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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tachment'를 보고
    영화 2017. 6. 17. 16:01

    - Youtube

    우연히 Youtube에서 이 영화의 내용 일부를 보게 되었다. 선생님 역으로 나오는 배우는 내가 익숙하게 잘 알고 있던 배우였던 'Adrein Brody'라는 배우였다. '피아니스트'라는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한 피아니스트 '스필만'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했었고, 영화 'The grand Budapest hotel'의 한 상속자로 나오기도 했었던 그 배우다. 배우에 대한 관심은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졌다. 도대체 무슨 영화이길래 선생님 역신 애드리언이 학생들에게 '매스미디어'에 대항할 사고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 글을 읽어야 한다고'말하는 지 말이다.


    - 교육 문제를 다룬 영화

    교육문제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유럽의 어느 국가들에서도,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영화 역시, 그렇게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현실과 고투하는 한 사람과 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그 한 사람, 헨리 바쓰(에드리언 브로디)는 기간제 교사로, 학교를 매번 옮겨다니며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 남들보다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그는 학생들의 고충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려고 하는 선생님이다. 영화 'Detachment'의 제목을 직역하면 '분리'정도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 분리는 아마도 주인공인 '헨리'가 세상에 대해 분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영화 속 주인공인 두 여학생 '메레디트'와 '에리카'에 관한 '분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헨리는 어느 날처럼 새로운 학교에 취직한다. 그는 문학을 가르치는 선생이다. 하지만 그가 이번에 취직 한 학교는 시작부터 불길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학생의 학부모는 학교에 와서 동료 교사에게 고함을 지르며 항의를 하고 있고, 학교의 상담교사는 학생들을 매번 상담하지만 학생들이 상담후에도 지속적으로 일탈행동을 하며 자신의 일이 '무가치하다'고 느끼며 자괴감을 느낀다. 이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교장은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학교의 구성원들은 '가정'에서도 비슷한 불화를 겪고 있다. 한 남자 선생님은 집에 들어가도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교장 역시 남편과의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헨리는 또 어떠한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요양시설에 위탁하여 가끔씩 할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이렇게 '선생'들의 가족이 남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고통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임을 보여주며,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단지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가정 불화'라는 문제에 원인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은 조금 독특하다. 내용상으로는 '극영화'인데,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렸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아서, 부연설명을 좀 하자면, '극영화'이기 때문에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중간중간 주인공인 '헨리 바스'(애드리언 브로디)가 그 학교에서 일어났었던 일들에 대해 인터뷰 형식으로 회상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리고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실제 선생님'들의 인터뷰를 담아내었다. 즉 영화는 현실과 영화를 오고가며 문제재기를 한다. 교육의 실태와, 그 담당자들은 어떠한 눈과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헨리는 보통 사람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보통 사람'이라는 것은, 가정이 엄청나게 행복하지는 않은 것을 표현하려고 쓴 단어이다. 헨리는 요양 시설에 있는 '할아버지'를 가끔 만나러 간다. 할아버지가 요양 시설의 직원들의 말을 듣지 않고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아서 가야 할 때도 있고, 위독해서 가야하는 때도 있는 헨리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살'한 장면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 자살에는 할아버지가 무언가 원인 제공을 했던 것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런 헨리가 새로 부임한 학교는 '안정된 장소'가 아닌 혼돈이 가득한 '교실붕괴'가 일어나는 학교라는 점은 영화를 더 극적으로 끌고 가게 만드는 요소이다. 물론 그러한 '교실 붕괴'가 도리어 현실적인 면도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게다가 영화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헨리'의 인터뷰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영화답게, 교육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을 '극영화'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즉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선하려고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보통 사람이 영화 속에서 만나는 '학생'은 두 명이다. 반에는 여러명의 학생들이 있지만, '교감을 나누는 학생'으로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학생은 두명이다. 한 명이 '메레디트'이고, 다른 한 명이 에리카이다. 에리카는 버스에서 만났던, 강간을 당했었던 10대 중후반의 여자니까 '학생'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학생으로 봐야할 것 같다. 헨리는 이 두 사람을 만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메레디트는 학교에서는 '왕따'인 학생이지만, 유일하게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주는 헨리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고, 에리카 역시 거리에서 떠돌던 자신을 아무런 가식 없이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헨리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그러나 하루는 메레디트의 행동으로 인해, 헨리는 더 이상 에리카를 자신의 집에 둘 수 없다고 느끼고, 보호시설로 보내는 조치를 취하고 만다. 감독은 그나마 그 학교의 학생들과 대화가 통하던 '헨리' 역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으며, 10대들의 성장에는 굉장히 다양한 요인들이 미친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던 주인공들은 단 한 명도 '좋은 환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지 않다. 소위 한국 사회를 일컫는 슬픈 별명 중에 하나인 '헬조선'처럼, 이 학교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하나 같이 '헬조선'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사실 '교육'은 교육이 일어나는 교수 행위 자체에서만 원인을 찾기가 매우 힘든 부분이다. '교육'이란 것이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교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의 심리적, 물질적 환경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 중에 하나인데, 감독은 그 환경들을 하나 같이 다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드러낸다. 감독은 '영화'이기 때문에 놓칠 수 있는 부분들까지도 디테일을 살려가며 영화속에서 보고 있는 문제들이 실제 사회에서와 같이 단순히 '교육'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헨리는 이것에 굴하기만 하지는 않는다. 에리카를 집으로 데려오고 나서는, 어느 정도 안정이 취해지자 같이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통해 성병 검사를 하고, 나름대로 에리카에게는 긍정적인 기억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메레디트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결국에는 메레디트가 자살을 택하는 장면, 그리고 이후 에리카와의 관계회복을 위해 에리카를 다시 만나러 가는 장면들을 보면 어느 정도는 전망이 있지만, 한 편으로는 전망이 사라진 현실적인 결말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나는 이러한 현실적인 결말에 만족했다. 대체로 문학작품들의 '전망'을 따지기 시작하면 그 결과를 예측하는데 다소 '도식적인' 결말을 찾게 된다. 주인공이 승리하는 히어로 식의 영화구조가 대표적이랄까(영웅서사는 현재까지도 유효하기 때문에). 그러나 이 영화는 극영화임에도 다큐형식을 빌려옴으로서 그러한 비현실적일 수 있는 부분들을 잘 해결해나갔다고 본다.

     

    -글을 줄이며

    다소 현실적인 교육 문제에 대한 고민, 하지만 미국이라는 공간적인 특성이 한국과는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에드리언 브로디는 참 괜찮은 배우가 아닐까 싶다. 악역으로도 그렇고(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런 주인공으로도 그렇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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