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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생 / 고등학생 자녀 두신 분들 힘드시죠..?
    카테고리 없음 2024. 3. 29. 21:26

    공감글(중학생 딸아이 일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내용이 좀 깁니다.) : 클리앙 (clien.net) ) 보고 생각나는 것들이 많아 현직 종사자로서, 도움이나 될까 싶어서 짧게 글을 씁니다. 얼마전에 제 대학 동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한 여학생이 다리에서 투신을 했었거든요, 글을 보니 걱정이 됩니다만, 생각해보면 이 사이트에는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이 많겠지요, 댓글을 읽다보니 부모의 입장과 교사의 입장이 참 달라서 어렵겠구나 싶어서 이해를 돕고자 글을 씁니다. 어떤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요즘의 문제들에 대한 생각일 뿐이니 생각이 많이 다르실 수도 있습니다.



    1.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인간관계의 차이

    - 이 점을 참 많이들..간과 하시는 것 같기도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여기계신 학부모님들이나, 제가 학교다닐 때나 도시에서 자랐으면 한 학년에 10개반씩, 한 반에 30~40명씩은 있었잖아요? 그럼 초등학교때만 해도, 연속에서 '친구'가 겹칠일이라는 게 많이 줄어듭니다. 해마다 만나는 사람이 다 달랐지요. 그래서 우리들 때에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과정이 당연한 만큼 더 연습할 기회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학생들의 풀이 많이..겹치게 되죠. 여기에서 오는 연습기회의 상실은 상당히 큰 부분입니다. 어찌보면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연습 기회를 부모가 제공해야하는 게 필수 요구사항이라고 할 만큼 말입니다. 우리들은 이미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그 아이들은 친한 친구들과 지내기만 해왔고, 최근 몇해의 학생들은 자기 의사표현이나 표정을 읽는 과정,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에 대해 상당히 미숙한 경향을 보이는 흐름에서 새로운 사람 만나기란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우리들 때랑은 많이 다를 수 밖에요. 심지어 요즘 학생들이 겪은 코로나도 그 부분에 한 몫 합니다. 중요한 시기에 대면하는 관계를 단절당해버렸으니 더욱더 어려워들 합니다..



    2. 학교에서의 '나'와 가정에서의 '나'의 다름

    모공에 계신 수많은 회원님들도 직장과 가정의 '나'가 불일치하는 것처럼, 자녀분들도 대체로 '가정'과 '학교'와 '나'가 불일치 할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집에서 보이는 모습들을 바탕으로 학교에서의 행동을 추론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일 때가 많습니다.그럼 이 정보는 대체로 누가 아느냐 하면 담임선생님들인데, 여기에서 오는 담임교사로 인한 개인간의 편차는 저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뵙기를 기도하는 것이죠.우리가 다른 것처럼 그들도 다 관찰의 과정과 방법이 달라서 선뜻 학생에 대한 정보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학생'들은 또 2가지로 나뉘는데, '교사와의 관계에서의 나'와 '친구와의 관계에서의 나'가 또 다릅니다.



    3. 따돌림으로 인한 학폭 신고 / 또는 상담으로의 회복

    댓글에 많은 분들이 학폭 신고를 권유하시긴 했는데, 막상 학폭 신고가 시작되면 가장 괴로운 사람은 자녀가 될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왜냐하면 학폭위 개최 과정 자체가 겉으로는 '화해'를 유도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책임의 소지를 밝히는 과정이 되어가기 때문에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거지'라는 생각을 안고 다들 임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당연히 학생이든, 학부모든, 교사든 누군가는 '책임의 대상'이 되겠죠? 아쉽게도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개최하게 된 이유에 대한 거부감을 내비칩니다. 그래서 댓글의 일부 현직분들은 전학을 권하거나 상담을 권했던 이유가 학폭 개최로 인해 다른 학생들에 대해 강제성을 만들어버리는 순간 그 학생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되어버려 한차례 더 따돌림의 이유가 생기는 것이니 권하지..못했던 겁니다.

    아마 이 점은 학부모님들과 저와의 생각이 대체로 다를 부분이기도 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겠죠. 따돌림이 있었으니 그 따돌림을 벌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관점이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결국 문제 해결의 끝은 따돌림을 행한 학생들이 벌을 받아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그들이 마음을 풀고 따돌리지 않으며, 따돌렸던 학생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야 해결이 될테니 벌을 가하는 건 보통 그 나이대의 학생들에게 반감을 사는 것 말고는 대체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그 행동이 잘못된 줄 아는 학생들은 애초에 그런 '따돌림'을 하지 않구요, 그걸 제대로 인지하지 않는 학생들은 '내가 왜 벌을 받아야 해?'라는 관점을 시종일관 내비치고는 합니다.

