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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책/ETC 2013. 3. 17. 14:02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저자
    김혜남 지음
    출판사
    갤리온 | 2007-12-1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정신분석전문의 김혜남의 사랑에 관한 치유 에세이. 이 책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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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환이형이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지 3번정도 됬는데도 잃어버릴뻔 했지만, 다행히도 미리 페이스북 피드에 올려달라고 말해놓은게 되서, 난 그걸 보고 알랭 드 보통의 책을 가져오는걸 잊지 않았다! 동시에 이 책도 가져오게되었다. 음...어떤 특별한 이유에서 이 책을 가져왔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요즘 읽었던 '사랑'관련 책들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여자친구에게 잠시 주었던,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지금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와,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이나, '남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와 같은책들? 사실 요즘 들어서 다시금 사랑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미래에 대한 진지한 진로고민을 하고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한번 읽었던 책이라서 예전만큼 막 바쁘게 읽은건 아니지만, 그저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는데에는 도움이 된건 맞다.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위험을 겪으면서,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다는걸 조금씩 느끼면서 예전과는 좀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는게 아직까지는 어색하기만하다. 생각이 많아진다는건 시간이 잘 안가기 시작했다는건데, 요즘들어 시간이 잘 가지 않고 잡념이 정리되지 않고 똘똘 뭉쳐있어서 이걸 어떻게 하면 풀어낼 수 있나 하며 고민중이다. 그 고민중에 하나는 사랑이고, 다른하나는 진로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정말 내 여자친구를 사랑하는건지, 아니면 내 여자친구를 통해서 내 모습을 투영화 해서 '나르시시즘'을 느끼려고 하는것인지, 아니면 내 부모님의 모습을 보려고 하는건지 이 책을 보면서 자꾸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아예 모르는 상태로, 그러니까 연애를 하다가 멈춰서 '사랑'하는 감정을 마음속에 두지 않고 이 책을 보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어떤 감흥을 느끼기 보다는 지식을 습득하고 스스로를 파악하기 위해서 읽었는데, 지금은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읽다보니까, 좀 다른것들이 보이는것 같기도 하다. 내가 이 관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나, 여자친구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들이나 여러가지 등을 말이다.



       '최초의 인간(premeval man)' 이야기는 누구나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맨 처음 인간은 네개의 팔과 네개의 다리, 두개의 성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인간이 자꾸 신을 위협하기에 이르자 제우스가 이에 이 인간을 둘로 갈라놓았고 그로인해 인간이라는 존재는 서로다른 '반쪽'을 찾아 헤매게되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사랑을 두고서 내 반쪽을 찾기위한 과정이라 이르는건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없는 점을 상대방에게서 찾아 헤매는걸 자주 보았기 때문일것이다. 나 역시 약간은 이상한 남자에 속하는데 그 이상함때문에 나에게 없는 약간의 남성성을 상대방에게서 찾아 헤메는 결과로, 지금의 여자친구와 같은 사람을 만난건 아닌가 싶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관계에 의미부여를 하는건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는 이 관계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입장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우리같은 커플이 어디에 잇냐고 말하며 말이다.


       지은이는 '사랑'을 세가지 단계로 이야기한다. 첫단계는 '사랑에 빠지는 것(falling in love)'이다. 어떤 상대방과 사랑을 시작할 때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한눈에 반한다는 표현은 대개 사랑에 빠지는 걸 말하는 것임은 누구나도 알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사랑을 하는 것(being in love)', 각자의 인생의 방향을 틀고 각자의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서서히 맞추어 가는 것을 말한다. 세번째는 '사랑에 머무는 것(staying in love)', 사랑하는 관계와 외부세계가 격리된 것이 아닌 그 안에서 견디어 나가는것을 말한다. 나는 여기에서 두번째 단계와 세번째 단계안에 머물러 있는데, 사랑에 빠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녀만 보이던 시기는 이제 좀 지났고,(그렇다고 열정이 사라진건 아니다. 오히려, 군대에 가고나서 열정이 다시 생긴듯한 이 느낌을 만날때마다 지울 수가 없어서 굉장히 슬프기도 하고 고민이다.) 사랑에 머물고 싶은 단계에 이른 나에게 어떻게 하면 내 인생 설계에 '이윤아'라는 사람을 같이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아버지는 내가 제대하고 바로 유학을 가기보다 1년정도 교양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그때, 내게 여자친구때문에 그러시냐며 물어보셨다. 나는 사실대로 '그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내게 세상에 널린게 여자니까 집착하지 말아라 그러셨겠지만, 나는 지금과 같은 '안정된 상태'가 좋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관계를 만들고 내 스스로 힘들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1년정도 같이 공부하고 지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를 한것이다.

       '사랑에 머문다'는 느낌을 난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것과 다르다는건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여기에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지 1년이 다되어가고, 이 고민을 구체적으로 끝내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것들을 생각하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다. 막연하게 나마 몸이 그걸 알고 있는것이다. 그게 어떤느낌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내 언어 표현력이 딸려서. 그래도 이 느낌을 아는 사람들은 내가 말하지 못해도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사랑이란 '에로스(욕망)'와 '프시케(영혼)'가 총체적으로 결합된 상태이다. 사랑에 있어서 이 두가지 측면은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중요하다. 정서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합쳐진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황홀한 경험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책에 결론에 이르러 쓴 이 부분처럼, 나도 사랑을 단순히 '플라토닉 러브'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세상에 어떻게 '플라토닉 러브'가 가장 좋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냐고 이야기 하고 싶다. 정신적인 사랑은 단지 서로가 그들의 사랑을 '욕망'과 연결시켜 더럽히고 추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것이라고 비판하고 싶다. 서로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편지로만 만들어왔던 '플라토닉 러브'를 망치는 모양이기 때문에 그런다고 난 말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랑은 정신과 행동의 합일인데, 다른말로 하면 머리와 가슴이 일체가 된다고 해야할까. 이성으로도 감성으로도 이 둘중 어느 하나만 가지고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이성도 될줄 알아야 하고, 차가운 감성도 될줄 알아야한다. 대개는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이 지배한다고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하면서 관계를 꾸려나가는게 맞다고 본다.


       그간의 나를 돌아보면 난 매우 의존적인 성향이 강하고(그렇지 않고 싶은데도 그러는건 어린시절의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보면 말이다.) 같이 있다가 혼자있으면 하루정도는 상대방을 매우 그리워하다가 서서히 괜찮아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혼자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때 결혼을 하라는 누군가의 조언은 매우 타당하고 옳은 조언이다. 상대방이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때 결혼을 했다간 그 가정은 파탄날 위험을 안고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와 2주년이 되가는데 어떤걸 해야 그동안의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을지 고민이다. 그간을 되돌아보면서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어떻게 발전해왔었는지 이야기하고 싶은데,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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