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여울의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던 것들'을 읽고책/ETC 2016. 4. 16. 12:02
-1.
글을 쓰려고 보니 고민이다. 내 느낀바를 써야하는 것인지, 이 책은 이런이런 내용이다라고 써야할 지, 아니면 둘 다 써야할 지.. 이 책은 꽤 괜찮은 수필 책이어서 책에 있는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었지만 읽고 나서 떠오르는 것들은 대부분이 '나의 서사'이다.
0.
요즘, 정말 최근 들어서 올 1월달부터 쭉~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던 것들이 참 많다. 시간은 지나가면 지나갈 수록 놓친 것들이 많다. 그 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머릿속을 샤아아악 스쳐가면서 과거의 일들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떠올리게 만들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아, 그떄 알았으면 좀 더 좋았을텐데..이미 돌이켜놓기에는 늦어버린 것들이지만..그럼에도 요즘처럼 후회와 아쉬움이 남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지난 대학생활 7년에 대한 후회를 요즘 다 하고 있다고 할까.. 그 때는 길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기만 했었고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던 것 같았던 그런 시절 조차도 내 자리와 다른 사람들의 비어 있는, 조금은 여유 있는 공간들이 항상 있었는데 그걸 미처 보지 못한 그 떄가 아쉽다.
1.
얼마전에 책을 선물 받았다. 가까웠지만 한참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서 책을 받았다. 나는 오랜만에 만났어도 선물하나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째서 그랬는지 잠시 스스로를 반성했고 다음에는 꼭 엽서 하나라도 들고 가야겠다고 다짐하며, 선물을 감사히 받았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괜찮은 책이었다고 하면서 책을 받고, 고스란히 학교가는 길에 가방 속에 넣어두고 시험끝나면 읽어야지 했는데, 정말 어제 광주 오는 길에 읽었다. 집에는 한 3주 만에 가는 것이지만, 책은 하루만에 다시 읽는 일이었지.. 하여튼 책을 학교에서 513번 타고 나오는 순간 부터 잠시 스타벅스에서 버스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광주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까지 해서 2시간 정도 읽었더니 다 읽었다. 오랜만에 학습 독서가 아닌 여가 독서를 하다보니 책 읽는 속도가 금방금방인데, 내용도 금방금방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해둔 것들이 많았어서 그랬을 것이다.
2. 간단한 내용 소개
그래도 조금은 책 소개를 해야지, 이 책에는 '아쉬움'의 이야기가 있다.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이야기임에도, 보편적인 이야기가 많았어서 나도 읽다보니 생각나는 게 참 많아서 좋았다. 작가가 생각한 주제에 따라서 작가는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그 중에는 '죽음'과 같은 것도 있었고, '질문'과 같은 것도 있었다. 흔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나, 우정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직업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발췌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특정 부분만 읽어도 사실 별 문제는 없겠지만, 이 책은 목차와 목차간의 내용구분이 명확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다 읽어도 무리 없이 읽힐 것이다. 왜냐면 결국 이 책의 '큰 주제'가 책을 잘 다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도 나는 권하고 싶다.
표지에 쓰여있는 2음절짜리 단어가 이 글의 소재다. 연결되지 않으면서 연결된다고 느끼는 이유는 내가 아마 '연결'짓는 사고를 원치 않게 많이 하기 때문이겠지 싶지만 사실 크게 다른 주제가 아니다. 사랑과 우정은 한 끝 차이이고,
3. 내 이야기
어찌보면 지난 날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담길 글을 쓰겠지만, 이 글은 내 기록이니까 개의치 않는다.
1) 내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들에게 다시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 이야기를 좋든 싫든 들어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 중에는 듣고 싶었던 이야기도 있었을테고, 정말 왜 하는지 모르는 이상한 이야기나 안좋은 이야기도 있었겠지만, 그것들 조차도 나로서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네가 좋고 편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내게 있어서 내 이야기를 네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영광이고 축복이며 감사할 일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많은 사람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2) 친척 동생에게 '나중에 무슨 일을 해보고 싶은지'에 대해 물을 때 조금만 더 상세한 질문을 던져볼 걸 그랬다. 물론 친척 동생에게 '나중에 이런이런 직업을 하고 싶어?'라고 직접적으로 물은 건 아니지만, 그 동생은 내게 '직업'으로 답해왔다. 음, 좀 다르게 물어볼 걸 그랬다. 나중에 하고 싶은 '직업'이 아니라, 어떤어떤 일들을 하면 행복할 것 같은지, 혹시 그 일을 위해서 어떤 걸 해보면 되는 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 지 말이다. 다음에는 좀 더 구체적이고 단순히 '직업'을 대답으로 하는 질문 따위는 버려야겠다.
3)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못한 것 같다. 어떻게 어떻게 지내다보니 내 울타리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지만 그 박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었지...아 아쉽다. 그렇지 않아도 되었다. 내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지나가지 않아도 되었었다. 그 사람들에게도 웃어주면서 힘든 일은 없는지 물어보고 아무에게도 말 못할 일이 있다면 잠시 들어줄 수 있었다.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4) 부모님, 부모님에게 무슨 일들을 털어놓기가 쉽지는 않다. 아마 앞으로도 털어놓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겠지, 털어놓게 된다면 다른 주변 사람들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연락은 좀 더 자주 해야겠다. 생각해보면 나는 영국 가는 비행기에서도,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기차를 타고 마드리드에 가던 그 날에도 항상 죽을 수 있었다. 단지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일 뿐, 하루에도 여러 곳에서 교통사고가 난다. 단지 내가 움직일 때는 제발 괜찮아라 하고 잠시 소원을 빌어볼 뿐, 모든 것들을 내가 바라는 대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살아온 게 참 다행이다. 지금까지 살아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다행이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한 편으로는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5) 내가 잘 할 수 있거나 조금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다행이다. 공부가 힘들면 그렇게해서라도 공부에 흥미를 다시 붙여봐야 겠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괜찮은 방법중에 하나니까, 조금 시간도 오래걸리고 일일히 책을 뒤지는 수고를 해야하지만 그럼에도 그 일은 할만한 것 같다. 조금은 무식하지만 여러책을 쌓아두고 그 안에서 자료를 찾아가며 내 책에 덧붙이는 것 만큼 재미있는 건 없는 것 같다.
6) 사랑이란 것은 끝나서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다음에는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면서 말이다. 친구와의 우정도,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그 때 더 잘하지 못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물론 그 사람들이 내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던 것도 생각난다. 최근에는, 최근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그 친구들 덕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지 않은가, 삶이 끝나서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죽음'을 선택한 게 아니라, 여전히 살아있는 길을 선택했다는 게 다행이고 감사히 여겨야 할 것들이다.
4. 그래서 난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책에 있는 내용들은 이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읽어나갈 독자의 이야기 또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독서'는 거기에서 부터 시작이다. 내 의미를 찾아서 부여해보는 것, 내 삶에서 있던 것들에 대해서 돌아보고 생각하는 것, 그게 책 읽기의 목적이자 그 자체인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방황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잠시 흔들려도 보고, 눈 앞에 '돈'만 생각해야 해서 다른 걸 볼 수 없는 떄가 되기 전에, 조금 더 주위를 둘러보라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딱'하고 내가 바라던 게 생각나거나 나타날 수도 있고, 아니면 안개가 사라지듯이 서서히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모든 '과정'들이 결국에는 뼈가 되고 살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