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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 평전, 송우혜 저, 푸른역사, 2004
    책/한국문학 2016. 8. 21. 21:0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序詩)',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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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올해 윤동주 관련 영화가 나왔으니 - 영화 '동주' - 윤동주에 관한 책을 최소 한 권 쯤은 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양심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20세기 문학은 돌고 돌아서 20년대와 30년대를 지나 어느덧 40년대에 이르렀고 거기에는 '윤동주'라는 시인의 이름이 자리하고 있던 시대였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빌려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윤동주 평전'입니다.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1940년대는 암흑시기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에 창작된 작품들은 대부분이 친일 작품이거나 아니면 '역사소설'과 같은 작품들이 있는데 이 마저도 중간에 연재 취소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시기에 썼던 작품들은 대개 광복 이후에 소설묶음집이나 시집으로 출간되는 형식으로 사회의 빛을 보는데,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집이 바로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 시집의 출간시기가 1948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인의 죽음 이후에도 한참동안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했던 것이죠. 비슷한 경우로는 이육사의 '육사시집'(1946)이 있겠습니다. 이렇게 해방 후에 '윤동주'는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만큼 1940년대는 암울한 시기였습니다만, 윤동주는 그 시기에 남겼던 작품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주목받기도 합니다.


    1. 이번글에서는 책의 이야기, 다시 말해서 '윤동주 평전'이라는 책에 대한 제 평가와 윤동주의 이야기를 병행하는 내용으로 글이 이루어집니다. 평가와 사실이 왔다갔다 할 수 있으니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책에 관한 이야기와 시인에 관한 이야기를 아예 분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되어서 내용은 다소 섞일테지만 이번 키워드는 대략 이렇습니다.

    1) 윤동주 삶의 시기 구분 및 시기 별 주요 활동

    2) 알아두어야 할 부분들 : 자아 성찰의 태도, 그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내용들

    3) 출전 및 구성, 책 '윤동주 평전'에 대한 내용상의 아쉬움

    4) 개인적인 감상 및 임용고시와의 연계성

     

    2. 먼저 윤동주의 삶을 나눈다면, 저는 크게 3가지의 시기로 나눌 것 같습니다. 간도 및 숭실학교를 다니던 청소년 시기,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학교의 전신) 문과에 다니던 시기, 그리고 일본으로 넘어가서 입교대학, 동지사 대학을 다니다가 투옥된 이후 죽기전까지의 시기로 나눌 겁니다. 누구에게나 '성장의 시기'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간도에서 자라며 겪었던 윤동주의 삶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일제가 지배하던 시기에 조선 근처의 그 어느 곳이 안전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런 곳은 없었다고 말할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윤동주가 자라던 시기는 가혹하기 그지 없었던 거겠죠.

    어린시절 그의 활동 무대는 북간도와 경성(서울) 그리고 일본이었습니다. 파평윤씨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의 '장손'에 해당했고, 당시 아버지는 문학생활을 했지만 제대로 된 밥빌어먹기를 하지 못했지만 그의 할아버지가 다행히도 땅이 조금은 있는 '소지주'였기 때문에 학교에는 꾸준히 다닐 수 있었습니다. 북간도에서 삶의 대부분을 살았으니 - 연전에 입학하기 전까지 - 북간도의 삶은 그의 시작 활동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간도는 서전서숙이 들어선 이후에 서전서숙이 사실상의 기능을 못하고 난 이후에는 명동학교라는 사립학교가 들어섰고, 이 학교를 중심으로 용정의 많은 사람들은 국권 회복을 위한 '자녀 교육열'을 불태우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공산주의의 바람과 일본의 탄압으로 여러차례 고난을 겪습니다. 그러한 상황속에서도 윤동주는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가치관은 '독립'이라는 가치관이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동주까지만 해도 한글로 교육받고 자라난 세대에 해당합니다. 일제 강점기 초기에는 일제가 해외에 있는 학교, 국내에 있는 학교들을 모두 통제 할 수 없었기에 한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대였고, 학교에서는 한글로 수업을 했던 시대입니다.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언어의 폭'입니다. 윤동주가 살던 곳은 어쨌든 북간도, 북간도는 함경도 사람들이 많이 갔던 곳이었습니다. '함경도'는 조선 세종, 중종 시대의 언어들이 남아있던 언어 고립지역에 해당했고, 그러한 흔적은 '헤다'와 같은 단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헤다>세다로 쓰고있지만, '별헤는 밤'에서 별을 세는 모습(별을 헤는 모습)을 그려냈기에 우리는 윤동주 시어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유이민 정서와 향토적 시어가 같이 나타나는 다른 시인에는 오장환, 이용악, 백석 등이 있겠습니다만, 가난했던 오장환 이용악과 다르게 백석, 윤동주는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했었기에 가난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졸업사진 왼쪽부터 송몽규, 윤동주, 정병욱 이 셋, 연희전문학교 시절