    상담을 통한 회복이 그럼 '영구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냐? 그건 아닙니다. 저도 그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학생의 심리적, 정서적 상태에 대해서 부모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학교 외 시간'이다보니, 학교 안에서 학생도 마음 두고 이야기 할 상대를 만들어야 학교에서의 시간이 덜 지옥같겠지요? 그래서 상담을 권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터놓는 과정을 통해서 자기 표현에 익숙해지는 연습도 하고, 한 편으로 학교에 단 한 명 내 편을 만들어 두어 '조금은' 나은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죠. 부모는 그럼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냐면, 학교 이후의 시간에서 자녀의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럼 담임들은 보통 이 과정에서 뭘 하느냐 하면, 괜찮은 학생을 찾아 이야기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부탁할 만한 학생'을 찾고는 합니다. 중1만 그러는게 아니라 고3까지도 이런 따돌림이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빈번하기 때문에 여학생을 맡는 선생님들은 대체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윗글의 경우와 같이 '잊어버린'경우도 있습니다만, 특정 학생이 '혼자 다녀서 많이 힘들어 한다.'라는 이야기에 그냥 지나칠 만한 담임 교사는 많이 없거든요.(지속적으로 많이 그냥 지나쳐버린다는 느낌이 드시면 반드시 교감/교장선생님과의 면담을 거치시는 걸 권장합니다.) 그리고 관심있는 교사들이 할 수 있는게 괜찮은 친구를 찾는 일 뿐이기도 합니다. 친구를 도와야한다는 선한 마음이 있고, 배려심이 깊으며 따돌림이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친구들을 찾는 것이죠. 물론 또 그 친구가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의 입에 맞기도 해야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4. 화장여부 / 운동능력 여부 / 공부와 같이 각종 '발휘'되는 뛰어난 능력

    10대 나이대의 학생들을 다 일반화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중학생때는 무언가라도 하나를 잘하는 것이 학생들 사이에서 무시를 안당하는 방법이긴 합니다. 이건 저의 시대때에도 별반 다르지가 않았습니다. 그게 운동이어도 좋고, 공부여도 좋습니다. 남학생들의 경우 게임이나 운동 같은 것들이겠지요. 화장도 마찬가지의 영역들입니다. 아예 꾸미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무시하는 경우도 종종 봐왔고 요즘에도 이런일은 흔합니다.(흔하다고 방관하느냐, 이건 그들의 문화라서 쉽게 건드려서 해결되는 영역은 아닙니다. 그런 사회를 만든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지 그들의 잘못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미리미리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는 '잘하는 것 하나'를 마련해주시면 좋습니다. 



    5. 주동자를 찾아내는 과정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증거를 모으는 과정을 반대하지는 않습니다만, 성공하기 또한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이니까요. 학교 수업에 같이 하지도 않고, 학교 생활을 같이 하지도 않는 게 부모입니다. 한편 그 역할을 결국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 하게 될 경우 학생은 그 학생들과 가까워질 기회를 잃고 말아버립니다. 그들이 거부하니 상관없다고 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시나, 학교를 바꾸지 않는 이상 그 무리에서의 소문들은 보통 다른데로 다 돌고 돌아버리니 자료 수집의 과정도 상처가 될 때가 많습니다. 결국 담임 선생님이 학부모님의 편이어야 이 문제를 많이 도와주시겠지요. 그래서 저도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6. 전학 뿐일까요?

    전학은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한 편으로는 문제가 반복될 여지를 남겨두는 방법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인 이유는 '친한 친구'를 만들어갈 기회를 다시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실패가 반복되면 학생이 느끼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게 그 나이대에서는 적지 않기 때문에 막상 무기력함을 더 끌고 오기도 합니다. 새로운 상대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기 전에 이런게 무너지면 그 이후(고등학생)에도 많이 힘들겠죠?

    자녀분들의 대화습관, 사람들에 대한 신뢰에 대한 관점 같은 것들은 결국 부모를 따라오게 되어 있어서, 부모가 적극적이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논리적으로 하는 분들이시면 자녀들도 대체로 그러한 성향을 따라오고, 부모의 그런 모델링이 없으면 자녀들도 대체로 없는 모델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참 신기하게도 학교에 찾아오시는 학부모님들의 언어 습관은 자녀들의 언어 습관을 닮아있습니다..



    7. 자녀의 마음은 꼭 챙겨주세요. 그런데 복수로는 말구요..

    부모가 이야기하는 '내가 다 해결해줄게'는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중학생 정도 되면 자녀들도 이제는 알지요. 부모가 다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런데도 그런 말을 하는 건 부모의 마음이 그렇기때문인건 저도 잘 알고는 있습니다만, 실제로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과정과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실제로 필요한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결할 게'라기 보다는 '괜찮았니? 많이 힘들지는 않았니? 같이 천천히 방법을 찾아보자.'와 같은 톤이 조금 다운된 표현들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괴롭힘으로 인해서 겉으로는 위축되 보여도 속으로는 '격앙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모가 침착하지 않으면 자식들도 침착함을 되찾을 기회를..많이 잃습니다. 이 점을 놓지 마시고 차분하게 다시 접근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이 점을 많이들 어려워하시는데 보통 문제들은 흥분해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차분하게 상황을 바라보면서 해결해야 하잖아요? 그 과정을 학생들은 대체로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모델링을 '부모'가 해주셔야 합니다.. 



    글이 좀 중구난방으로 길어졌는데 아무쪼록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밤중이라 저도 답답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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