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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 교육개혁 보고서를 읽고
    책/교육 2017. 12. 7. 16:32

    0. 시험 전까지는 당분간 학습을 위한 독서를 내 관심사 안에서 실천해보고자 한다. 그 중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핀란드 교육'에 관한 책이다. 이전에 내가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 이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쓴 적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핀란드 교육혁명'이라는 좀 더 오래된 책이었고, 다른 책은 최근에 파시 살베르그가 쓴 책이 번역되어서 나온 책인데, 이번에 본' 핀란드 교육개혁 보고서'는 후자보다는 좀 더 오래되었지만 전자보다는 최근에 나온 책이다. 시기가 엄청나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책에는 후자와 동일한 저자인' 파시 살베르그'가 부분 저자로 들어가 있기에 나온 자료들을 비교하는 역할로서는 적절했었다. 책의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한 부분만 언급하고 개인적인 생각정리로 글을 구성했다.


    1. 본문 내용

    핀란드 교육이 주목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PISA"결과와 높은 국가 경쟁력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다. 그 중 'PISA'는 '핀란드의 끝없는 도전'의 책 리뷰에서 충분히 보았었기 때문에 그걸 제외하고, 다른 부분의 핀란드 교육에 대한 이해를 좀 가져왔다. 어느 국가든 교육 개혁은 끊임없는 관심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핀란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그 결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성공적이었고, 그러한 결과에 대한 해석 방향 중에서 'streotype'들을 언급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이전의 핀란드 교육의 성공을 설명하는 데 흔히 사용됐던 4가지 사회적 통념을 언급했다. (아래의 본문 참조)

    1) 핀란드는 작은 나라다 - 뛰어난 교육 성과는 규모가 큰 나라보다는 규모가 작은 나라에서 더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주장되어왔습니다. 이런 경우, 규모가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일랜드 혹은 룩셈부르크처럼 비슷한 규모의 국가들이 전혀 다른 성과를 내고 있는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2) 핀란드는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단일 민족국가다 - 학습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핀란드와 비슷한 단일 민족국가들이 국제 평가에서 핀란드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문­화적 동질성과 학습 결과를 연관 짓기는 힘듭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문화­적 구조 측면에서 핀란드와 비슷한 덴마크, 노르웨이, 헝가리, 폴란드의 국제학생성취도평가 결과는 매우 상이합니다. 여기서, 핀란드는 두 개의 공식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사용국가라는 점울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국제학생성취도평가 시험이 핀란드와 잘 맞는다 - 관찰자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치른 시험 항목이 특히 핀란드 학생들에게 유리했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여러 나라의 교육과정 보다는 핀란드의 현재 교육과정이 국제학생성취도평가 시험과 더 잘 맞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이런 믿음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 교육과정이야말로 핀란드의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요소 입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국제학생성취도평가에서 사용하는 시험 항목을 수락해야 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고, 따라서 시험 항목들이 학교 에서 가르쳐야 하는 내용과 어느 정도는 연결되어 있­음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4) 핀란드는 변방에 위치한 추운 나라다
    교육해설자들이 내놓은 가장 극단적인 설명은 춥고 어두운 북극의 나라에 살기 때문에 핀란드 청소년들이 샌님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집 말고는 홍미를 끌 만한 것이 거의 없어서, 청소년들이 실내에서 교육 활동을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국제 조사에 의하면, 핀란드 학생들은 다른 나라 또래 학생들에 비해 숙제 시간이 훨씬 적습니다. 또한, 핀란드 인구의 대부분 이 살고 있는 지역의 기후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이나 캐나다, 미국 북부의 기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육시스템이 이룬성과는 사회의 다른 시스템들, 즉건강. 환경, 법치, 행정, 경제, 기술 시스템 등과의 연관 속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핀란드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은 교육만이 아닙니다. 학교는 제대로 기능하는 민주주의 복지국가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핀란드 교육 시스템을 성공하려면, 민주주의 시민사회에서 그런 모든 제도들의 종합적인 기능이라는 좀 더 광범위한 맥락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슐라이허(Schleicher)는 리스본 회의에 제출한 정책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핀란드의 성공 요인 중 한 가지는 개혁을 착실하게 밀고 나간 정책 결정자들의 능력이다."(Schleicher 2006 : 9)

    경제학자들은 핀란드가 1990년 이후에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경제를 이룩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혀내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어떤 한 가지 요인만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회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전체 시스템이 고루 작동해야 합니다.

    본문 85~88p 요약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슐라이허(2006 : 9)가 어떤 연구글인지 출처를 찾지 못했다. 책에서 참조를 따로 제시하지 않아서 따로 귀찮음을 각오하고 글을 찾기가 싫었다. 다만 어찌되었든 핀란드의 교육 정책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시각들도 위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는 걸 나는 언급하고 싶었다. '소규모 국가'이기 때문에 교육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나는 꽤 많이 보았었다. 변방에 위치한 '추운 국가'라는 부분은 잘 듣지 못했고, 2)의 경우 한국도 어느 정도 단일 민족의 특수성을 지닌 국가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언급을 잘 하지 않는다. 3)은 '시험 결과'에 대한 관점의 차이인데, 이는 교육 사회학과도 맞물려있다. 모든 교육 내용에는 주류층의 가치기준이 내면화 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해석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4가지 이유들 때문에 핀란드가 'PISA"에서 높은 성취 수준을 보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한 이유는 밑에 있는 성공 요인을 언급하고 난 뒤에 언급하겠다.