    연희 전문학교에 다니던 시기는 윤동주의 삶에 있어서 정말 아름다운 청춘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졸업에 가까워지면서 일제의 탄압이 점차 심해졌기에 결코 쉬운 학교 생활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윤동주는 상당히 괜찮은 삶을 산 것 같습니다. 그가 연전에서 느끼던 것들은 그로 하여금 일본 유학을 꿈꾸게 만들었으니 더더욱 그렇다고밖에는 못할 것 같습니다. 위에 있는 사진들도 다 연전시절입니다. 연전시절 졸업사진 윤동주, 송몽규 사진, 윤동주 사진, 그리고 정병욱의 사진입니다. 지금도 연세대학교에는 윤동주 시비가 남아있죠, 당시 '연전'의 분위기는 최대한 조선어 교육을 지속하는 데 있었고, 결국에는 연전도 교장이 바뀌고 일제의 힘 앞에 무력하게 되어버리지만, 윤동주가 다니던 시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또한 '정병욱'에게 남긴 작품들도 상당 수 있었기 때문에 연전 시절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교대학 및 동지사 대학은 윤동주가 고등경찰에 의해 잡혀들어가기전에 다니던 일본의 학교입니다. 동지사 대학이야 '정지용'이 다녔던 학교로 이미 기억하고 있었는데 윤동주도 여기에 들어간줄은 몰랐습니다. 다만 '송몽규'가 일본의 특별경찰로부터 이미 미행당한지 꽤 오랜 시점이었기 떄문에 동지사대학에서의 삶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송몽규가 안보이기 시작한 며칠 후에 윤동주도 잡혀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윤동주는 감옥으로 가고, 이후 추정하기로는 생체실험의 희생자가 되어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동주의 '유품'에는 다양한 시인들의 시집이 있었다는 점에서 윤동주의 시에 대한 열정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김영랑 시집, 정지용 시집, 백석 시집, 그리고 그 외에 외국 문학의 시론에 관한 책도 있었고, 어쨌든 윤동주는 간도에 있는 집에 올 때마다 '잡지'들을 들고 왔던 학생이었던 만큼, 그가 시를 쓴 시기도 이르지만 시에 대한 열정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3. 한국현대문학사에서 '윤동주'의 시를 '자아 성찰', '자기 성찰', '부끄러움에 대한 고민'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제대로 풀어낸 사람은 다름아닌 마광수 연세대 교수입니다. 얼마전에 퇴임기사가 떴기 때문에 벌써 퇴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그분이 쓴 박사논문 - 윤동주 연구 : 그의 시에 나타난 상징적 표현을 중심으로 - 은 당시 윤동주 연구에 대해서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던 흐름을 바꿔내며 '자아성찰'이라는 큰 흐름에서 파악한 아주 상징적인 논문이었고, 이 논문 이후에 윤동주는 자아성찰을 기반으로 한 저항시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책에는 이 논문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없어서 아쉬웠으나 참고문헌에는 있는 것으로 보아 작가가 평전을 작성하면서 조금 참고는 했겠다 싶었습니다. 본디 '평전'이라는 글은 문학적인 가치, 성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일생에 좀 더 초점을 맞추기 떄문이겠죠. 그렇기 떄문에 책은 대체로 윤동주의 동생인 '윤일주'의 자료를 많이 참고했고, 신문 자료, '정병욱'이 쓴 자료들을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내용이 중간중간에 송몽규에 관한 이야기로 빠지거나, 작가 개인의 탄식이 담겨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제 개인적으로는 읽기에 깔끔했다고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이중섭 평전(최열 저)이 좀 더 감정이 절제된 상태에서 다양한 자료들을 제시했던 것에 비해서, 이 책은 아무래도 송몽규와 가족 관계에 있던 저자가 윤동주를 대상으로 쓴 글이니 만큼 감정이입을 좀 더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무엇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으나, 최열이라는 작가가 '미술'전공이기에 미술사적 이야기와 이중섭의 삶을 매우 잘 엮었던 것에 비교하면 이 책은 '문학사'적인 내용, 시에 나타나는 상징이나 표현 기법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 '윤동주'라는 작가에게 '서시'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생각해보기는 좀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예외는 있었는데 그게 바로 '참회록'에 대한 해석입니다. 작가는 윤동주가 창씨 개명을 한 시기에 대해서 비교적 정확한 기록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참회록'을 두고서 창씨개명을 신청하기 전 고뇌가 담겨있는 작품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저는 참회록을 두고서 단순하게, 직접 행동에 실천하지 못하는 화자의 아픔을 그려낸 작품으로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식인'이나 '윤동주'를 화자로 1:1 대응하는 것은 가능하긴 하지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마침 정확한 시기가 곁들여지니 '참회록'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연구를 총정리 하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찬양'위주의 서술을 쓰는 것이 목적인지 작가마다 그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함부로 서술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 송우혜씨의 평전은 '가까운 사람'이 바라본 윤동주임에는 틀림없어도, 이 글이 '학술적인 가치'를 획득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동주의 삶 자체가 궁금하더라도 '윤동주'의 삶 자체에 빠져들기는 어려운 문체이더라고요. 추천할 만 한지는..모르겠습니다. 다만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4. 시험에 윤동주의 시가 잘 나오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도 '확실한 상징'과 파악하기 쉬운 '시적 의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동주의 시는 거의 대부분의 시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이 나타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나, 종교적인 내용의 고난이 형상화되어 있는 시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보니 비교적 난이도가 하락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윤동주의 시가 가치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마광수의 연구에 쓰여있는 것처럼 그의 시는 당시 일제시대에서 논의하던 '민요조'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 율격을 지키는 작품 대 자유시의 구도를 깨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윤동주가 써놓은 산문시의 형태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군요. 다시 한 번 시집에 실려 있는 작품을 읽어봐도 확실히 윤동주의 시는 다양한 상징과 이미지를 활용한 시가 많아서 좋습니다. 게다가 어떠한 '리듬'에도 얽매인 흔적이 없기 때문에 읽기 편하고 윤동주만의 매력이 느껴집니다. 시험에는 여전히 출제할 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올해 영화가 나와서 한 번 히트를 친 적이 있으니까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읽었습니다.

