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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정리 후기 #2개인적 기록/이사 기록 2022. 6. 26. 23:39
소설들을 다시 읽으면서 고통들과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한국문학 이야기들은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왔던 지난날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한국문학은 나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느끼는 고향 상실의 감정, 사람들과의 소통의 부재 같은 것들은 나에게 과거 일들을 떠오르게만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택하는 건 익숙했었던 사람들과 멀어지고 오래전에 주고받았던 메시지들을 다시 들춰보는 일들이다. 그렇게 예전에, 그 때에 그 사람들과 나누던 내 감정들을 생각하려면은 채팅을 주고 받은 것, 편지를 쓰고 준 것들을 읽는 것 말고는 그 감정들을 되살릴 방법이 없다. 아마도 나는 그게 그리워서인것 같다. 그렇게 보면 내가 그 감정들을 나누었던 공간들도 역시 그리운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 책을 굉장히 많이 읽던 시절의 나는 분명 너무 많은 생각들과 감정들에 휩싸여서 나의 내면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던 모습들을 자주 가지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그러한 생각들은 지금도 변함이 없기도 하다. 어쩌면 책을 다 읽은 사람들일지라도 나의 그런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고민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집 근처에서 자주 갔던 장가계 음식점도 그리울 것이고, 최근 1년 동안 알게 되어 가게 된 그 회색과 검정빛의 카페도 그렇고. 이 근처에서 갔던 마트와, 스타벅스가 처음 생기던 그 때도 기억할 것이다. 하늘아래로 떨어지는 노을빛도, 아침에 보던 일출도, 학창시절 깜깜한 밤을 걸어갔던 고등학교도, 자주 타고 다니던 07번 빨간 버스도,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도서관에서의 기억들도 다 잊기 힘든 것들이겠지. 이런게 고향 상실인걸까,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