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톡홀름 지하철역 / 유럽여행 정리 13, 16년 2.10~2.13 / 스톡홀름 여행기 #3
    여행/16년 2월 유럽여행 2016. 7. 12. 00:31

    먼저 들어가기에 앞서 스톡홀름의 지하철에 대해서 굳이 '따로'언급하는 이유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합니다. 음, 우리가 '북유럽'하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디자인'입니다. 북유럽 디자인, 북유럽 풍 커튼, 그릇, 수저 등 사실 '북유럽'에서 온 것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이런데에는 북유럽의 대체적인 복지수준이 아주 높기 때문이며, 시민 의식이 뛰어난 '선진국'이라는 인상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부분들 중에서도 특히 교육이랑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데 마침 스톡홀름의 기차역들이 상당히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따로 들렀습니다.

    먼저 지하철 내부입니다. 사람이 워낙 없었는데 - 종점까지 거의 다 와버렸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원래는 이렇게까지 자리가 텅텅비어있지 않았는데, 평일 오후 시간대에 누가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가겠습니까, 저는 충실한 여행객이었기 때문에 단지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일 뿐입니다..

    참 내부가 클래식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럽 지하철의 마음에 드는 점은 의자가 저런식으로 '앞뒤'형태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처럼 좌우에 의자가 붙어 있는 디자인은 열차 내부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쉬운 구조이지만, 한 편으로는 앉은 공간이 적어진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저는 파란색을 좋아하는 편인데 저런식의 파란 열차 내부의 디자인은 황색이라는 게 묘하게 잘 어울리더군요. 이 아래 사진 부터는 다양한 역들의 내부 사진들입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엘리베이터..

    저는 이 역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역 이름은 위에 나와있듯이 'Rissen'입니다. 아래에 보이는 것들은 유럽 사진들이에요. 세계사를 조그맣게 지도를 통해서 그려놨습니다. 역 전체에 말이죠. 이런식의 역 내부 디자인을 본 적이 없는데 참으로 멋집니다. 일상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거겠죠, 제가 핀란드어를 읽을 수가 없으니 정확히 무엇이 쓰여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유럽사는 알고 있었으니 그림은 이해했었습니다. 로마 제국부터 시작해서 투르크, 신성로마제국, 프랑크 왕국 등등 유럽사가 다 들어가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동양사도 같이 나오더군요.

    어떤 영화에서 저 펭귄을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납니다. 뭐, 기억은 안나지만 참으로 미적인 감각이 아닐 수 없어요.


    기차 내부 사진입니다. 초점이 안맞아서 흐리게 나왔는데, 어쨌거나 저는 저 의자 시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까 봤던 Rissen 역의 다른 면입니다. 한쪽에는 지도, 한쪽에는 글씨가 이렇게..저는 저렇게 색 배열한 것도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운데 파이프는 분명 전선들일텐데, 저걸 스펙트럼을 활용해서 무지개처럼 왼쪽부터 오른쪽까지 색을 차근차근 변하게 만들어놨거든요.

    저는 여기에서 스톡홀름의 일상에 대해 의문을 가졌습니다. 과연 '다른 디자인'과 '다른 사고'가 일상인 그들에게서 나오는 창의력이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것인지 말입니다. 우리의 상상력은 우리가 보고 접하는 것에 많은 의존을 합니다. 그게 경험이기 때문에 우리는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들을 생각하지만, 그 범위가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기 때문인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스톡홀름 사람들의 일상은 조금 다르기 때문에 항상 조금은 다른 디자인이나 사고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결론을 내릴 수 있더군요, 우리랑 평소에 보는 '스펙트럼'이 다르다보니 사고의 스펙트럼도 더 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게 여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이겠죠, 일상의 작은 변화가 큰 사고의 변화를 바꿀 수 있다는 현대 사회학의 '미시적인 힘'을 믿는 한 사람으로서 스톡홀름의 지하철 여행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저렇게 디자인을 하게 된 것에는 채굴 작업을 해놓고 그걸 덮지 않고 페인팅을 한 결과라고 하는데, 이게 아이디어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리는 비용이 다른 자재로 씌우는 비용보다 낮다면 경제적인 것도 해결할 수 있고, 동시에 예술가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서 그들의 능력을 펼칠 수 있게 기회를 주게 됩니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더군요. 대리석 같은걸로 안씌우고 잘 놔둔채로 리모델링을 해보는 것도...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