    저는 윤동주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별헤는 밤'에 쓰여있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여러번 읽어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별 헤는 밤'에는 백석이 만들었던 시와 비슷한 느낌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별'이라는 이상향 속에서 떠올리는 여러가지의 그리운 이미지들은 윤동주의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험과는 왜인지 거리가 멀지 않을 까 싶네요. 어찌되었뜬 본문도 너무 길고 물어볼 수 있는 것도 너무 많아서...하지만 여전히 '아우의 인상화', '서시', '참회록', '십자가'등의 작품은 상징이 매우 잘 쓰인 작품이기 때문에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팔복'같은 작품은 너무 '이상'같은 작품이니까 차라리 '팔복'을 낼 바에는 '오감도'를 내는 게 낫죠.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5. 마치며

    윤동주 시의 키워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고향(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으로 쓴 시

    2) 종교적인 내용이 짙게 담긴 '서사'가 있는 시

    3) 반성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시


    이상입니다.

    P.S. 참고로 '동시'에 대해서 윤동주는 정지용의 시를 보고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고 '동시'를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한데 시험과 거리가 멀어지는 내용이기도 해서 빼버렸습니다.


    참고문헌

    윤동주 평전, 송우혜, 푸른역사, 2004
    윤동주 연구 - 그의 시에 나타난 상징적 표현을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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