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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칸 셰프'(chef)를 보고
    영화 2015. 1. 31. 15:45

     


    아메리칸 셰프 (2015)

    Chef 
    8.1
    감독
    존 파브로
    출연
    존 파브로, 엠제이 안소니, 소피아 베르가라,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먼
    정보
    코미디 | 미국 | 114 분 | 2015-01-07
    글쓴이 평점  

     

    0. 들어가기에 앞서.

     

    요즘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아 물론 친구 말처럼 사람들이 잘 안보는 영화를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래서 국제시장을 보지도 않았고, 명량을 보지도 않았다. 이런 데에는 내 개인적인 신념이 작용하는 편이다. 그 신념을 풀자면 이렇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관객수가 400만명을 넘었는데, 이는 그 다른 어떤 이유도 아닌 롯데, cgv, 메가박스에서 틀어줬기 때문인데, 과연 그렇게 틀지 않았다면 그 영화가 400만을 넘었을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이유다. 대규모 배급사, 전국적인 체인을 가진 박스오피스가 대한민국의 독과점 시장을 나눠먹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국제시장이나, 명량과 같은 영화를 볼 필요가 없다. 아니, 보고 싶지 않다. '영화'는 이제는 더 이상 예술 장르로, 표현 방법으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하나의 일정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데이트로도 영화관을 자주가고, 가족끼리도 영화관에 자주간다. 틀어주는걸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현재 대한민국 영화관의 관객이다. 그래서, cj와 롯데에 대한 거부운동의 일환으로 가급적이면 난 cgv, 롯데시네마에 안가려고 하지만, 한편 롯데시네마 arte나, cgv 아트하우스는 가려고 한다. 그게 그들의 '소규모 배급사 코스프레'이긴 하지만, 다른 대안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번에 다룰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배급사가 <(주)영화사 진진>이다. '문라이즈 킹덤'(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감독이었던 '웨스 앤더슨'의 작품이다)을 배급했던 경력도 있는 것으로 보아, 어떤 성격을 지닌 배급사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영화관은 광주극장이었다. 겨울이라 그런지 덜덜 떨면서 영화를 봐서 좀 힘들었지만, 어쨋거나 요즘 영화에 대한 생각이 이렇다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이번 이야기 : 먹는 것, 파워 블로거, SNS,

     

     

    1. '먹는 것'

    먹는 것을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경우는 많다. 이전에 내가 봤던 영화 중에서는 '줄리 앤 줄리아'가 그 가운데에 있었다. '식객'과 같은 영화도 있었다. '줄리 앤 줄리아'는 군대에서 'the good movie'로 틀어줘서 겨우겨우 보고,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그 영화의 주인공들이 '여자'들이었다면, 이번에는 남자 셰프가 주인공이라는게 좀 다르다.

    이 '먹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나는 땀과 노력이 들어간다. 군대 식당에서 병사들 밥먹이는 대규모 급식도 힘들지만, 일반 음식점이라고 해서 힘든건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했으면 더 할 것이다. 캐스퍼의 말처럼, 음식을 먹기만 하고 비평하는 비평가들은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을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말로서 비판가면 끝이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상처다. 캐스퍼는 이 상처에 대해서 비평가 램지에게 울분을 토해낸다. 당신들이 우리 같은 사람들의 고통을 아느냐고 말이다.

     

     

    2. SNS와 파워블로거

    이런 '램지'는 바로 현실성을 높이는 요소 이다. 감독이 굉장히 '현실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 '현실적' 느낌을 주는 소재가 바로 '트위터'와 같은 SNS와, 파워 블로거 '램지'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블로그와 트위터는 정보를 바로바로 주고 받는 하나의 통로들이다. 텀블러(tumblr), 트위터, 페이스북, 옐프(yelp - IOS 기기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리뷰 프로그램), pinterest, instagram 등, 다양한 SNS 프로그램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유명인사가 글 하나만 올리면 순식간에 사람들은 그 글을 읽고 리트윗('트윗'한 텍스트를 다시 다른 이들에게 트윗하는 것)을 하거나 좋아요(페이스북의 Like)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고 자신을 알린다. 이는 사람들에게 은연 중에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고 싶게 되는 심리를 만들어내고, 다시 말해서 집단 행동이 전보다 더 빠르게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이 영화에서는 정보가 퍼져나가고 지워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게 다룬다. 이걸 뭐라고 이름 붙여야하나, SNS의 특성? SNS의 특성을 활용한 이야기 전개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램지가 한 마디를 인터넷에다가 올리면 등록되어있기만도 십만명이 넘는 Follower들이 그 한 마디를 퍼나르고 또 퍼나른다.

