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상담 종결 구체적인 내용들
    인간 관계/상담 기록 2016. 7. 15. 11:32

    상담 종결에 관한 댓글이 하나 올라와서 부가적으로 글을 하나 올립니다. 방법에 관한 궁금증이 이 글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이번처럼 '공식적'으로 상담 종결을 한 것은 처음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자기 평가'와 '상호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5점 척도로 제시된 문항은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1. 내가 생각하는 상담의 문제는 해결 되었는가?

    2. 나는(내담자, 상담자 각각) 이 문제를 해결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상담에 임하였는가

    3. 상담자의 태도는 어떠하였는가

    4. 다음에도 상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는가

    5. 다른 이들에게 이 기관을 추천하겠는가 - 저는 학교 사도교육원에 있는 상담실에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박사 과정에 접어든 분들이 상담자로 나오시는 것인데 음 그 분들도 처음인 경우가 많습니다만.. 생각해보면 대학생활동안 뵈었던 상담 선생님 4분 중에서 2분은 제게 처음이라고 직접 이야기하셨었고, 2분은 아예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셔서 확실한 서술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저는 만족했었습니다.

    다 기억은 안나지만 이 정도입니다. 자기 평가는 제가 느끼는 '상담 문제'에 대한 평가와 상담자가 '상담 문제'에 대해 느끼는 평가가 있고, 상호 평가는 서로에 대한 평가였죠 말 그대로. 저는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10주가 넘는 기간동안 그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오가면서 저는 '가족의 이야기'로 모든 문제가 돌아가는 걸 다시 확인했고, 제가 상당히 '가치관이 강한 사람'임을 또 다시 깨달았습니다. 하나 발전적인 것을 집어보라면 저는 '꼭 해결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고를 겁니다. 그 예로, 부모님과의 관계 문제가 그렇습니다. 전에는 부모님과 갈등이 있으면 엄청 힘들고 그랬는데 그게 졸업할 시점이 되어가면서 어느 순간 문제가 다 해결되어가는 느낌이 들고 부모님과의 관계도 많이 발전되었다는 느낌과 생각들이 가득했습니다. 이런건 '성공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겠죠. 그래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제가 많이 긍정적이고 자기효능감이 높아진 상태로 돌아오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마치 영국에 막 다녀왔을 때의 그 자신감이 다시 되살아난 기분으로 말입니다.

    이번 회기 때 상담했던 주제의 가장 큰 문제는 연인 관계였습니다. 영국에 있던 도중에 저는 그 당시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고, 그 이후로 자기 반성을 하게 되면서 그 사람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고 상당한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제가 하지 못했던 일들, 미안한 일들에 대해서 떠올리게 된 겁니다. 여기에는 사실 다양한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 전에는 염세주의적이었던 사고 방식이 영국을 다녀오면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고방식을 많은 부분 더하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니, 그동안 염세주의적일 때 그 사람과 지내면서 했던 안좋은 반응들, 이야기들이 상당히 미안하게 되더군요, 좀 더 좋은 반응을, 좀 더 희망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도 할 수 있었는데 하고 말입니다. 그걸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영국생활이니 결국 영국은 괜찮은 곳이 되었던 것입니다. 지난 날에 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사실 그게 비단 '연인 관계'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었다는 겁니다. 제 가치관으로 다른 이들을 바라보고, 그 가치관에 맞지 않는 모습을 발견할 때 실망하고 상처받는 행동 패턴이 수정되기 시작한 게 12월에 헤어지고 나서, 반성과 성격 변화를 거듭하며 일어난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번 상담은 그렇게 일어나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다시 다듬는 기간이 되었던 것입니다. 제 가까운 친구의 표현으로 저는 복잡한 만큼 한 번 쓰러지면 크게 쓰러지는 편인데, 일어나는 데 시간은 오래걸리지만 다시 일어나면 또 굳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5월에 만났을 때는 자살을 이야기하던 친구가 6월에 다시 만났을 때는 에너지가 넘치고 자신감이 있었다고 어제 제게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사람은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20대 전에는 그게 더 심하고 20대 이후에도 그 흔적들은 지속적으로 남아있습니다. 다만 그걸 어떻게 잘 헤아리고 보살펴주고 감싸주느냐에 앞으로의 삶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린시절 가치관의 갈등으로 고민을 많이하고 '타인의 생각에 대해 이해하기'만큼 '저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던 저로서는 대학생활 6년 내내가 갈등의 연속이었는데, 그 끝에 영국을 다녀오고 나니까 그게 어느 순간 다 이해할 수 있는 일로 바뀌었던 것이죠, 거기에 상담이 엄청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상담 선생님 평가를 제일 높은 것이었는지, 한 단계 낮은 것이었는지 기억은 안납니다만 어쨌든 높게 드리고 싶었습니다. 선물로 따로 시집을 하나 마련해서 드렸는데, 만족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드렸습니다. 참 감사한분이라고 밖에 말씀을 못드리겠군요, 이상입니다. 종결하면서 느꼈던 내용과 평가했던 내용은 이 정도 입니다.

    아마 이번 상담은 대학생활을 마치는 시점에서 했던 상담이기에 저는 더 많은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주일에 한 번 상담한 내용을 가지고 저는 이렇게도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하고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저를 이해해보려고,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것, 그리고 선생님 또한 긍정적인 자세로 임해주신 것으로 인해 좋은 결과가 나타난 듯 싶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