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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를 보다보니..사람 이야기를 해야한다.
    내 관점/생각해 볼 문제 2013. 7. 18. 20:51

       '대지진'이란 영화에 대해서 얼마전에 글을 썼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난 이후에 영화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영화'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매체중에 하나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상업적인 수단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보여지고, 이 목적에 맞는 영화가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면서, 영화하나로 몇년치 자동차 판매 수입을 올리는 기록도 생겼다.(쥬라기공원) 과연 영화라는 매체는 '상업적'인 얼개와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내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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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사람이야기를 해야한다.

       블록버스터와 액션영화가 박스오피르를 지배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관에서는 '사람의 생존'에 관한 영화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영화관이 보여주고 싶어서 보여주기 보다는 배급사와 제작사의 합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제작사들은 대부분 '흥행'을 목적으로한 영화만 만들기 시작한다. 블록버스터는 대규모 생존에 관한 영화가 많고, 액션영화는 소규모 생존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비교적 '선'과 '악'을 확실하게 설정해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천편일률적이다. 거의 모든 영화가 이걸 따라한다. 이런 영화들은 얼개가 거의다 비슷하다. 그 어떠한 차이점도 찾기가 힘들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어떠한 '생각'을 할 필요도 없이 얼개대로 따라간 이야기의 결말을 지켜보며 '익숙함'이란 느낌을 '재미'라는 이름으로 느낀다.

       퍼시픽림은 대표적인 로봇물인 블록버스터이고, 감시자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와 같은 '흥미'위주의 영화이다. 월드워Z는 좀비가 나타나서 전세계가 위험에 빠질것 같았는데 다행히 그 해결책을 찾아서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더 웹툰'은 나름 보기 힘든 스토리로 시나리오를 짜서 영화화 한거라서 '작품성'은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론 레인저는 비슷한 얼개를 가진 영화가 많아서 설명하진 않겠다.





       최근 박스오피스는 위와 같다. 하지만 구체적인 '설정'의 예를 들기위해서 다크나이트와 트랜스포머를 비교해보자. 다크나이트는 배트맨이 '조커'와 사투를 벌이고 결국은 조커를 이기고 고담시에 평화를 가져오게 된다. 한편 트랜스포머는 샘과 옵티머스가 디셉티콘을 물리치고 지구에 평화를 가져오게 된다. 둘다 스케일의 차이가 약간 있을 수는 있지만, '선'으로 설정된 편이 '악'을 물리치는건 변함이 없다. 여기에서 '악'은 사회의 기반을 뒤트는 집단으로 비춰진다. 디셉티콘은 지구를 지배하려고 하고, 조커는 고담시를 파괴하려고 한다. 이건 매우 소수의 행위이기 때문에 바로 '악'이라고 비춰도 문제가 없는것이다. 아무런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것은 '악'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소비행위가 올바른 소비인걸까. '사회현상'이나 인간에 대한 고민을 하는게 아니라 그저 생각할 필요가 없는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게 도덕적인 행위이고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소비인걸까. 그리고 기여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것일까.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소비임에는 틀림없다. 사회의 사상에는 많은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기는 힘들 것이다. 보통은 CJ에서 배급한 영화들의 흥행성은 대개 '보장'되어있다. 최근작중 대표적인걸 고르라면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영화인데, 소재가 신선하고 배우의 연기력도 뛰어나서 호평을 받았었다. 게다가 배급사의 파워도 갑중의 갑이라서 그런지 전국의 대부분의 영화관을 '점령'했었다. 사람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나에게 '상업적인 영화'라는 이미지를 지우기에는 좀 부족했던것 같다.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보단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만들어낸것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수익'을 제공했고, 영화를 본 관객들은 만족하며 나간 사람들이 많았다. 분명 '기여'한 셈이다.

       잠시 '문학'작품 이야기를 해보자. 밀란 쿤데라는 자신의 에세이집 '커튼'에서 조지 오웰의 '1984' 같은 작품은 소설이 아니라 '사상집'이라고 이야기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쿤데라의 가치관이 '소설'은 '소설'로 끝나야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화'도 '문학'과 같은 예술의 한 장르로서 지나치게 사회적인 사상을 드러내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문학은 그럴 수 있더라도 영화는 달라야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 사회적인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다른 매체와는 다르게 특히 '문학'과는 다르게 영향력이 굉장히 강하다.





       '도가니'라는 작품은 몇년간 책으로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와있었다. 이 도가니라는 작품이 '책'으로만 있을때에는 그 어떤 파장도 사회에 나타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이 영화화되었고, 이윽고 세상에 나타났다. 같은 제목으로 나타난 영화에 수많은 사람들은 분노를 표했고, '진실규명'과 '사법처리'를 촉구했다. 이윽고 관련관계자들은 구속되기 시작했고, 이 학교의 선생님은 증언대에 올라 증언을 하였으며,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고, 가해자와 '학교'에 대해서는 처벌이 내려졌다. '책'은 몇년동안 아무런 효과도 사회에 가져오지 못했는데, 영화는 몇달안에 이 모든것을 뒤바꿔놓고 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그만큼 '책'이라는 매체는 이전세대들보다 확실히 지금 그렇게 '효과'있는 매체는 아니라고 볼 수 있고, 이와는 다르게 영화는 상당히 영향력있는 매체로 부상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이런 영향력있는 매체가 '상업적'인 존재로 90퍼센트가 사용된다면 이건 너무 아쉽다고 밖에 생각이 안든다. 러시아는 영화를 민중들의 계몽수단으로 활용했었을 정도인데, 우리가 그러자는건 아니다. 다만 영화관을 점령하는 작품들이 블록버스터와 스릴러뿐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것이다. '사람'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텐데 그러지 못하는게 아쉬운 것이다. '건축학개론'처럼 '첫사랑'에 대한 지난 이야기를 하는 영화여도 좋고, '대지진'처럼 지진이 일어난 이후의 사람들의 삶을 진득하게 그리는 영화도 좋다. '도가니'처럼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사건을 주목하게 하는 영화도 좋다. 다 사람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치있다고 느낄만한 영화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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