 해야겠죠.

    뮤지컬 영화에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노래이고 다른 하나는 춤입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노래와 춤을 동반한 장르이니까요. 여기에서는 노래를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구현해냈고, 춤 역시 배우들의 동작으로 구현해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고전적인 뮤지컬 영화들의 차용이 나타나죠. 6분이 조금 넘는 롱테이크 씬 - 파티 이후에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미아와 세바스찬이 가로등과 의자를 끼고 춤을 추는 장면 - 에서 추던 탭댄스는 영화 'Singing in the rain'에서 자주 나오던 탭댄스와 매우 유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Planetarium'에서 관현악과 함께 별들 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라라랜드는 이러한 노래와 춤을 매우 잘 구현해냈습니다. 특히 노래는 미아 역을 맡은 엠마 스톤이 다른 영화에서도 몇 번 부른 적이 있어서 그런가 정말 잘 불렀어요. 라이언 고즐링도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기 위해서 몇 달 동안 피아노 연습을 꾸준히 해왔었다고 하니..


    2. 영화의 플롯

    1) 꿈 / 현실

    1. 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이 영화의 큰 틀은 꿈과 현실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이 꿈 같은 라라랜드라고 하는 건 쉽게 두 가지 요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하나는 정말 미래에 실현하고 싶은 '꿈'을 꾸는 공간으로서의 '라라랜드'를 가리키고, 다른 하나는 현실 같지 않아서 꿈만 같은 공간으로서의 '라라랜드'를 가리킵니다. 세바스찬과 미아 모두 꿈이 있는데, 여기에서의 이 꿈은 실현하기 어려운 꿈으로 나타납니다만, 영화에서는 그 어려운 꿈에 근접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항상 정해진 오디션만 숱하게 보던 미아에게 세바스찬은 '1인극'을 만들어서 직접 상영해보는 것은 어떤지 제안하는 게 바로 그 예시죠. 그 말 이후에 실제로 미아는 1인극을 했구요. 물론 그 1인극은 성공과 실패를 두 가지 다 안고 있는 문제점이 있지만요. 세바스찬의 경우에는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열어 '재즈'를 알아보는 이들을 늘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있는 돈이 부족했고, 이를 위해서 친구인 '키스'가 제안한 밴드에 들어가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렇게 돈 만 벌고 있는 상황에서 미아가 세바스찬에게 한 한마디는 그가 다시 자신의 꿈을 실현하도록 도와주죠. 

    '현실적'인 장면은 영화 마지막에 위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아는 유명한 배우가 되었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였으며, 세바스찬은 개인 재즈 클럽을 열었습니다. 미아와 남편이 우연히 간 그 재즈 클럽에 세바스찬의 클럽인 'Seb's'인 건 영화에서 만들어낸 우연이고, 플롯이지만, 둘이 헤어질 만한 것은 현실적인 지점이거든요. 물론 그 둘이 '성공했다'는 부분은 꿈의 일부분이지만, 둘이 자신들의 성취를 위해서 헤어진 점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헤어져야만 했던 타협과정을 암시해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꿈과 현실의 갈등 또는 대립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부분은 두 장면 정도 있었습니다. 하나는 미아와 세바스찬이 초록색 커튼 아래에서 식사를 할 때 입니다. 미아에게는 깜짝 이벤트였던 날이죠. 다른 한 장면은 미아가 자신의 일인극 '볼더시티여 안녕'을 마친 후에 심정을 보여주는 부분이겠군요. 둘 다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장면들에 해당합니다. 식사를 하며 싸우던 날은 미아가 세바스찬에게 '꿈'에 대해 떠올리게 해줌과 동시에, 자신이 선택한 키스와의 협업은 의미가 없었던 일로 돌아가는 장면에 해당하고, 이는 세바스찬 입장에서는 잔인한 선택과 같습니다. 미아가 했던 통화를 듣고난 뒤에 세바스찬은 그런 선택을 했었던 것이니까요. 이제와서 그게 필요없다고 하기에는 좀 기분이 상할만 하죠. '일인극'이 끝난 직후의 장면은 미아에게 큰 자괴감과 함께 더 이상은 배우의 꿈을 꾸지 않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남자친구의 - 세바스찬 - 의견대로 직접 계획한 일인극을 꿈에 부풀어 시도했지만, 극장 임대료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망해버렸기 때문이죠. 또한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스스로 완벽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듣게 된 관객들의 피드백 또한 그걸 부추기는 면이 있습니다. 즉 꿈과 현실의 대결에서 '꿈'이 승리한 듯한 영화의 내용은 사실상 '현실'이 더 우선시 되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2) 조력자이자 동지

    조력자 플롯은 워낙 유명하니까요. 전에 제가 썼던 영화 'flashdance'의 리뷰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는 세바스찬이 일종의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다만 단순히 조력자의 역할로만 끝나지 않는 것이 이 영화에서의 신선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의 조력자들은 대개 '현실 문제'와는 갈등이 없는 조력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갈등하는 경제적인 고민은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세바스찬은 그렇지 않습니다. 재즈 클럽을 열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음식점에서 연주를 하며 돈을 받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못합니다.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만큼 그 색을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세바스찬이 키스와 밴드 활동을 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 시작하지만, 이전의 조력자들과는 확실히 다르긴 합니다. 자신의 꿈을 찾고 있지 않는 조력자이니까요. 단순히 비교를 해본다면, 'Flashdance'에서의 조력자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결국 이룬 상황에서의 조력자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이죠.

