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북방의 시인 이용악, 이경희 저, 국학자료원, 2007
    책/한국문학 2016. 7. 12. 16:22

    지금까지 일제시대 문학 전반에서 책이든 논문이든 자료를 많이 읽은 분야는 대체로 1920년대 민족주의 계열 소설, 1930년대 동인지 '문장'을 바탕으로 한 시, 소설, 1940년대 시 - 광복 후 발표된 윤동주나, 이육사의 시 -  정도다. 그러다보니 다소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1930년대의 시인부락 동인들과, 1920년대의 시나, 카프 문학에 대해서는 부족한 게 많다. 이용악은 시인부락의 동인 중 한 명이었다. 서정주와는 친분이 있는 사이이다. 임용고시에도 몇 번 출제된 적이 있는 작가에 속한다. '오랑캐꽃'이라는 시집은 그의 시집 중에서 상당히 유명한 시집이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오장환의 '성벽'과 같은 급의 시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여튼 읽고 나서 적어놓은 것만 간단하게 적어둔다. 이건 감상보다는 단순한 기록에 가깝다. 어떤 내 개인적인 생각을 집어넣기에는 이용악의 해방 전의 시 시세계가 상당히 일관적이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에는 이상을 가지고 북한에 올라갔지만 현실에 좌절하여 시 창작 활동이 그다지 왕성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작품 수가 굉장히 제한적이고 대개는 체제시를 많이 써내면서 많은 사회주의 시, 소설들이 그렇지만 국가 정책을 홍보하고 미화하는 작품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용악도 그 부분에 있어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주목 받는 광복 이전 시들에서는 북방의 정서가 담겨있다.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


    시험에 나온 몇 작품만 언급한다.

    1) 전라도 가시내 ; 함북방언과 전라도 방언이 적절하게 들어가있다. 이 작품에서 어떻게 '공동체 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지 파악할 수 있었다면 이 작품을 상당히 잘 읽은 경우에 속할텐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너무 급하게 읽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다소 길다보니 시의 내용을 한 번에 확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이용악의 모든 작품이 이렇게 긴 것은 아니나 대개는 짦은 '서사'가 담겨있는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전라도 가시내를 대하는 '함경도 사나이'는 작가 자신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용악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함경도'의 청년이 나타나는 작품들을 연구자들은 '작가 자신'을 투영해서 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그가 함경도 출신이며 평생 가난하고 궁핍한 삶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기에 그 정서가 작품 전반에 드러남을 많이 이야기한다. 나도 그 부분에서는 공감한다. 오랫동안 한 사람을 지배하는 환경은 그 사람의 정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알게 모르게 모든 사고와 반응이 그 환경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 p.169~174 참고


    2) 풀벌레 소리 가득 차 있었다 : 내가 읽은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슬프다고 느꼈던 이용악의 작품이다. 시적 화자의 아버지의 삶이 시의 내용에 녹아있다. '러시아'를 오가며 자식을 먹여 살리던 아버지의 죽음은 시적화자에게 매우 큰 슬픔임에도 그 슬픔은 정말 회화적으로 그려져 있으며 객체화 되어있다. 다시 말해서 화자는 감정이입을 하지 않고 그려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용악이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나서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과 살았던 삶이 매우 고단했던 것이 여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회화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은 확실히 모더니즘 계열의 시인의 영향 - 책에서는 '김기림'이 동향 시인이었기 때문에 김기림의 시집을 읽은 후 그것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논하고 있었다. - 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평안도 정주 지방의 정서를 잘 그려냈던 '백석'의 경우 슬픔이 내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시적 상황을 그려내는 방식은 이용악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감정이 다르게 그려진다고 생각한다. 백석의 시에는 아픔, 가난함이 좀 더 덜 드러나는 편이라면 이용악의 시에서는 그게 항상 드러난다는 차이점이 있을 수 있겠다. 
     이 시의 내용에서 나타나는 이주민으로서의 삶, 당시 가난한 가족으로서의 삶은 일제시대에 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든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와 같은 작품도 이러한 이용악의 가족 서사에 같이 넣어서 이해하면 좀 더 쉬울 것 같다. - p.76~80 참고


    참고로 권영민 저, 한국현대문학사(2002)에서는 이용악에 대한 서술이 너무 간단하게 되어있다. 권영민은 '그의 시들은 소년 시절의 가혹한 현실 체험을 중심으로 하여 견디기 어려웠던 가난과 고달픈 생활 등을 서정적 필치로 노래하였다. 그의 시들은 경험적 진실을 살려내면서 동시에 그 체험의 영역을 일본 식민지 지배 속의 한국인의 참담한 삶과 궁핍한 현실로 확대시켜 시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였다.'고 서술했다.

    동경 유학생 시절, '고학'하던 이용악의 삶을 보면 나는 참 공부하기 편한 사람이다. 밤에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돈을 벌어서 학비를 마련하여 공부를 했다는 이용악의 삶을 보면 나는 좀 더 열심히 살아야 만 한다. 그의 시에서 나타나는 '함경도 사나이'의 이미지처럼 굳건함을 지닐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바란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