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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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상의 예술, 최재서, <문학과 지성>, '인문사', 1938평론 2016. 8. 31. 08:24
나는 이상의 소설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따라서 그의 소설에 관하여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글로 쓰는 것도 내게 있어선 한 즐거운 일이올시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이 추도회 석상에서 하게 되었다는 것은 천만 뜻밖의 일인 동시에 대단히 거북하고 슬픈 일이올시다. 나는 변변치 못한 몇 마디 말로써 고인에 대한 경애와 추억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나는 이상을 알기 전에 그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실험적 소설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문단 상식과는 대단히 거리가 먼 이 소설에 놀라면서도 그 예술적 실험을 어느 정도까지 신용해야 할지 다소의 의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즉 이 작가는 이렇듯 괴상한 테크닉을 쓰지 않고서는 자기의 내부 생활을 표현할 수 없는 무슨 절실한 필연성이 있었든가 혹은 그저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