    하지만 '동지'인 이유는, 세바스찬 역시 꿈을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그 꿈을 지니고 있었죠. 단지 조금은 때를 기다리던 것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재즈 클럽도 열었으니까요. 그리고 꿈을 이야기 했던 사람이면서도 동시에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세바스찬이었습니다.


    3) 리알토 극장

    '리알토 극장'에 대해서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리알토 극장은 쉽게 말해서 미아와 세바스챤의 사랑의 진행 정도, 성쇠를 보여주는 극장입니다. 그 극장에서 만남을 이루고 영화를 본 것은 둘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결국에는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었으나,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는 이 극장이 문을 닫은 것을 보여줍니다. 리알토 극장이 '고전 영화'를 틀고 있었던 점은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전 영화를 틀어도 계속 열던 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더 이상 그들의 꿈속 영화관은 존재하지 않고, 이 둘의 사랑, 다시 말해서 '꿈'을 위해서 만나던 그 순간들도 끝났음을 우의적으로 드러냅니다. 리알토 극장에서 틀어주던 영화는 아주 고전적인 영화였습니다. 고전적이지만 중요한 꿈이었죠. 즉, 영화의 중요 소재 중 하나인 '내가 하고 싶은 꿈'에 해당하죠. 두 주인공이 현실을 마주치는 그날의 그 '식사'에서 둘은 서로가 확인하죠. 꿈과는 거리가 멀어져버린 현실을요. 세바스찬은 미아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했었지만, 미아는 세바스찬으로 인해서 현실보다는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던걸 둘은 확인합니다. 정리하면, 영화를 틀어줄 때만 하더라도 그들의 꿈은 살아있었지만, 영화가 더 이상 틀어지지 않고 '묻을 닫아버린 시점'에서는 그들의 꿈도 죽어있다는 걸 이 '극장'이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3. 이 영화만의 특징

    - 4계절, 의상, 폰트

    인상적이었던게, 이 둘의 삶을 영화에서는 1년으로 보여줍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요. 사랑의 시작은 '꿈의 발견'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꿈의 발견은, 미아의 경우 '세바스찬'을 통해서 시작했고, 미아가 자신의 어머니와 주고 받은 전화에 의해서 세바스찬은 자신의 꿈을 묻어두죠. 아마도 이 4계절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는 것을 좀 집약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사랑과 꿈의 동거도 1년을 통해서, 계절을 따라 마쳐간다는 걸 우회적으로 보여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미아의 오디션 이후에 물론 둘은 서로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정말 그랬던 것인지는 알 수 가 없으니까요.

    한 편 이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 보여주면서 영화를 전개하는 방식은 최근 극 영화에서는 찾아보기가 매우 힘든 전개 방식 중에 하나죠. 감독이 영화를 계획할 때 최대한 '고전적인 할리우드'를 재현해내고자 한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런 글씨체부터, 배우들이 입고 있는 의상들까지 다 의도 되어 있던 것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엠마 스톤이 입은 드레스들이(원피스) 완전 현대적인 드레스라기 보다는 조금은 오래된 디자인임을 알 수 있지만, 이 배우가 정말 원색 소화를 잘해서 그런건지 옷들이 다 아름다운 것도 한 몫 했죠. 파스텔 톤부터 강렬한 원색까지 안어울리는 옷들이 없으시던데 정말 의상 선택할 때 고려를 많이 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폰트는 뭐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등장했던 폰트가 몇 번 없지만, 계절을 나타내는 폰트에서 저는 복고 영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영화의 배경과 비슷한 분위기로요.


    3. 감독의 의도, 그리고 맺음말

    감독의 의도는 'to take the old musical but ground it in real life where things don't always exactly work out', 다시 말해서 아주 오래된 뮤지컬을 실제 세계에서 구현해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 실제 세계 또한 영화처럼 바라는 것들이 다 이루어지는 실제 세계가 아니라, 되었다가도 안되었다가도 하는 그런 세계 말이죠. 우리의 세상은 분명 되는 일보다는 안되는 일들이 더 많은 세상이니까요. 영화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둘이 꿈을 나름대로는 이룬 것 조차 영화였습니다. 혹자는 꿈과 현실이 공존할 수 없는 것이냐고 물을텐데,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공존할 수도 있고 공존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조금 바쁠 뿐, 공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별다른 이유 없이 말이죠.

    영화의 결말은 이전에 보았던 영화 'cafe society'와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정말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둘다 자신의 현실적인 꿈을 선택해서 나아갔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거든요. 자신의 성취와 사랑 중에서 자신의 성취에 좀 더 우선을 둔 삶을 산 겁니다. 저는 이 영화와 가장 어울리는 노래가 영화에서 나왔던 음악들이 아닌, Richard Sanderson의 'Reality'라고 생각합니다만,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하군요,

    기회가 된다면, 이 감독이 이런 소재를 바탕으로 조금만 더 탄탄한 이야기 구조 아래에서 영화를 다시 찍었으면 하는 생각이 남아있습니다. '라라랜드'를 보고 기대보다는 별로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바로 이 '플롯'의 엉성함에서 공통된 의견을 보이거든요. 플롯의 부족함을 음악적 요소로 채운 것에 대해서, 주인공의 감정을 흠뻑 느낀 사람들은 그 '부족함'이 상관 없었는데, 저는 그렇지 않았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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