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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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목마른 계절'을 읽고.책/한국문학 2018. 2. 3. 09:11
소설을 관통하고 있는 시대적 배경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6.25는 박완서의 오랜 주제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설에 아예 직접적으로 빨갱이와 흰둥이를 언급하며 ‘하진’의 방황과 불안을 드러내었으니까 그걸 파악하는 건 쉬웠다. 논문들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시대적 배경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글들이 이미 써 놓았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이 작품에 대한 논문은 다해서 10편 남짓이었다. 학위논문에서는 그냥 계별적인 작품으로 다루는 게 아닌 '박완서'라는 작가 안에서 다루는 하나의 작품일 뿐이었고, 일반 연구 논문들도 몇 편 안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논문들을 보고 글을 쓰지는 않았다. 소설을 읽고 나니 제목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목마른 계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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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읽고'책/한국문학 2017. 11. 30. 21:14
자신을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보이는 '나'는 진짜 나이기도 하고 내가 아니기도 하다. 나는 누구의 마지막 춤 상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상대방이 "당신이 마지막은 아니야"라고 하면 "그래 알겠어, 이제까지 정말 고마웠어. 잊지 말아줘."하고 떠날 것 같다. 누군가를 생각하다가 그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오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늘 만나자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적은 확률로 당신을 생각할 때 당신에게서 연락을 받았으니까 말이다. 나는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 고민하던 때가 많았는데, 앞으로 그러기는 힘들 것 같다. 시간이 아까운 게 사실이다. 상대방이 재미있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건 그저 '바라볼 수 있는 상대'일때라는걸 공감한다. 그저 볼 수 있다는 특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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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읽고책/한국문학 2017. 11. 28. 23:04
1차 시험 끝,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인 새의 선물을 빌려왔다. 뭐 이제는 책 읽는 속도가 빨라져서, 새의 선물 정도는 하루만에 다 가능했다. 한 4시간 남짓 읽으니 400쪽 가까이 되는 은희경의 소설은 상당히 빠르게 읽었다. 당분간은 이렇게 읽고 싶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예정이다. 어느정도까지 읽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당분간은 편하게 글을 써야겠다.새의 선물은 나병철 교수님이 가끔씩 언급하시던 소설 중에 하나이다. 은희경의 소설이 시험에 나오고 나서는 자주 언급하셨던 소설이라서 성장 소설이라는 것만 대충 알고 자세한 내용을 오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건 처음이다. 대학동기 L이 좋아하는 소설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서술자가 다른 소설과는 조금 달랐다. 이 소설의 서술자는 일찍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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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13>책/한국문학 2017. 5. 16. 09:41
- 소설의 내용이 많이 담겨 있는 글입니다. - 0. 화제작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라는 문장이 책 뒤편에 쓰여있는 소설책이다. 맘충? 맘충 그렇다. 보통 '충'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벌레'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단어이다. 하필 왜 '벌레'냐고 묻는다면, 사회 통념이 '벌레 같은 놈'이라는 비하적 의미로 쓰이는 일종의 접미사로 한자어 '충'을 선택했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이전에도 '충'이라는 접미사는 자주 쓰였다. 특히 학교에서 말이다. 잠충이(잠만 자는 애들을 놀리는 말), 식충이(먹는 것만 밝히는 애들을 놀리는 말)와 같은 단어들이 그 예이다. 이런 맥락 속에서 '맘충'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이건 '엄마'를 비하하는 단어이다. 소설 속의 맥락에서는, '남자들의 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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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평전, 송우혜 저, 푸른역사, 2004책/한국문학 2016. 8. 21. 21:0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序詩)',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1948 --- 0. 올해 윤동주 관련 영화가 나왔으니 - 영화 '동주' - 윤동주에 관한 책을 최소 한 권 쯤은 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양심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20세기 문학은 돌고 돌아서 20년대와 30년대를 지나 어느덧 40년대에 이르렀고 거기에는 '윤동주'라는 시인의 이름이 자리하고 있던 시대였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빌려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윤동주 평전'입니다.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1940년대는 암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