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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테, '파우스트' part.1
    책/외국소설 2013. 7. 13. 20:28



    파우스트. 1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12-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파우스트』1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고등학교때 이 책을 처음 알았더랜다. 그때 아마도 '언어영역'공부를 하고자 meet, leet에 출제되는 '언어추론', '언어논리'등의 시험지를 붙잡고 풀다가 '파우스트'의 일부분이 제재로 나온 문제가 있었고, 나는 이 이후에 괴테의 작품중에서 '파우스트'라는 작품이 굉장히 유명하다는걸 알게되었다. 내가 아는 괴테의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뿐이었는데, 파우스트는 사실 그것보다 더 '한 단계'높은 작품에 해당했다. 그 이유는 첫번째, 내용이 기본적으로 '가톨릭 성경'의 많은 부분들을 비유,은유적으로 암시하고 내포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막장 드라마'비슷한것만 세편이상 본 고등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사랑'이야기이고, 비극적인 연애이야기이다. 두번째는, 그간 잘 읽을만한 기회가 없던 '희곡'이란 '형식'때문이다. 언어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하다.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데 '파우스트'는 고등학생일 당시 내가 처음 접해본 '제대로 된' 희곡이었다. 그때 기억으론 문제 지문에 나온 부분만 좀 읽고 나머지는 읽지 못했던것 같다. 두께도 상당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 '신곡'을 읽기로 마음먹으면서 이 '파우스트'또한 읽기로 마음먹었다. 음...생각보다 잘 읽히고 있어서 다행이다. 적어도 1부까지는 다 읽어냈다. 형식의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희곡도 희곡나름대로 상상을 해가면서 읽다보니까 잘 이해가 되는것 같아서 내심 안도했다.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해보자. 잠시, 보통 목차를 잘 읽으라고들 하는데 이 책은 목차가 상당히 중요하다. 목차에 나와있는 '천상의 서곡'을 예로 들어보자. 이 책은 초반부(천상의 서곡)에 내용자체를 모두 '암시'한다고 볼 수 있었다. 무슨말이냐 하면, 대천사 3형제와 메피스토펠레스간의 '결투'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대천사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을 가리키고, 메피스트펠레스는 '사탄'의 또다른 이름이다. 천사와 악마가 '파우스트'라는 인간을 두고 이 사람이 타락해서 지옥으로 가게될지, 아니면 결국 회개하고 참회해서 천국으로 가게 될지를 놓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1권에서 회개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는 점과, 파우스트는 쉽게 메피스토를 버리지 않을 사람이라는걸 이해하는데 1권이 끝날때까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남아있다. 1권이 끝나면서, 아 쉽게 파우스트가 메피스토를 저버리지 않는다는게 음....아무래도 파우스트의 회개는 보통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해야하나.


       파우스트가 '삽살개'로 나타난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파우스트는 지식을 가진 총체적 인간으로서, 향락을 일시적으로 맛보고 이를 극복해서 더 완전한 '반신'이 되기 위한 길을 걷기 위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1권에 나타났다. 그중에 발푸르기스의 의식과, 그레첸과의 만남은 가장 핵심적인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발푸르기스의 의식은 '마녀들의 모임'에 파우스트가 가게 되는것인데, 이건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악마의 구렁텅이에 넣기위한 본격적인 작업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장면에서는 아름다운 여인과 춤을 추면서 섹스를 하자는 대화를 우회적으로 하는 부분이 나온다. '마녀'가 모이는데는 이유가 있었나보다. 메피스토의 짝과, 파우스트의 짝이 각각 보였기에 이 곳은 '성당'과는 대비되는 공간으로 그려졌다.


       다음으로 '그레첸', 작품에는 마가레테로 나와있는 이 여인은 파우스트가 사랑에 빠지는 여자이다. 처음에는 이 여자를 육체적으로, 향락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꾀어내기 위해서 접근하지만, 그녀를 바라보고서 육체적인 사랑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사랑까지 싹트게 된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에로스적인 사랑과 플라토닉 러브는 각각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개의 문학작품에서는 이 두개의 사랑이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서 표현하고 있으니 말이다. 파우스트가 그렇게 그레첸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레첸의 '신성함'이 파우스트에 의해 깨지고, 결국은 '죄인'이 되어버린 그레첸은 자신의 오빠가 파우스트에게 죽임을 당하는지도 모른채 파우스트를 그리워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마그레타의 이미지를 그리기까지는 힘들었다. 다행히, 예전에 봤던 '메피스토펠레'라는 오페라가 도움이 많이 됬다. 이 오페라는 '메피스토펠레스'를 초점으로 둔 오페라였는데, 오페라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단편단편이 머릿속에 남아있었기에 그레첸이 어떤 여자였는지 좀 기억이 났다. 물론 그 마저도 마지막에 '구원되었도다'와 같이 매우 상징적인 부분의 기억이 남아있고, 그레첸과 파우스트가 이야기 하는 장면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가레테

    저 땅바닥에서 솟아오르는게 무엇인가요?

    저자에요! 저자에요! 저자를 쫒아버리세요!

    이 성스러운 곳에서 무슨짓을 하려는 걸까요?

    날 잡아가려는거에요!

    파우스트

    당신은 살아야만 해

    마가레테   

    하나님 심판하소서! 당신의 손에 절 맡기겠나이다!

    메피스토펠레스

    갑시다! 가요! 그러잖으면 그 계집과 함께 버려두겠소이다.

    마가레테

    아버지시여, 저는 당신의 것이옵니다! 구원해주소서

    천사들이여! 천상의 거룩한 무리들이여.

    내 주위를 에워싸고, 나를 보호해주소서!

    하인리히! 전 당신이 무서워요.

    메피스토펠레스

    그애는 심판받았소!

    목소리(위에서)

    구원되었도다!

    메피스토펠레스(파우스트에게)

    이리 나오시오!

    (파우스트와 함께 사라진다.)

    목소리(안으로부터, 점점 작아지면서)

    하인리히! 하인리히!


       1부 마지막 부분이다. 난 이 부분이 어렴풋이나마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구원되었도다.'에 순간, 무대의 위편에서 매우 하얀 조명이 그레첸을 비추고,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는 무대 옆으로 사라지면서 그레첸이 쓰러지던 그 모습을 기억난다. 상당히 신성해보였고 아름다워 보였다. 동시에 이 이미지는 '참회'를 통해서 '회개'를 이룬 성녀 그 자체였다. 하지만,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는 아니다. 아쉽게도 그들은 회개하지 못했고, 여전히 '악마'에 가까운 한 사람과 '악마'일 뿐이다. 과연 파우스트가 끝까지 그렇게 될까. 2부가 끝날때까지 그는 참회하지 못할것인가, 아니다. 오페라를 통해서 난 이 희곡의 결말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간의 '전개과정'이 기억나질 않는다.


       가톨릭 성경에서 아담과 이브를 꾀어낸 '뱀'을 자신의 아주머니라 부르는 메피스토펠레스는 사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선악이 분명한 작품이지만, 파우스트의 고뇌와 고난을 통해 괴테가 그리려고 하는건 어느정도 짐작이 가기 시작한다. 2권에서 이어서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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