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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상을 세우기 위해 혈안이 된 지금..
    내 관점/생각해 볼 문제 2013. 8. 12. 23:51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에서 이상욱은 새로 부임해온 원장 '조백헌'대령에게 말한다. 전 원장 주정수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동상을 세우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노라고. '동상'이란 무엇이고, '동상'이란 단어가 내게 가져다 주는 의미는 어떤것일까. 동상이라....자신만의 동상을 세운다는건 자신의 명분과 목표에 집착하여 다른사람들의 상황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걸 의미한다. '성과중심주의'가 판을 치는 현 조직에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주정수 원장은 처음에 '낙원'을 만들겠다며 도민들을 감동시키고 도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것도 매우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소설속에서 원장의 '낙원 건설'은 부임 초기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제대로 가져주지 않던 소록도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가져주는 이는 '주정수'가 거의 처음인것차럼 나오기도 했다. 전 원장들의 이야기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 전에 부임한 원장은 '주정수'와 주정수가 아닌 사람으로 분류되었다. 처음에는 '평의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자발적인 참여를 꾀했다. 도민들은 이에 응했다. 하지만 그것도 해가 지나가면서 점차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줄었다. 주정수가 생각하고 꾀했던 것들은 결국 자신의 이념을 실행시키기 위한 행동으로밖에 받아들이기 힘들어졌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집단들의 '수장'들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땅바닥부터 올라온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애초에 '엘리트'가 굉장히 소수이고, 나머지 대다수들은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하고 온 인사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때는 그래도 조금은 '실무자'를 배려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다양한 경험을 해왔고 '실제'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아니다. 현재는 점차 실무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관리자'역할만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실무의 어떠한 경험도 없이 점차 '관리'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업무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관리자로 인해서 수많은 조직들이 비효율적인 행위를 강요당하게 되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걸 막을자는 아무도 없다.




       나는 궁금하다. 과연 과거의 조직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운영되었는지 궁금하다. 왕권시대에, 명령에 불복종할시, 그 이유가 합당치 않으면 대개 '형벌'을 행했다. 여기에서 이유의 합리성은 이의를 제기한 신하가 판단하는것도 아니고, 오직 '왕'이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주관적이었고, 객관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물론 기록을 보면 현명했던 왕들은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으리라 생각된다.)그렇기 때문에 이 '주관'에 맞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는건 목숨을 거는것과 마찬가지였고, 함부로 발언하지 않고 왕의 의견을 따르게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이건 과거에도 왕들이 자신들의 '동상'에 집착했을때 충분히 동상을 세우느라 실제를 전혀 보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결국 세상 그 어느 집단도 '모두를 배려하자'라는 생각을 하든 안하든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기 힘들다는걸 말하는데, 이건 내게 너무 비관적인 결론이기에 이렇게 판단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궁금하다. 실제로는 어땠는지.


       나는 사회가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러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만 이로운 방향으로만 끌고가는게 옳은게 아니다.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사회가 변해가야 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의 여하에 달렸다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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