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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책/외국소설 2014. 4. 3. 23:48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8-05-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프랑스 문단의 섬세한 심리 묘사의 대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그려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광민이는 학교다니자 마자 내가 읽기 시작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보고서, 왠 브람스냐고 약간은 폄하와 장난기 가득한 발언을 했지만, 정말 멋진제목이라고 생각만 해놓고 정작 안에서 읽지 못한게 못내 아쉬움이 남아 읽게 되었다. 내가 아는 프랑스 문학은 샤르트르가 지은 '실존적 문학'들과, 카뮈의 '개인화'된 모더니즘 문학, 그리고 밀란 쿤데라가 쓴 '불어로 쓴 문학', 빅토르 위고가 지은 '장대한 문학'정도가 있읉렌데, 프랑수아즈 사강의 이 작품은 내가 그동안 읽어왔던 그 어떤 작품의 느낌도 나지 않아서  역시 작가란게 각각 색(trait)이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이야기로 친다면 이 소설은 '너목들'(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같이 연상의 여자와 연하 남자가 만나는 이야기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소설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폴(연상녀)과 시몽(연하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 야속하기도 해라. 도대체 작가는 무슨생각으로 이렇게 결말을 내놓았을까? 사실 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대의 프랑수아즈 사강의 머릿속에 들어간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감수성'을 이해하는게 이 소설의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단지 제목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브람스를 항상 한번쯤은 들었던 음악가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읽었던 것이었다.


    브람스, 내게 있어서 브람스라는 음악가의 존재는 어떠한 의미도 지니고 있지 않다. 하지만 브람스를 좋아하냐고 묻는 '시몽'의 한마디에는 뭔가 내게도 묻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도 분명 시몽이 폴에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었을때 아무말도 하기 힘들었을 것처럼, 나 역시 브람스는 어떠한 의미도 지니고 있지 못하다. 상대방의 관심사에 내가 어떠한 것도 알지 못할때, 연인이 될 수도 있는 사이라면 매우 안타까울듯한 느낌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로제와 폴은 무슨사이일까...이건 그야말로 애매하고도 애매한 사이인데, 나는 내 특유의 '거리두기'가 이 로제와 폴의 관계를 조금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던것 같다. 난 자주 거리두기를 통해서 사람들을 바라볼 때가 있다. (나쁜 버릇 같다고 생각도 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관을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다른사람들을 보려고 하는건, 그 사람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기 위함인데, 내가 생각하는 '객관적'시각에서 로제와 폴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저 애매한 사이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가서 둘이 다시 결합하는건 내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요즘 같은 시기에도 아예 없을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 흔하다고 할만큼 세상이 '끈질긴'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약간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생각하는 감성은 이런 감성일까?


    이 책에서는 '연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것 같다. 사랑이 어떤건지 어느정도 경험한 '폴'과, 아직은 사랑에 대해서 '순정파'인 '시몽'과,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은듯한 '로제'를 두고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가치관을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글을 썼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독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폴은 나쁜여자이고 어장관리녀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그래도 '시몽'의 순정은 조금이라도 높이사고싶은 동족상잔의 애절함이 베어나오기 때문이다. 시몽은 나름대로의 감성을 그녀에게 어필했고, 마침 그 감성은 폴에게 통한것도 꽤 있었다. 그럼에도 시몽은 결국 버림받지 않는가. 버림받는다는 표현이 조금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시몽은 분명 폴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남자라고 생각했다. 로제는 한참 아니다. 상대방이 외로울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만나지 않고 다른여자를 만나는 로제는 정말 아니다.


    어쩌다보니 내 연애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글을 써도 상관없다. 항상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서 글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논문들을 읽어보고 쓰려는 노력을 이번 책에도 했지만 생각보다 이 책에 대한 논문이 부족했고, 순수하게 내 느낌을 써내려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의식의 흐름 기법'을 쓸 수 밖에 없었던 내 한계 때문이다. 이게 싫지는 않은데, 정리가 된 글이 아닌, 흐름에 의한 글이라서 아쉽긴 하다. 당신들의 천국이나, 피그말리온과 같은 책을 읽고 쓴 글은 매우 정돈된 글이었고, 내가 다시 읽어도 나쁘지 않았던 글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글을 폄하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다음주면 발표 두개와 스터디 한번, 그리고 시험공부가 기다린다. 내가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 그래도 해야하지 않겠냐면서 열심히 살고 싶다. 좀 더 나를 채찍질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아직은 내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시몽'보다 젊으며 '직업'도 없는 상황이니까. 원하지 않는걸 특별히 강요당하고 있지도 않다.


    이광수의 무정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이번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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