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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무엇인가', 게오르그 짐멜 part.1책/ETC 2016. 4. 14. 21:43
0.
저녁밥을 먹는 도중에 친구가 요즘도 책 읽냐고 물어봤다. 도통 책 안읽다가 오늘은 읽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읽었다고 이야기 했다.
1.
게오르그 짐멜은 사회학자이면서 심리학으로 시작해 철학으로 끝낸 사람이다. 게오르그 짐멜을 처음 알게 된 때는, 음 패션잡지에서 읽었던 게 생각난다. 게오르그 짐멜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면서 작가가 글을 썼었는데 당시 그 멋있는 말은 이러했다.
'보통의 사람들과 달라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구별 짓기'를 통해서 그들과 다른 패션을 추구하고 선호하지만, 그럼으로 인해서 그들도 '또 다른 사람'이라는 그룹에 속하게 된다.'는 이야기었다. 이건 당시 내 패션에 대한 시각 자체를 바꿔놓은 말이었던것으로 기억난다. 나도 '달라 보이려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것 자체로도 '달라 보이는 그룹'이라는 또 다른 그룹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진정한 의미의 '구별 짓기'는 쉽지가 않다.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2.
하여간에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게오르그 짐멜이 어쩌다가 머릿속에 튀어나왔는지 이야기하면 그건 '맥락 수필'이 되니까, 그건 다음에 이야기 하기로 하고, 피곤한 머리를 잡고 게오르그 짐멜 책을 3권 빌렸다가 2권만 발췌독 했다. 그 중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대해 오늘은 일부분만 쓸까 한다. 이렇게 부분으로 나누어 글을 쓰는 데에는 오늘 읽은 부분이 상당히 사회 통찰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객체들의 질적인 측면은 화폐 경제에 의해서 심리학적 중요성을 상실하게 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모든 가치를 화폐 가치에 의해서 평가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받는다. 이는 결국 화폐 가치가 유일하게 타당한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이 부분 때문에 오늘 짧은 글을 쓴다. 이 말은 현대 사회의 거의 대부분의 가치를 담고 있는 말이다. 이 부분 이후에도 사회에서 '돈'이 가지는 힘과 그 영향력에 대한 부분은 엄청나게 많이 서술되어있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만 그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돈'이 유일하고 타당한 것으로 보이게 만든 다는 것이다.
3.
몇 주전에 동생의 행동에 대해서 아버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인 것인가..모든 행동의 기준이 '돈'이 될 필요는 없다. 사실 돈은 자본주의 시대에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돈이 행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해 줄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다. '행복'은 내가 찾아야 한다. 짐멜도 이런말을 써놨다. 소득이 올라간다고 해서 행복이 올라가지는 않으며 어느 정도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우울해 하는 것은 바로 이런 현상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4.
저게 어디에까지 적용될 까 생각해봤는데 모든 일상에 적용된다. 하물며 커피값 마저도. 나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것이고, 커피가 좋아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지 커피가 얼마이기 때문에 걱정하면서 마시고 싶지는 않다. 이러려면 적정 수준의 돈이 있어야 한다. 그게 오늘 깨달은 일이다. '돈'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이렇게 느끼고 나니 생각나는 것들이 많다.
5.
모든 일상에서 가격을 보고 가치를 매기고, 사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는데...가격 때문에 이 가치에 대해서 망설이고, 해맨다. 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정말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느끼기에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돈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특정한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항상 일어날 수 밖에 없는데 '내가 추구하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을 돈이 방해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 어휴..그럴 게 아니었는데..그냥 돈이 없어서 그걸 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이럴 필요가 없었는데 하는 순간들이 너무 많다. 앞으로는 좀 줄여야지, 인식이 바뀌면 행동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계획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법은 따로 또 익혀야 할 문제다.
6.
다음에는 여성문화, 그리고 일반 문화에 대해서 써야할 것 같다. 여성 문화에 대한 짐멜의 시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교육학 강의로 들은 지식들도 이런 책에 연결되는 것을 보면 교육학 강의도 좋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