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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인 에어 part.1
    책/외국소설 2013. 5. 12. 08:33



    제인 에어 1

    저자
    샬럿 브론테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8-07-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영국 문학에서 최초로 욕망을 다룬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오늘날까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어릴때 읽었떤 세계문학전집중에서 가장 기억나는거 몇개를 고르라면 '비밀의 화원', '15소년 포류기', '제인 에어', '키다리 아저씨' 정도가 될 것이다. 그 어떠한 작품도 공통점을 띄고 있지 않다고는 하 수 없다. '제인 에어'랑, '키다리 아저씨'는 분명 어느정도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둘다 '처녀'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이야기정도의 공통점??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오랜만에 읽은 세게문학전집, '제인 에어'를 오늘은 소개할까 한다.


       사실 난 제인에어의 작가인 '샬럿 브론테'가 '에밀리 브론테'와 자매간인지는 몰랐다. 에밀리 브론테의 작품은 '폭풍의 언덕'이 가장 대표작이다.(유일무이한 작품이다, 에밀리 브론테는 이 작품이 끝이다.) 나는 단지 이 두 사람이 성만 같은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둘의 대표작을 비교해보면(그러니까,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을 비교한다는 말) 굉장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지만, 둘다 '결혼'이라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각기 다른 인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는건 공통된 부분이다. 인물의 성격이 워낙에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차이점도 크지만 말이다. 여자의 결혼에 대한 적극성에 대해서 한쪽은 필요하고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다면 다른 한쪽은 해선 안되는 일이다고 갈리기 때문에 둘은 비교할만 한 주제이긴 하다. 이 부분은 차후에 이야기 하도록 한다는걸 말하고, 먼저 제인에어의 21세기 판이라는 영화 '언 에듀케이션'과의 비교점을 이야기 하고 난 뒤, 폭풍의 언덕과의 비교, 그리고 제인에어 1권에서의 이야기를 보면서 마무리할까 한다.


       영화 '언 에듀케이션'은 캐리멀리건이 주연한 영화중에서 가장 돋보였던 영화중 하나이다. 주인공인 제니(캐리 멀리건)는 비오는날 비를 맞으며 걸어가던중 '데이빗'을 만나고 그에게서 호감을 느낀다. 그후, 데이빗은 여러차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통해서 제니와 가까워지고, 학교의 우등생이었던 제니는 '공부'를 통해서 케임브릿지를 가야한다는 선생님의 말을 저버리고 일탈을 택하며 또다른 '즐거움'에 빠져든다. 캐리멀리건은 이 작품을 통해서 영국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는데, 그녀는 당시 17세의 소녀를 매우 아름답고 실감나게 표현함과 동시에 파리의 연인 까지 완벽히 소화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제니'와 '제인에어'의 공통점이라 한다면 둘다 '유부남'을 만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부남인지 모르는 사실까지 똑같다. 부잣집도 아니고 아주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공부를 잘하는것까지도 비슷하고, 둘의 당돌함과 적극적임, 솔직함까지 비슷하다. 제니와 제인은 데이빗과 로체스터가 청혼을 한 뒤 직후 그가 부인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건 해서는 안되는 짓이고 상대방이 나를 배신한것이다라는 생각아래 헤어진다. 제니는 이후 대학교에 들어가 아주 평범한 남자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는 점에서 제인이 로체스터를 택한것과 차이점을 보이는데, 영화에서는 '교육'이라고 하는것이 정말 '지식의 전달'만 있는것인지, 아니면 그 외에것도 중요하다고 말하는것인지 애매하다는 점이 있었다.(물론 이 영화가 실제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것도 신기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제인 에어'가 말하고자 하는건 조금은 분명했다. 제인에어는 결국 결혼제도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게된 상황이 마련되어있었다. 로체스터의 부인이었던 '버사 메이슨'은 손필드 저택의 화재로 인해서 죽은 상태였고, 제인에어는 스스로가 로체스터를 택하는 삶이야 말로 올바르고 자신이 원하는 삶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니가 파리를 가서 '자유'를 경험하고 자신이 원했던 것들을 한번 가슴속에 품었다면 제인은 그러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잉글랜드를 벗어난 적이 없다. 그녀가 로체스터와 가까워지고 난 이후에는 로체스터 뿐이었다. 어딜가나 제인은 로체스터 생각을 잊지 못한 여자였다. 하지만 제니는 데이빗을 바라보면서도 그 '현실'자체를 바라보고 즐길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제니가 제인보다 좀더 적극적인 여자이기도 했고 동시에 더 자유로운 여자이기도 했다. 물론 둘다 유부남을 용납할 수 없다는건 공통점이긴 하지만. 제니가 후일 데이빗의 아내를 만났을때 데이빗의 아내는 제니에게 임신한건 아닌지 물어봤다는 점에서 데이빗의 사생활이 한두번 이런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로체스터와 조금 달랐다.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말하면서 자신이 다른사람들을 깊게 만나지 않았다는것을 어필한다. 잉그램 양과의 사이가 마치 어쩔 수 없는 결혼처럼 비춰진 부분에 대해서 해명하든 부분에서도 그는 제인만큼 마음이 통하고 제인처럼 자신의 마음을 빼앗은 여자는 없었다고 말한다. 제인이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을 로체스터가 세심히 바라보며 기억했던 옛날일들을 그녀에게 말하면서 말이다. 데이빗은 그러지 않으니까, 데이빗은 그저 젊은 처녀가 예뻐보여서 만난것처럼 그려진것 같아서, 이 부분의 판단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제인은 어린시절 리드부인 집안에서의 여러가지 트라우마로 인해서 로우드학교에 오게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녀가 로우드 학교를 온건 그녀가 원해서이기도 했지만 리드부인 집에서 보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제인이 로우드학교에서 처음 친해지는 친구인 '헬렌 번스'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생략-......그렇지만 넌 그이가 한 말이나 네게 한 짓을 너무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이의 구박이 네 가슴에 못을 박아놓은 것 같아. 나는 아무리 구박을 받아도 그렇게 뼈아프게 외워두지는 않는단다. 그이의 구박이나 거기 따른 분한 생각은 잊어버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원한을 품거나 원통한 생각을 꼬박꼬박  외워두기에는 인생이란 너무 짧은 것 같아. 우리는 누구나, 너 나 할 것 없이 이 세상에서 결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또 그래야 돼. 그렇지만 우리들의 흙이 되기 마련인 육체를 벗어던짐으로써, 결점도 벗어버리고 이 귀찮은 육체와 함께 타락도 죄도 모두 사라져버리고 영혼의 불꽃만이, 생명과 사상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본질만이 창조자의 손을 떠나 인간에게 불어넣어졌을 당시의 순수한 형태로 남아 있게 될 그날이 올 거야.......-생략-"



