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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혈모세포 기증 의뢰 연락
    개인적 기록/일기 2017. 11. 3. 16:35

    그 동안의 일기는 거의 인스타에만 올라갔다. 다른 이유보단 인스타의 접근성이 더 높았다는 것과, 이렇게 블로그에다가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들이 컸다. 왠지 블로그는 좀 더 장문의 글을 쓰고 싶다는 내 생각이 강해서 그렇기도 하고, 블로그를 손대가 시작하면 또 하염없이 다시 쓰고 싶어질 글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안썼지만, 어제 연락온 그 '조혈모 세포 기증 의뢰'는 최근에 받았던 연락 중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락이어서 결국 글을 쓴다.

    조혈모 세포 기증은 소위 골수를 기증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백혈병 환자들의 거의 최후 방법 중 하나로 조혈모 세포 이식이 권장되고 있는데 그걸 말하는 것이었다. 작년 봄에 명동성당에 들리면서 조혈모 세포 기증 신청을 해두었었는데 올해 이렇게 연락이 오니 새삼 신기하다. 메일로 연락오기로는 10대 남자가 백혈병으로 인해서 이걸 의뢰해 왔다고 적혀있었다.

    그냥 나는 건강하다는 생각, 10대의 나는 아무 걱정없이 병원도 안가고 서든어택하고 피시방가고 가끔 도서관가고 학생회 활동하며 별 탈 없이 지냈었던 생각들, 지금의 나는 건강하구나 하는 생각들, 그 친구의 부모님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 그 친구도 고생이 많을텐데 어떻게 도움이 안될까 하는 생각들이 그냥 쭉 스쳐버렸다.

    일단은 오늘 아침에 다시 연락을 해서 내가 당장은 시험이 있어 25일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했는데, 이것만 지나면 다시 연락해봐야겠다 싶다. 그 전까지 한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분들을 통해서 먼저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 한시라도 급할테니.. 다만 그게 아니라 아무도 하지 않고 내게 온다면 꼭 도와주고 싶다. 나도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의미 있는 경험 같아서. 

    사는 게 이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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