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맥락 수필 / 160601 / 요즘드는 생각들
    개인적 기록/맥락수필 2016. 6. 1. 22:57

    요즘 공부는 잘 안되는 것 같고, 유일하게 잘 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책 읽기다. 몇 주 동안 책 읽기가 왜이리 잘 되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책 읽는 데 도가 튼 것 같이 책이 읽힌다. 그 시작은 분명 김승옥의 소설이었던 것 같다. 5월 초 연휴가 시작하기 전, 나는 묘한 매력에 김승옥의 소설을 뽑아 들었고 그 이후 연달아서 김승옥의 소설을 몇 편 더 읽고, 고전소설 몇 편 이후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읽고 나서는 결국 박완서의 중단편집을 내놓은 **동네 전집까지 사버렸다. 민음사가 내놓은 이문열 중단편수상작집은 덤이고..

    요즘 계속 책을 읽다보니까 사람들은 내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책 읽는 게 불안하지는 않은 지, 나름대로는 괜찮은 도피 방법이라고도 했고, 누구는 술을 안마시는게 어디냐며 점잖은 걱정섞인 위로를 보내는 이도 있었다. 또 다른 누구는 책 읽는 것 자체에 의의를 계속 두는 나를 대단하게 보기도 하고, 뭐 어찌되었든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 '저래도 괜찮을까'라는 시선이 조금씩은 섞였다.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계속 작품이 잘 읽히는 데다가,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건 작품읽기 뿐이다. 아마도, 이 글 이후에는 공부 방법을 단순화 할 것 같다. 단순히 여러번 쓰는 방식의 공부 방법을 택할 것 같다. 시험에 있어서도 그렇고, 임용고시에 있어서도 그렇고, 이상하게 자꾸 공부 방법을 잘 못찾고 있는 상황에서는 역시 단순하게 쓰는 방법뿐인 듯 싶다. 내게 가장 효과적이면서 단순하고 생각이 필요없을테니까..

    무작정 외우는 시험이라 내가 잘 안해본 거라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것이겠지..

    글도 이상하다, 내일은 김소진 중단편집을 읽을텐데, 이번학기에 정말 책 읽기로 작정하지 않았는데도 계속 책을 읽고 있는 이 생활은 사실 내가 대학생활에서 꿈꾸던 이상적인 생활중에 하나였다. 책을 많이 읽으면서 사색하고 통찰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대학생활이 내 로망중에 하나였다. 대학생활의 로망은 거의다 이루었다. 도서관에서 책 쌓아놓고 자료 준비해가면서 발표준비도 했고, 연애도 했고 여행도 많이 다녔으며 해외도 길게까지는 아니어도 영어가 익숙해질 만큼 다녀왔고, 일도 많이 했고 군대는 마쳤으며 책도 읽었다. 요즘 보내는 생활이 사실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활의 거의 완성판과 같은 느낌인데 시험이 나를 짓누른다는 기분을 떨쳐내기가 참 어렵다. 시험을 미루고 휴학하고 책을 더 읽어보고 싶지만 휴학하면 막상 책을 잘 못읽게 될 것 같아서 그냥 이대로를 유지하면서 책을 읽고 공부는 공부대로 조금씩 해야겠다는 생각이 짙다..

    뭘 써야할 지 모르겠다. 소설을 쓰라고 하면 소설이 쓰여지지는 않겠지만 쓰고 싶은 기분은 든다. 하지만 소설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만큼 다른일을 못하게 될테니 소설은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무언가 마음을 조금은 안정시키고는 싶다. 공부에 집중하고 생각이 적은 상태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