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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n relationship'과 곁가지들.
    여행/봉사활동 하면서 2016. 1. 13. 22:26

    1. open relationship

    어제 이 'relationship'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음 포스트로 남기면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불현 듯 노트북을 붙잡았다. 아주 가까운 친구에 따르면 여기에서 말하는 'benefit relationship'은 같이 여행도 가고 밥도 먹고 성관계도 맺고 키스도 하지만 '연인'이나 '애인'은 아니라고 한다. 음, 이게 가능한 걸까, 조금 머리를 굴려보기로 했다. 아마도 지금 있는 이 기관안에서는 'open relationship'으로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일단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친밀해질 가능성이 정말 높다. 친밀해지면 당연히 약간 거리가 있는 '데이트 상대'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연인이나 애인으로 발전 될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내 경우 섹스 파트너를 경험한 적이 없어서 open relationship의 개념을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도 않고 비교할 대상도 마땅하지 않다. 하지만 나같이 매 순간을 거의 진지하게 보내는 사람들은 이런 관계를 맺기가 참 쉽지가 않다. 나는 가벼워 지고 싶은데 가볍게 산다는 게 참으로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가벼울 수가 없다. 차라리 무겁게 사는 게 어찌보면 편하다. 마음 속의 부담을 쉽사리 지워버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같이 거짓말 잘 못하는 사람들은 금방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차라리 애초에 포기하는 게 낫다. 한 사람에게 집중하기도 힘든데 말이다. 나는 아마 못할 것 같다.


    2. 곁가지

    open relationship을 가능하게 하는 점은 역시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아직 까지 한국은 성에 대해서 그렇게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노출에 대한 관대함도 상당히 높아지긴 했다. 하지만 그게 문화를 당장에 바꾸지는 않는다. 여전히 한국은 'conservative'한 사회는 분명하다. 외국인들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더더욱 그렇다는 점은 '절대적인 보수성'에서는 떨어질 지 모르겠지만 상대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보수적인 편에 속한다.


    우연하게도 최근에 친구들과 아시아 이야기가 나오는 김에 일본의 성문화는 상당히 발달되어 있는 편이라고 알려 줬는데, 이유를 물어보길래 <그 바탕에는 바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아직까지 유교 문화권이다. 당장 친구들에게 한국에서 사는 젊은 20대 여자들은 독립해서 살기 전까지는 부모님의 허락을 맡지 않으면 밤새 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을 때 다들 충격을 받았으니 말이다. 이게 단순히 '성범죄'때문이다라고 하기에는 어찌보면 남녀 차별인 것 같기도 하다. 왜냐면 일반적으로 범죄율이 더 높은 브라질의 상파울로와 같은 대도시에 사는 이들이나, 콜롬비아의 주도에 사는 친구들 중 여자애들은 여전히 밤에 밖에서 잘 돌아다닌다고 하니, 이걸 두고서 어떻게 봐야할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쥐 잡자고(안전을 지키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대부분의 20대 여성들의 통행 금지 시간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문화가 다르니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이쪽 친구들이 좀 더 자유롭긴 하고 한국이 조금 더 자유롭지 못하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는 성 평등, 성 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바탕에 있어서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다음은 영국 정부의 범죄율 관련 리포트 중에 하나이다.

    • The Crime Survey for England and Wales continues to show steady declines in violent crime over the last 20 years. Between the 1995 and the 2013/14 surveys, the number of violent crime incidents has fallen from 3.8 million in 1995 to 1.3 million in 2013/14.

    • Violent crime victimisation rates have fallen by more than half since peak levels of crime in the mid-1990s. In 1995 4.8% of adults aged 16 and over were a victim of violent crime in the previous year, compared with 1.8% in the 2013/14 survey.

    • Homicide has also shown a general downward trend since 2002/03. The number of currently recorded homicides for 2013/14 (526) and 2011/12 (528) were the lowest since 1989 (521). The number of homicides in 2013/14 was equivalent to 9.2 offences per million population.

    • As in previous years, children under one year old had the highest rate of homicide (23.9 offences per million population) compared with other age groups. With the exception of those aged under one year, adults generally had higher incidence rates of being a victim of homicide than children.

    • The numbers of sexual offences (64,205) in 2013/14 was the highest recorded by the police since 2002/03. As well as improvements in recording, this is thought to reflect a greater willingness of victims to come forward to report such crimes.

    From http://www.ons.gov.uk/ons/rel/crime-stats/crime-statistics/focus-on-violent-crime-and-sexual-offences--2013-14/index.html


    영국의 폭력범죄율이 전체적으로 10년 동안 줄었던 만큼 성범죄도 줄었다. 물론 여기에서도 여전히 여성의 피해자율이 높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내가 여기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이상 여기에서 더 이상 뭔가를 찾아내기는 힘들다. 다만 영국의 성범죄율이 전체적으로 낮은 편이 아니며 스웨덴의 강간 범죄율은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고 고 그 뒤를 영국, 노르웨이, 핀란드,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이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과연 한국문화의 보수성과 강간 범죄율의 상관성이 있는지는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범죄율이 낮다고 해서 '안전하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성범죄의 주요 대상이 여성이라는 점은 전세계 불문 공통적인 현상이기에 특이점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과연 여성들의 자유와 안전중에서 뭐가 우선인지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를 것이다. 한국은 대체적으로 '안전'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자유를 누리기 보다는 안전하게 사는 것이 더 한국적인 문화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서구권은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게 더 우선인 것 같다. 서구권의 영향을 받은 나라도 그렇고 말이다. 성 교육을 일찍하는 북유럽의 국가들이 잘못되었다고 해야하는 건지 잘한다고 해야하는 지도 잘 판단하기 힘든 것처럼 자유와 안전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안전은 개인이 지켜야하는 거지만 사회의 구성원이 같이 만들어가는 건가 싶기도 하다.



    20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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