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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 자른 날
    개인적 기록/맥락수필 2018. 3. 28. 14:51

    광주에 오고 나서는 #카카오헤어샵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머리카락들을 다듬고 있다. 뭐 특출나게 이용한다기보단, 이 근처에 있는 미용실들 중에서 등록되어 있는 미용실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지만. 그래도 나름 예약과 동시에 결재까지 미리하고 가서는 '머리'만 자르는 걸로 모든 일이 끝나기 때문에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요즘 가는 곳은 '미인나라 전대점'이다. 요즘 간다고 하기보다는, 광주에 와서 어플 이용을 총 3번 했는데 3번 다 그곳으로 갔다. 첫번째 이유는 '후기'갯수가 많았다는 이유였고, 두번째 부터는 그 중에서 한 스타일리스트인 A(익명처리를 하다보니)님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여기로 와도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게 되었다. 두번째로 갔던날, 우연히도 A님의 인간관계 상담을 했었다. 별 건 아니고, 어떤 지인(친구)와의 관계가 좀 스트레스를 준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나의 머리카락을 온전히 맡긴채로 잠시 동안 공감봇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는 후에 이용 후기를 쓰면서 책을 추천하겠다고 했었다. 그 때의 책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책이다. 왠지 이 책이 필요하셨던 분 같아서.

    그리고는 오늘,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 나는 또 다시 머리를 다듬으러 갔다. 가자마자 인사를 하고, 우리는 대화를 나눴다. 정확히는 스타일리스트님의 독서와 독서 후의 이야기들을 들었다. 스타일리스트님은 책의 내용이 아주 좋았고, 자신의 이야기였고, 인간관계도 잘 정리되었으며 오늘 책을 가져올까 하다가 그렇게까지 하면 너무 웃길 것 같아서 안가져왔고, 오늘은 핸드폰도 집에 두고와서 누구로부터 연락와서 받을 스트레스가 없어서 너무 기쁘다고 하셨다.

    성공적인 책 추천과, 여가독서로서 성공경험을 하신 스타일리스트님께 '다행이에요'라는 말을 해드렸는데 나로서는 생각하지 않은 일로 기뻤다. 처음 추천할 때만 해도 일단 그 책을 읽으셨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적어놓은 후기에 간단한 독후감도 적어놓으셨으니, 나의 5분 상담은 성공적이었나보다...헤헤헤

    나 스스로가 남자를 상대로 한 듣기 능력이 뛰어난 건지는 모르겠다. 뭐 그 분들게는 보통의 경우 '문제 해결식 듣기'를 하면 되니 정확한 해결책을 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정확한 해결책'은 나에게 없고, '가능성이 있는 해결책'이 당사자에게 있다. 이건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다만 여자를 상대로 들을 때 좀 더 나는 역동적으로 듣는 것 같다. 상대방이 말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그런 듣기 말이다.

    분명 사회는 전보다 직업 다양성도 늘었고, 더 이상 종교에 얽메인 왕권에 얽메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님에도 사람들은 '나'로 살아가기가 어려운 것 같다.

    덕분에 오늘 기분이 좋다. 책을 읽지 않았는데도 책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진다는 아이러니가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봐줄만 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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