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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part.1
    책/ETC 2013. 3. 1. 07:15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

    저자
    루안 브리젠딘 지음
    출판사
    리더스북 | 2007-06-18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여자 뇌에는 있고 남자 뇌에는 없는 1%의 비밀 여자의 뇌,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재근이를 만나러 대구에 간적이 있다. 아마 그때 기억이 대구에서 재웅이와 술한잔을 하고, 다음날 스민이와 하루종일 놀고 대구로 가던 길이었으려나? 아니면, 음....서울에서 바로 대구로 가던 길이었으려나....전자인지 후자인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마, 전자일 확률이 높다. 후자일때는 앨범을 3개정도 샀었는데, 그땐 교보문고를 들렸으니까, 이건 대학교 1학년때의 일이다. 대구 반월당역 근처에 있는 영풍문고에서 책꽂이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내용은 어릴때의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놀이'에 대한 인식과 행동이 사회적으로 부여되고 습득한 사회적 성역할이 아니라, 오랜시간 동안 유전자와 뇌에 입력된 '기억'들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여자 아이에게 소방차를 쥐어줘도 여자 아이는 소방차를 이불로 덮으며 '소방차야 따뜻해?'라고 할 확률이 높고, 남자 아이에게 인형을 줘도 그 인형을 이용해서 '전쟁 놀이'와 같은 권력지향형 놀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물론 남자 아이도 평화지향, 관계지향형 소꿉놀이를 할 수 있지만, 그럴 확률은 극히 적다는 것이다. 보편적인 호르몬 수치만 나타나면 말이다. 어쨋든간에, 난 이 책을 제목도 모르고 읽다가(제목까지 세세한 기억이 안났다.) 대순진리교의 누군가가 내 뒷모습에서 기가 느껴진다며 어디가서 이야기 하자고 하면서 못읽게 되었다. 뭐, 카페까지 가서 음료도 같이 한잔했고, 그사람들이 공부하는 집에 가서 차 한잔 얻어먹으면서 그 사람들의 사상이야기도 듣고 그랬는데, 그러면서 약속시간에 늦어져서, 급하게 다시 서점으로 돌아왔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기억이 안나는데 한 1년 넘게 머릿속에 맴돌아왔었다. 그러다가, 음...알라딘에서 책을 사려고 인터넷으로 제목과 표지로만 책을 판단하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마침 '남자의 생각'에 관한 책을 샀다고 하길래, 난 어김없이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이 책이 생각났다. 급하게 제목을 보면서 고르다가, 문득 이 책이 아닌가 싶어 미리보기를 몇페이지 해보니 맞았다. 이 책이었다. 그래서, 5만원을 채울 마지막 책으로 이 책을 골라서 구매후, 이 책을 처음 접한지 약 2년만에 '제목'도 알고, '내용'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내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좀만 더 빨리 찾았더라면 하는 것들이 매우 많다. 첫번째, 당시 내가 이 책을 읽을때 내 머리는  가히 '혁명'을 일으키고 있었다. 난 어렸을때부터 대부분의 '성 인식'과 '성 역할'이 사회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뇌에서 돌아가는 생각과 감정과는 다른 결과를 원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이다. 난 당시 아버지가 내게 요구하는 '남자다움'을 실천하길 거부했다.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납득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그 합리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난 '남자다움'에 대해서 그 어떤 선입견과 이미지또한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8살, 9살 때의 나에게 내가 원하지 않는 '남자다움'을 주려고 했던 아버지의 양육법은 아버지의 생각과는 다른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나의 경험은 '성 역할'과 '성 인식'이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젠더'에 가깝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 생각을 깨버렸다. 오랫동안 믿었던 '우위'를 좀 바꿨다. 호르몬과 유전자로 말이다.(사회적 영향력이 없다는게 아니다. 예전에는 '사회적 영향력 :5 VS 5 : 호르몬 및 생물학적 힘'이었다면 지금은 그게 한 2:8정도로 바뀌었다.) 작년에 상현이와 이야기 하면서 인간은 결국 호르몬에 의해 감정과 느낌, 생각들이 다 결정되는 거라고 이야기 했던게 있었는데 그걸 확실하게 내 눈앞에서 보는 느낌이었다. 테스토스테론이 평시보다 25배나 증가하는 사춘기와 유아 발달기의 '남자'는 다른 때보다도 더 공격적이고,타인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말수가 적어지며, 평균적으로 52초마다 한번씩 섹스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이야기와, 여자가 월경을 하기 시작하면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주기의 2주정도는 매우 해맑고 친밀도가 높아지고 긍정적이 되었다가, 나머지 2주는 왠지 우울하고 기분이 좋지 않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생각이 바뀐것이다.


