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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콥 하인, '옌젠씨 하차하다.'
    책/외국소설 2011. 5. 29. 13:58
       내가 얼마전에 읽은 인터넷 게시판 글의 이야기가 떠오르는건 왜일까. 그 이야기는 이러하다. 30대의 남자가 20대 중반의 자신의 기억을 회고하면서 쓴 글인데, 제대후, 친구의 말을 듣고서 미아리에서 장사를 하면서 겪었던 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아리'는 사창가, 홍등가이다. 여기에서 이 남자는 꿀차를 팔았었는데, 원가는 30~40원밖에 안하지만 팔때는 1천원씩 팔았다. 이걸 '밤을 지내고 나오는 남자'들을 타겟으로 삼아서 팔았다고 했다. 그 과정속에서 매춘부가 자신들의 동료들에게도 꿀차를 사달라고 말하며 매상을 올리는 수법으로 남자는 돈을 버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돈을 벌다 보니 어느덧 서로 안면이 트이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할 정도로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 깊숙히 알게 되고 나니, 사창가에 있는 여자사람들중 대부분이 '가정형편'이나, '집안의 환경적인 요인'등의 '사회적 요인'에 의해서 여기에 왔다는걸 알게되고 그들을 탈출시켜 버린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창가에서 일했던 '여자사람'들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이 과연 그들의 의지로 '사창가'에 들어갔는지. 물론 그들의 의지로 들어간 사람들도 지금은 많겠지. 하지만 이때만 해도 분명 자의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들어간 사람들이 상당수 되지 않았을까?

       옌젠씨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게된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자면 '사회적 요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본주의의 '승자'에 서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낙오자가 된 사람들은 그들이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실제로도 소수지만 어느정도는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냐고. 그렇지만 난 그러한 생각에 반대한다. 내가 공부를 못했을때, 즉 소위 말하는 '낙오자'일때, 나를 포함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비했다. 사회가 원래 그런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걸 떠나서 정말 '적자생존'을 위한 사회가 진정한 사회인건지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았다.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한가지 확신은 들었다. 남들을 짓밟고 올라가는게 진정한 승리자가 아니라, 실패하는 이들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게 진정한 사회라고.

       또 생각났던 다른글은 바로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모순을 다룬 글이었다. 다음카페 '송하비결'이란 곳의 어떤 글쓴이가 써놓은 글이었는데,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생산량과 수요량이 같을때에만 즉,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때에만 '평형'을 이루는데 대개의 국가/사회가 이 생산량과 수요량을 맞추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잉여 생산량'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자본주의의 해결과제라고 쓰여있었다. 이 잉여생산량을 이제까지는 남아메리카나, 동남아나, 인도, 중국 등 개도국이 주로 처리를 해 왔지만 그 국가들의 국제사회에서의 힘이 세지면서 이 잉여생산량의 처리문제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글쓴이 말로는 이게 자본주의 몰락의 시작이라는데 나도 그 생각에 대해서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글이더라.

       나는 옌젠씨가 실업수당을 받는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실업자가 되었으니 수당을 받는게 아니라, 다시 취직을 하고 일을 해서 돈을 벌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게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 조차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원이 미비하다. 실업수당이 나오긴 하는데, 그걸로 과연 지속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의문이다. 그 금액이 너무나도 단기간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의 말씀대로라면 어떤 한 분야에 미친다면 충분히 먹고 살면서 인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난 과연 이러한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난 항상 약자에 서있었다. 그러다가 수능을 한번 잘 치르게 되었고 지금은 어느정도 '승자'의 위치에 있는듯 하다. 그래서 더 짜증이난다. 승자의 입장에서 약자들을 대하는 모순적인 구조와 사회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낙오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 나조차도 배려받지 못했으니까. 난 그걸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시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물론 옌젠씨가 어이없게 된걸 떠나서 '시위를 했다'는것에 대해 의의를 두고 싶었다. 왜냐하면 다수가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게 바로 시위이기 때문이다. 시위만큼 파급력이 큰게 없으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쉬운게 없다. '현대사회'는 개인주의라고 했던가.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일이 아니면 눈감아 버리고 지나쳐 버리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시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것이고, 나 하나만 잘살면 되지 한다. 그렇지만 난 시위를 한다. 고등학교때도 시위를 햇으며,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시위를 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낙오자들을 챙기기 위해서, 자신의 주변 환경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버린 '사람'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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