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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카레리나 part.4
    책/외국소설 2013. 4. 30. 19:49



    안나 카레니나 세트

    저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2-11-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대문호 톨스토이의 사상과 고민이 집결된 대작!러시아의 대문호 톨...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미적 감각에 의해 인도된 인간은 우연한 사건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한다. 그리고 작곡가가 소나타의 테마를 다루듯 그것을 반복하고,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것이다. 안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나는 자신이 맨 처음 브론스키를 만난 그 정거장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과 대칭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안나가 브론스키를 만나던 그날, 기차역에서 한 승무원이 죽었다. 안나는 브론스키를 만나러 가기전에 독백을 세차례정도 하는데 이 세번째 독백에서 아주 우연히 그날의 그 승무원이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이건 어떠한 개연성도 연관성도 없는 서사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세상 모든 일들이 대개 이렇게 개연성없이 진행되는경우가 많다는걸 생각하면, 이건 그다지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안나의 죽음이란 어떤 필연성이 가득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긴 하나, 그것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녀가 결정을 내리는데 진정으로 영향을 미친건 그녀의 상황이 맞다. 그녀의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면 독백의 연속은 일어나지 않았을테니까. 100퍼센트 그녀의 연이은 독백이 그녀를 자살로 이끈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우연히 떠오른 죽음을 생각하다보니까, 이 죽음이 자신의 상황에 굉장히 아름답고도 깔끔한 결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예전에 수영을 하면서 물에 몸을 담그려고 할 때 느꼈던 것과 유사한 감정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극도의 심각성과 삶의 가벼움이 만나는 정말 이상한 교차점이다. 비극과는 거리가 멀지만 실제상황은 매우 비극적인 이 감정을 도스토예프스키는 안나를 통해서 구현하려 했다. 그리고 실제로 마지막에 대칭성 구조를 통해서 구현해냈다. 안나의 죽음과 승무원의 죽음을 마치 우연처럼 대칭시키면서, '소설'다운 마무리를 이뤄냈다.



       8부는 레빈이야기. 니콜라이 레빈은 이 소설에서 안나와 쌍벽을 이루는 테마인데 어째서 책 제목은 안나 카레리나일지 생각을 했더니, 결론은 안나의 죽음이 '스토리'가 되어야 레빈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나가 죽음으로서 죽지않은 레빈의 생각을 끝까지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레빈은 내가 감정이입을 하기에 매우 쉬운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이성적인 면이 특히나도 공감하기 쉬웠다. 어떠한 일이든 자신의 원칙이 바로서있고, 이유를 탐색하며 농민들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직접 같이 일을 하면서 그들의 경험을 이해라녀는 노력들이 나의 행동과 많이 닮아있었다.

       하나하나 직접해가면서 무엇이든 하겟다는 레빈의 태도는 아마도 당시 '지주'들의 행동으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행동이었을것이다.후일, 작품 '부활'에서는 이 농사짓던 땅을 농민들에게 빌려주는 방식을 택하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정도까지는 아니다. 다만 그러더라도 레빈이 농사에 참여하고 직접 경험을 하면서 농사에 대한 자신의 학문과 사상을 마련해 나간다는게 다른사람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만큼 당시 러시아 사교계를 표현해놓은 책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상당히 자세하게 표현해놓은 덕분에 나는 당시 러시아 '귀족'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강제적일 수 밖에 없는 사교계모임과, 그에 따른 여성들의 역할들은 내가 동양에서는 섣불리 보기 힘든 '문화'라고 할 수 있었다. 두번째 이유는, 레빈을 통해서 어떤 일에 대해 '정진'하는 사람의 '모델'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 캐릭터처럼만 하면 될 것 같다. 러시아에서 먼저 주목받지 못한, 하지만 세계문학을 통해서 모든이에게 알려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는 끊임없이 재발견되리라 믿는다. 물론 이미 충분한 양의 연구논문이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이 소설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내게 자극을 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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