    1. 모두를 위한 동일한 종합 기초학교 - 대부분 작은 학교, 초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게 인식됨을 의미
    2. 역량 있는 교사 - 교사의 업무가 독자적이고 지위가 높은 전문직으로 간주됨
    3. 지속 가능한 리더십 - 정파를 가리지 않고 정부는 모든 시민들을 위한 공공 서비스로서의 '교육'을 존중함. 또한 교사들은 각자의 필요에 따른 교수법 지식과 기술을 개발할 전문가로서의 재량권을 부여 받음.
    4. 기존의 혁신들에 대한 인지와 안정 - 다양한 교육에 대한 지식, 성과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학습 공동체나, 네트워크 개발을 도움.
    5. 평가가 아닌 진정한 배움에 초점을 맞춘, 유연한 책무성 - 앵글로색슨 국가들의 책무성(학교와 교사들에게 학습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과는 다른 유연한 책무성을 통해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낮춤. 이는 교육과정의 재량권을 높이며 시험을 위한 교육이 아닌 '배움'을 위한 교육이 가능하게 만듬
    6. 신뢰의 문화 - 학교장과 학부모, 교사들에 대한 신뢰,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본문 88~101p 요약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을 위와 같은 요소들로 나열했다. 이중 내가 보기에 한국 현실과 비교해야 할 부분으로는 1,2,3,5,6 정도를 고를 수 있다고 본다. 그 이유 역시 다음 단락에서 살펴보겠다. 굳이 4를 제외한 건, 현재 한국 사회는 다양한 부분에서 네트워크 활성화를 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이다.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서 찾기 쉬운 다양한 교육 네트워크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네트워크는 '공식적'이지 않고 비공식적이며, Top-down 형태의 의사소통이 아닌 Buttom-up의 의사소통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 집단의 의사 결정은 분명 부분부분 Top-down일지는 몰라도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자체 연수 내용, 심포지엄 내용, 활동 내용들은 근본적으로 교사들의 자체적인 노력에 의한 'buttom-up'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2. 시사점

    모든 요소들을 다 언급할 수 는 없지만 현재 한국의 교육과 비교하여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몇 가지 중요한 지점들이 있었다.

    1) 시험에 대한 인식
    아무래도 '수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현실에는 수능 말고도 다양한 시험들이 존재한다. 단순히 능력 자체만을 평가받기 위해 존재하는 시험이라기 보다는 평정을 위한 시험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핀란드 교육에서는 시험을 최소한으로 줄였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시험은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다양한 영향을 끼치는 데, 교사에게는 '시험'이라는 존재 때문에 시험을 시행하기 위한 진도 얽메이기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인상깊으며, 학생들에게는 '시험'이 사라지므로서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깊다. 요즘 추세가 교사 및 학교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국사회에서는 이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였다.

    2) 역량 있는 교사
    교사 연수는 지금의 교직사회에도 '이슈'이다. 전국에 분명 '교사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은 많을 것이다. 그 자질이 '인지적'인 부분의 자질일 수도 있고, '정의적'인 부분의 자질일 수도 있는데,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교사들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질이 떨어지는 교사를 퇴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재교육을 통한 개선, 질의 향상 등이 필요하다. 그들의 경험은 분명 과거의 경험이지만 새로운 지식과 경험들과 결합하여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 전문성의 측면에서 부족하더라도 학부모와의 의사소통의 측면에서는 좀 더 뛰어날 수 있다고 본다. 어찌 되었든 대부분의 경력 교사들은 기존 교사들보다는 부모-자녀와의 관계를 경험했던 세대들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3) 지속 가능한 리더쉽
    어려운 일이다. 핀란드에서는 주요 직책들을 종신직으로 설정함으로써 정파의 이해 득실에 관계 없이 정책이 지속될 수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었는데 이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 중 하나이다. 정당과 다양한 단체들로 인해서 한국의 교육정책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규모 물갈이가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 부분을 분명 개선해야 하는 데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초당파적인 정책 일관성 및 합의가 필요한 데 언제쯤 가능해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사상이 다르더라도 합의를 도출해내고 그러한 합의는 지키고 유지 및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적인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

    4) 신뢰의 문화
    얼마전 있었던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이 함께한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에서도 볼 수 있지만 한국의 공공기관 및 부처들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10년 전이긴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실시한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조사에서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불신'의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 상당히 걸림돌이 된다. 서로를 믿고 지지하며 결정한 정책을 수행하는 것도 사실 벅찬 일인데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비효율성이 너무 크다. 이게 개선되어야 할 가장 큰 부분이다. 학부모와 학교 및 교사간의 신뢰, 조직 내 교사 간의 신뢰는 한국 사회가 목표로 삼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큰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3. 마치며

    핀란드 교육에 관한 책을 이제까지 4권 좀 더 읽었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수렴한다.
    1) 수월성 교육이 아닌 보편적 교육을 추구하며, 경쟁보단 협력, 시험을 위한 학습보단 학습을 위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2) 교사의 전문성을 신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3) 정책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육 정책 개선이 이루어졌다.
    4)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과가 아니다.


    정도로 늘 요약정리를 하곤 한다. 이번에도 같았다. 다음에 읽을 책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겠지만 혹시 다른 관점의 내용이 있을까 하며 또 읽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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