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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차 / 개인상담 / 160609인간 관계/상담 기록 2016. 6. 9. 19:20
대학생이 되어서 나의 성격이 도대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이래로 다양한 결론들을 하나하나 얻어가면서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에 대한 이유를 물었을 때 그것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상태로 가고 있는 중인데, 그렇게 해서 얻은 결론은 이런 것들이 있다.
1. 신사답게 행동하는 것 ;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서 '나가사와'라는 인물이 '신사답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한 마디 하는 데 그 말은 이렇다. '해야할 행동을 하는 것이 신사다.' 이 구절을 읽은 이후로 '해야할 행동'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행에 옮긴다. 이건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해야할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그 '가치관'은 여전히 100퍼센트 완성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으면 고민이 시작되곤 한다.
2. 다른 사람 이야기에 대해 경청하기 ; 이건 거의 최근에 들어서 체화되었다고 느끼는 '듣기 능력'의 하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듣기'로서 대화하면 상대방에 대해서 조금 더 거리를 좁힐 수 있게 되는 듯 하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사람이 필요하기도 하고.
3. '도덕적으로 행동하기' ; 학교에서 배운 도덕지식들은 내게 도덕적 행동을 판단하는 준거의 일부로 남아있다. '도덕'이 죽었다고 하는 사회에서 도덕을 지키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되물을 사람들도 많을테고 도덕을 지키는 건 어린아이나 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인 것'은 내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것으로 느껴진다. 과연 '도덕'을 빼면 뭐가 남을지, 아마 시체만 남겠지.
4. 옷에 대한 가치관 ; 예를 들면 나는 '옷으로 기분을 표현한다.'는 명제나, '옷은 다양한 색을 입을 수 있어야 한다.'나 '나만의 스타일을 가꾸자.'는 명제들에 대해서 동의하는 쪽이다. 그런데 이건 아주 어린시절부터 들었던 이야기들을 내가 '이건 괜찮은 느낌이 든다.'고 판단해서 내 가치관으로 가져온 것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옷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하나의 예를 들자면, 어린 시절에 치마를 입히고 싶었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는데 '치마'가 왠지 싫었었다는 그 친구는 결국 대학생이 되어서 치마를 잘 입지 않았었다. 즉, 어떠한 '교육'이든 '접근'이든 싫어지면 그것에 대해 '싫다'라는 가치관이 형성되지만, 그렇지 않고 '좋다/싫다'가 없는 상황에서 계속 접하다 보면 이건 '좋다'로 기울어질 확률이 더 높은 것 같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대해서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5. 타인에 대해 존중하기 ; 이건 좀 이야기가 길지만, 존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게는 '타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가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며 유일한 방법이다. '타인의 일'이라면 타인이 도움을 요청한다고 해도 '선택지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제공하거나 선택지를 택함으로서 얻을 '결과'에 대해서 알려주는 정도지, 이런이런게 좋겠다는 이야기는 안하는 식으로 타인의 삶을 존중하려하곤 한다. 어렵긴 하지만 '타인'에게는 '타인'이 책임져야하는 범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나는 관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개인주의적인 타인존중의 방법이랄까. 그러다보면 상대방의 어떤 선택이든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게는 오히려, 그 사람이 선택했기 때문에 존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편이다.
뭐 이 정도다.. 상담하고 나서 이런 글을 정리해놓으면 좀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음주에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할 지 말 지 생각해보라고 하셨는데 아마 안하는 쪽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사실 가족에 대한 생각들은 많이 수렴되어서 '정리'되어 가고 있는 과정이라 누구의 도움을 굳이 받지 않아도 아마 차차 나아질 것 같아서 그렇다. 차라리 가족보다는 또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