       두번째, 사람에게는 몇만년동안 보존된 DNA에 기록된 '기억'이 있는데 이 기억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자와 여자가 하는 행동이 있다는 점이다. 남자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혼자 동굴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나오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자주 들었고, 또한 공격성은 동물사냥과 전쟁에 근원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난 구체적으로 여자들은 어떤 '기억'이 내재되는지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는 여자들이, 남자가 사냥을 나갔을때 다른사람들과 화합을 잘 이루지 못하면 자신과 자신의 자식이 위험에 빠질 확률이 높은 이유로 표면적으로라도 좋은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는 사람이 산업혁명을 이룬지 아직 300년도 채 되지 않았고, 정착하기 시작한건 최대로 해봐야 약 17000년이니,(정착해도 반드시 생존이 보장되는건 아니었음을 고려한다면) 여자들에게 관계의 유지, 배려와 화합은 필수적이었을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남녀사이에서 남자들은 일단 싸우게 되면 보편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있어 공격적인 성향을 바탕으로 잘 말하는게 가능한데, 여자들은 관계의 유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면 강할 수록 무슨말이라도 하면 관계가 깨질가봐 말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남자에게 '테스토스테론'이 넘쳐 흐르고 동시에 급격하게 줄어들지도 않는것에서 비롯되고, 또다른 이유로는 여자가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옥시토신과 같이 행복감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호르몬을 끌어들이는 바로 이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남자보다 더 크게 받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한다.


       세번째, 여자들이 일이나 학업에 대해서 몰두하고 열정을 쏟아부으면서 얻는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배하게 하는데, 이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행복감을 주는 옥시토신의 분비를 바닥으로 치닫게 해버리고, 이로 인해 별 문제 없는 남녀관계도 여자가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남자에게 이야기 하면서, 남자는 관계에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생각했던걸 바꾸게 되는 사례를 본 것이었다. 여자친구가 실습을 가면서 매번 녹초가 되어 돌아오면서 난 여자친구와의 통화가 매번 너무나도 불편했었다. 아마도 그녀의 스트레스를 내가 어떠한 방법으로도 풀어줄 수 없다는 데에서 비롯된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풀린다.'는 내 기존의 이야기는 이때 무참히 깨졌었다. 나는 관계에 대한 안좋은 생각을 품기 시작했고, 매번 힘들어했다.

       네번째는, 여자와 남자사이의 연인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스킨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자는 포옹만 약 20초 정도만 해도 굉장한 양의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이는 안좋은 일을 오랫동안의 피부접촉으로 행복감을 선사하고, 이 행복감으로 안좋은 일을 덮어버릴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제공하는데, 연인사이에서 장기간의 스킨쉽이 없으면 상대방을 응시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고 이는 행복감을 줄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지금처럼 말이다.


       1970년대 이전에 '여자의 뇌'를 독립적인 뇌로 생각한적은 없었나보다. 동물의 암컷과 수컷의 뇌는 다르다고 판단했던 시대에 어째서 인간의 뇌는 여자와 남자가 같다고 생각했던걸까. 그 이유야 나도 잘 모르지만 아마도, 남성위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태도일것이라는 의견은 대다수가 공유할 것이다. 최근에 와서 뇌를 실시간으로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고 그로인해서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는 판이하게 다르다는게 입증되고, 그로인해 그간 따로 생각하지 않았던 '여자의 뇌'라는 연구 대상을 개별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다 보니까 이런책이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다. 매우 어렵게 서술한 부분도 없고 정말 이해가 술술되게 만들었다.


       최근에 내가 했던 거의 모든 관계에 대한 생각들은 약간씩 다 틀어졌고 이번에는 이야기를 할 차레이기 때문에 나는 지난 행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려 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람의 행동이 '호르몬'으로 결정되는것이니, 이게 어떤 '잘못'이라고 말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서, 연인사이에서 여자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로 아무말도 하기 싫어하는 상황에서 남자가 지속적으로 괜찮다고 하면서 스킨쉽을 하면 상황이 나아진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내가 그런 상황이니 달리 할 말이 있겠는가. 내가 생각했던것들중에서 많은게 '오해'인것이다. 물론 어릴적에 한번 형성되고 마는 후천적형질에 의한것도 있긴하지만 많은게 '호르몬'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나니까 좀 편하다.(머리로는 이해가 됬지만 마음은 아직이겟지만ㅋㅋ)

       하지만 오히려 생각할건 많이 생겼다. 나는 평균적인 남자들보다는 테스토스테론이 좀 적다고 생각하게 됬다. 성욕이나 공격성에 지배당했다고 느꼈던 기억도 없으며, 난 대개 그것들이 항상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있었다. 그리고, 관계를 깨는것에 대한 두려움은 아마도 에스트로겐이 좀 더 많다고 느껴졌다고 할까. 두루두루 알되 친한사람과 더 친한 성격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려와 화합을 중시하는 것들은 에스트로겐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 말이다. 다만 연인관계에서 옥시토신과 세로토닌, 프로게스테론과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생각은 아직 정리하기가 힘들다. 몸이 부쳐서 더 쉬었다가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할 이야기가 간단하게 정리되는것 같아서 좋다. 아마도 다음에는 레미제라블 4권을 빨리 읽게 될 것 같은데, 3권도 글을 못쓰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읽는게 우선이다 싶으니까 일단 읽어보고, 그 다음에 뒷일을 생각하려고 한다.^^ 4일내내 아파서 힘들었지만, 어제부터 모든 읽던 책을 접어두고 이 책을 읽은건 매우 잘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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