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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gue One : A Star Wars Story'를 보고.
    영화 2017. 1. 13. 12:04

    스타워즈 시리즈를 팬심 가득한 상태로 본 적은 없었다. 스타워즈 팬이 아니기도 하고. 이번 영화인 '로그 원'은 어떤 아주 가까운 대학 동기와 영화관을 같이 갔는데, 간 시간대에 마땅한 영화들이 없어서 그냥 한 번 봐보자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접했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이 영화가 마음에 많이 남았던 영화였기에 글을 짧게 나마 남기려고 한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어주세요. -

    1. 영화 이야기의 큰 틀

    1) 여자 주인공

    오래된 영화일 수록, 어떤 시국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은 대개 '남자 주인공'이었던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굉장히 다양한 이유들이 개입한다. 그 중 하나로, 역사적으로는, 어떠한 '힘'을, 그러니까 '물리적 힘'을 행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남성이라는 위치가 여성에 비해서 더 유리한 점이 많았으며, 여자의 지위나 역할은 남자의 지위나 역할보다 등한시 되었던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대개 리더의 역할을 하는 주인공들은 이상하게도 남자 주인공들이 많다. 이건 어떠한 규칙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런 영화들이 많았고, 역사적으로도 남자의 힘이 여자보다 더 강했던 시간이 더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물학적인 패널티'들이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남녀 간의 경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 적어졌다. 물론 대부분의 영화들, 당장 이 스타워즈의 프리퀄과 오리지널 3부작이었던 영화들은 남자가 주인공에 해당했다. - 아나킨 스카이워커(베이더), 루크 스카이워커 - 하지만 최근에는 힘이 센 왕자가 힘이 없는 공주를 구하는 설정에 대한 페미니즘적인 의문들(몇 달 전에 한참 유행했었던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문구를 기억하면 쉽다. 이 문구가 나타나게 된 진위 논란은 집어치우고, 문구 자체에만 주목을 하자.)을 바탕으로 점차 여자 주인공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고, 이 영화 역시 과학자인 갤랜 어소의 딸, '진 어소'(펠리시티 존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진 어소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보통 많은 첫째 딸 들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공감 및 감정 이입을 바탕으로 성장과정을 겪는 것과 비교해본다면,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잃은 여자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감히 추측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성장기의 장면들이 많이 생략되어 있고, 진 어소의 몇 마디로만 나타나기 때문에 그녀가 어떠한 성장과정에서 자라났는지는 매우 제한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머니가 죽는 장면을 보고, 아버지의 말대로 진 어소는 특정 장소로 도망을 갔었다. 그렇게 해서 진 어소는 쏘우 게레라를 만나고, 성장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성장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알 수 있는 부분은 쏘우 게레라가 진 어소를 혼자 버려두었다는 점이다.(진 어소의 발언을 통해.) 하나 정확한 건 그녀가 처음에는 그 어떠한 조직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유를 원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이 '겔렌 어소'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없었고, 결국 가명을 통한 생활을 거듭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녀가 반란군 연합에게 잡혀서 온 상황에서도 진 어소는 협력하고 싶지 않았었다. 아주 어린 시절이지만, 아버지의 사례를 똑똑히 경험했었던 그녀로서는 어느 곳이든 협력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진 어소에게 있어서 제국군이든 반란군 연합이든 그 어떠한 세력도 반길만 하지 못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반란군 연합은 초면부터 '진 어소'를 협박하며 협조할 것을 요구했고, 제국군은 그녀의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변하지 마라'고 이야기를 들었으며, 자신의 가족이 붕괴하게 된 원인이었으니 그 어느 하나도 반가울리가 없었다. 이런 부분들에서 여자 주인공이라는 '약간의 특수함'은 이전에 남자 주인공 영화에서 사람들이 대하던 것처럼 '가혹한 시작'을 맞보며 사라진다.

    우리가 '사회학적'으로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나서 야기하게 되는 사회학적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통계적으로 여자는 주변 타인들과의 관계에 남자보다 더 신경을 쓰는 편이라거나, 남자에게 있어서 도덕성은 사회 정의와 관련되어 있다면 여자에게 있어서 도덕성은 공감, 배려에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결과 등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여자 주인공'이라는 '진 어소'는 이전에 보던 '남자 주인공' 위주의 모험 영화들 처럼 문제를 해결하러 간다. 다만 하나 다른 점이라면, 처음에 진이 정확한 '사실'을 모르고 갔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여자 주인공'은 조금은 배제되어 있는 상태로 일을 시작한다.


    2) Spin off / 외전, 하지만 독립적인 이야기.

    이 이야기가 외전인 이유는, '데스 스타'(death star)의 설계도에 대한 비밀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 지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4편에서 이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얻은 공주를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스핀오프이자, 스타워즈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다른 스타워즈 시리즈의 영화를 보고 봐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제작사인 루카스필름(디즈니)은 그러한 흔적들을 지우려고 최대한 노력한 듯 싶다. 영화의 인트로에서도 스타워즈 특유의 장면들을 삭제했고, 행성들별로 이름을 자막으로 달아주는 세심함을 보였다. 이러한 점들은 내게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다. 나는 기존의 스타워즈 팬과는 거리가 좀 있다. 애초에 스타워즈 영화를 다 본 사람이 아니다. 물론 몇 편은 봤다. 1편에서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레이싱을 하는 장면은 아직도 인상깊다. 또한 '요다'의 존재는 너무나도 기억하기 쉬운 존재였고, 최근에는 '루크 스카이워커'가 등장하며 '아버지'를 적으로 대해야 하는 고민을 보여주는 장면들도 보았었다. 대충 이야기를 이해하고는 있었다. 또한 '광선검'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메인 아이템이기 때문에 이 광선검에 대한 흥미도 항상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리즈에 정통하지는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러한 일련의 부담감들을 씻어낼 만큼 독립적인 완성도가 존재했다.