       헬렌 번스의 종교적인 숭고함이라고 해야하나? 그녀의 고차원적이면서 논리적이고 당연하게 들리는 이 생각은 후일 제인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헬렌번스의 이 한마디는 작가의 생각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제인의 가치관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내가 여자친구에게서 듣는 말도 저와 비슷하기에 헬렌의 생각이 내 마음속까지 전달되는 부분이었다. 다른사람이 자신에게 잘못했다고 해서 그 일을 계속 묻어두고 생각하는건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잘못된 일이라는걸 알려주는 부분이다. 제인에게 '종교적'인 성향을 불어넣는 가장 첫 친구로서 헬렌은 자신의 역할을 능숙히 해낸다는게 참 제인이 부러운 점이다. 나도 저런 종교적인 마음이 더 강해졌으면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하늘의 뜻이라는 사실을 통해서 '제인 에어'역시 종교적인 내용이 들어가있다는걸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제인에어가 매우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여성이라는 부분은 다음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는 자신의 생각을 말한 부분인데 조금만 추렸다.



    여성은 대체로 평온한 존재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오빠나 동생들과 똑같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을 발휘할 터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너무도 가혹한 속박, 너무나 완전한 침체에 괴로워한다는 점에서 여성도 남성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여성들이란 집안에 처박혀서 푸딩이나 만들고 양말이나 짜고 피아노나 치고 가방에 수나 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보다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남성들의 소견 없는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관습에 의해서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선고된 일 이상의 것을 하고 또 배우려고 하는 여성을 탓하거나 비웃는 것은 소갈머리 없는 짓이다.



       내 생각에 제인에어 이후, 토마스 하디의 '테스'나 '이름 없는 주드'와 같은 작품들이 나타나게 된 배경이 바로 이런 '제인'의 적극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제인의 성향은 매우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여자처럼 수동적이고 주어진일만 하는것과 다르게 제인은 그 이상을 해보고 싶어했다. 남자의 말만 들으면서 결혼생활을 할 수 없다고도 선언했고, 그로인해 로체스터는 약간 당황하지만 이를 받아들인다. 로체스터는 자신이 죽을때 제인도 같이 죽어야한다고 말하지만 제인은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당시 여자로서는 상당히 강한 발언이긴 하지만, 그녀의 모습이 필요했다고 느꼈으니까 샬롯 브론테가 이런방식으로 그린게 아닌가 한다.



       제인이 로체스터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됬냐 하면, 다른사람들과 로체스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에서 눈치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른사람들이 로체스터를 설명하는걸 제인이 들을때 제인은 대개 '부정적인 경향'을 띈 설명만 듣게된다. 하지만 제인은 로체스터를 바라보면서 스스로가 들었던 설명과는 정 딴판의 남성을 묘사한다. 제인이 느끼는 로체스터는 처음 만났던 기간에만 약간 힘들었던 사람일뿐 그 후에는 자신과 통하는 사람이 된다. 뭔지 모르게 연결되어있는 끈이 있는것 같고, 공통점이 많고 생각하는게 많은 그런 사이 말이다. 하지만 이 둘에게도 벽이 있으니 바로 '신분'이다. 한쪽은 부자이고 한쪽은 가난한 가정교사일 뿐이기 때문에 둘은 친구 이상의 관계로는 발전할 수 없다. 로체스터와 제인은 각자 서로에게 맞는 짝이 있다. 여기에서 '맞는 짝'은 외적 신분이 비슷한 사람들을 말하는데, 로체스터는 부잣집딸과 결혼하는게 어울리고, 제인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게 어울린다. 로체스터에게 그 '짝'은 바로 '잉그램'양이다. 잉그램 양과 로체스터간의 사이에서 제인은 방황하면서 점점 로체스터에 대한 사랑을 마음속으로 묻으려고 한다. 스스로를 로체스터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조금식 멀어진다.

       그러다가, 리드부인의 위독함을 듣고 그녀가 손필드 저택을 떠난다. 이때부터 서사속도가 조금 빨라지기 시작하는데 리드부인의 죽음은 '제인'에게 과거에 대한 상처를 씻어내릴 수 잇는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리드부인은 여전히 과거의 제인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고 부정적인 기억이 남아있으며 아픈 와중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서 제인에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제인은 더이상 상처받는 꼬맹이가 아니다. 성숙한 여자로서 그녀는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아래 리드부인이 말하는 것에 대해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느낌과 현재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한발딛고 올라선 그녀에게 있어 과거의 상처는 아물었던 기억이 된것이다.


       리드부인이 죽으면서 남긴 말을 통해 제인은 자신에게 숙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는 나중에 제인에게 '신분상승'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2편에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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