     

     

    세 번째, 이 영화에서는 미국 가족의 전형적인 '이혼'과 '양육'이 다루어진다. 문득문득 생각이 들다보니 미국 사람들이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그들의 부모 역시 이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도출했다. 영화에서는 이네즈는 마빈과 결혼한 후 이혼 했고, 캐스퍼와 결혼한 후 퍼시를 낳고 이혼했다. 마빈과는 아이가 없지만, 캐스퍼와 이네즈 사이에는 '퍼시'라는 아이가 있어서 퍼시를 키우는 법적인 '구속'과 본인의 조그마한 의지로 이네즈와는 꾸준히 만난다. 그러면서 퍼시가 자신의 아빠인 '캐스퍼'에게 하는 이야기는, 집에 들어와서 다시 살라는 것이다. 엄마(이네즈)와 함께. 이런 장면은 얼마 전에 보았던 '보이후드'와 겹친다. 보이후드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영화에서 '가족'을 다루는 부분은 대개 '이혼'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네 번째는 그 끝에 가족간의 화합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2. 음식 비평가 파워 블로거

    '파워 블로거'를 요즘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주변에도 파워 블로거가 하나 씩은 있다. 물론 내 주변에는 당장 없어서 내가 파워 블로그가 되어보고 싶지만, 어쨋든 이 파워 블로거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파워 블로거는 '권위 있는 자'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한 마디를 한 제품은 그 한 마디가 어떤 평가냐에 따라서 수익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내가 자주가는 파워 블로그는 '상상'님의 블로그나, 팀 Underkg 정도가 있겠다. 이들은 요즘 시대에서 마케팅의 도구이기도 하며, 정보 공유의 집합점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그런 힘을 가진 '램지'가 바로 사건의 발단이었다.

    갈등의 시작은 아주 유명한 음식 평론가 램지가 주인공인 칼 캐스퍼가 주방장으로 있는 음식점으로 와서 과거의 신선함을 잃어버린, 진부한 음식을 내놓았다고 혹평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이다. 여기에는 캐스퍼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는데, 그 사연이란 음식점의 오너가 '기존의 메뉴'대로 대접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메뉴를 내지 못한 캐스퍼로서는 아쉬웠다. 전 부인인 '이네즈'의 말대로 푸드트럭을 하면 스스로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하면 되지만, 누군가가 주인으로 있는 음식점의 '셰프'는 어디까지나 오너의 말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창의적인 요리보다는 늘 먹던 것을 만들라는 '리바'는 발전하지 못하는 '경영자'를 비추는 캐릭터다. 일상 생활에서도 '기존의 것'을 고집하는 경영자는 혁신할 수 없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리바가 바로 그런 역할이다.

    램지의 비평을 보고 난 뒤 수 많은 램지의 팬들은 그의 트윗을 끊임 없이 리트윗한다. 그런 'fucking tweet'을 모르는 캐스퍼가 '트위터'를 알게 되는 연결고리는 바로 아들 '퍼시'이다.

     

    3. '퍼시'(아들)과 SNS

    퍼시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여러 장소인데, 첫 번째는 음식 재료를 사던 시장, 두 번째는 아주 형식적인 시간보내기였던 '영화관'과 '놀이 공원', 세 번째는 캐스퍼의 집, 네 번째 그 이후 푸드 트럭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의미있는 시간을 고르자면 역시 '푸드 트럭'에서 보내는 여행기간(여름방학)일 것이다. 이 여름방학 기간 동안 퍼시와 캐스퍼가 가까워지게 되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것은 힘들게 같이 '트럭'을 청소했고, 그 이후 트럭을 같이 타고 다니면서 같이 일을 하고 아버지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며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푸드 트럭이 '흥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퍼시의 SNS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퍼시는 geo-tag를 이용해서 푸드 트럭의 위치를 홍보한다. 캐스퍼가 워낙에 유명한 요리사이기 때문에 그를 해시태그로 걸어놓고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해시태그와 지오태그를 보고서 찾아오는 것이다. 감독이 굉장히 현대적인 감각으로 SNS를 녹여냈다고 밖에 생각이 안되었다. 사실 이런 생각을 여러번 해보기만 했지 실제로(영화라는 가상에서이긴 하지만)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게다가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지오태그 올리면 난리날거다. 그러니 이 영화가 얼마나 멋진가.

     

    4. 생각나는 것들.

    이 영화에서 내내 부러웠던건 바로 가족애이다. 가족애, 음, 그것도 부자간의 사이? 사실 나는 부자간의 사이가 영화처럼 막 화목하지는 못하다. 이건 집안 환경도 있고, 어머니의 말씀처럼 아버지께서도 할아버지 말고는 다른 아버지를 제대로 관찰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신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이 영화가 주는 느낌 자체가 '부러움'에서 시작되었다. 음, 물론 처음에 캐스퍼와 퍼시가 막 아주 가깝고 정이 많은 부자 사이로 보이진 않는다. 이네즈와 퍼시는 정말정말 가까워 보이는데 말이다.

    여러 부분들이 미국의 가족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듯 해서 공감하기 어려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해되는 면도 있었다. '퍼시'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지만 캐스퍼의 입장에서도 보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음에는 좀 더 정돈된 글을 써야겠다. 용두사미로 끝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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