    외전은 통상 '본 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영화에 해당한다. 많은 영화들이 그랬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화들이 그랬다고는 당장 떠오르는 게 없으니 말을 못하겠지만, 예를 든다면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호빗'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어벤져스'시리즈와 아이언 맨, 엔트맨, 헐크 등은 서로 연관관계를 보인다. 이 영화도 그러한 연관 관계가 있긴 하지만 강하지는 않았다.

    영화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재는 바로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과 '진 어소'의 변화이다. 먼저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부터 보자. 갤랜 어소가 진 어소를 사랑하는 장면이 가장 직접적으로, 그리고 가슴 한 켠이 뭉클할 정도로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홀로그램 메세지'부분이다. 홀로그램으로 온 메세지를 쏘우 게레라와 같이 보는 장면에서 나는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Star dust'라고 부르는 갤랜 어소의 목소리에서는 딸이 어딘가에는 살아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딸에 대한 믿음, 딸의 안위에 대한 걱정,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란'을 보여주며 자신이 제국에 어쩔 수 없이 협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혹자는 이러한 '아버지' 갤랜 어소가 제국에 협력하지 말고 죽었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데스 스타'를 만든 총 책임자이니까 말이다. 데스 스타로 인해 제다(도시)는 파괴되었다. 하지만 이 아버지는 자신이 살아있어야 자신의 딸도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홀로그램으로 보낸 메세지 앞에서 진 어소는 아버지가 자신을 잊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찾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임을 알게 된다.

    그렇게 홀로그램 메세지를 보고, 제다가 데스 스타에 의해 파괴되면서 쏘우 게레라의 본거지까지 파괴되어 겨우 살아나온 진 어소와 카시안 일행은 아버지의 연구소가 있는 곳(이두)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결국은 아버지의 죽음을 보게 되는 진은 반란군 본부로 돌아와 원탁 의회에서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탈취해 후일 데스 스타를 파괴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함을 이야기 하지만 의회에서는 확실하지 않은 곳에 병력을 투입할 수 없다며 반대한다. 진 어소는 원탁 의회에서 '반란군은 희망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음을 언급하며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로그 원'을 꾸려 스카리프로 향해 설계도를 탈취하려고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중후반부 내용이다.


    2. 인상깊었던 점

    1) 아버지의 사랑

    영화 내내 그 무엇보다도, 나는 갤랜 어소가 자신의 딸을 '스타 더스트'라고 부르며 메세지를 시작하는 데 감명깊었었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갤랜 어소를 연기한 메즈 미켈슨의 연기는 짧지만 매우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있어서 이런 호소력이 있으며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제국에 협력해야 했던 비운의 과학자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있었다는 게 정말 행운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 영화의 장치 중에서는 '아버지의 사랑'이 거의 유일한 진 어소의 각성 계기가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각성은 커피 마시고 각성 상태가 되었다고 할 때 쓰는 그런 각성이 아니라, 소위 소설 속 주인공이 각성의 계기를 찾았다고 말하는 그러한 각성을 의미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진 어소가 변하는 장면은 세세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너무 압축적으로 제시되었다. 정리하면,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나타나는, 친부(갤렌 어소)와 수양부(쏘우 게레라)의 두 죽음은 사실상 진 어소가 제국군에 대항하는 한 명의 개인으로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잘 만든 부분이자, 유일한 봉합에 불과해 양면성을 지녔다. 뭐 물론 아버지의 사랑 그 자체는 매우 뛰어나게 그려졌고, 나도 그러한 감정들에 충분히 감정이입하며 볼 수 있었다.


    2) 영화의 결말

    영화의 결말은 주인공들이 죽는 것으로 끝난다. 이 엔딩 장면은 가장 '현실적'인 장면에 해당한다. 어째서 현실적이냐면, 다스 베이더의 디스트로이어까지 온 상황에서 사실 주인공들이 살아나갈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데스 스타가 스카리프의 일부분을 쏴버린 상황에서, 이두의 탈출처럼 비행선이 있지 않은 이상 살아서 빠져나갈 방법은 더욱 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었다. 특히 일반적인 침투 부대의 현실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가장 좋은 건, 그러니까 최상의 시나리오는 침투부대가 침투해서 목표를 획득하고 난 뒤에 성공적으로 도망을 나오는 것이지만 영화 상의 시점에서 그건 불가능해 보였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크레닉이 주도 해서 만든 '데스 스타'를 크레닉이 총에 맞아 쓰러진 상황에서 쳐다보게 되는 장면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아마도 이것은 힘에 의해 올라간 자가 힘에 의해 멸망하리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까 싶다. 애초에 '데스 스타'가 없었다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스쳐갔으리라 생각한다. 갤렌 어소의 대사처럼 크레닉은 평화와 테러를 통한 위협을 헷갈리는 상태였으니 더욱더 그랬을 것 같다.


    3. 정리

    꽤 괜찮은 영화, 아니 상당히 괜찮았다. 아쉬운 점이 없던 것은 아니나 이 정도의 스타워즈 영화라면 스타워즈 시리즈를 모르고 보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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