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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클래식을 보면서.
    개인적 기록/World of Warcraft 2019. 8. 26. 15:18

    #글스타그램 #MMORPG #게임 #wow #worldofwarcraft #와우 #와우클래식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 내일이면 나온다고 해서 와우에 대한 이야기를 적을 까 한다. 와우는 지금의 많은 게임들을 바꾸어놓은 상징적인 게임 중 하나다. 이 게임은 거의 유일하게 MMORPG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게임이며, 이 게임의 많은 UI들은 다른 게임에 차용되어있으며, 지금까지도 그 시스템을 본받은 여러개의 RPG들이 나오고 있다.
    내가 와우를 처음했던건 15년 전이었다. 15년 전에 나는 중2였다. 그 때를 정확히 기억한다. 오픈 베타를 했었다. 오픈 베타 당시 나는 '줄진'이라는 트롤 영웅의 이름을 한 서버의 '호드'진영을 플레이했다. 그 당시 오픈베타에서 와우는 말도 안되는 대기시간을 갖고 있던 게임이었다. 게임을 키고 로그인 후 접속하기를 누르면 대략 2시간에서 길면 4시간, 6시간을 대기열이 줄어드는 걸 기다려야 했던 게임이었다. 그만큼 와우라는 'RPG'에 대한 인기는 엄청났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계기가 있지만,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II로 인한 인기의 여세를 몰아서 워크래프트 3 이후 워크래프트의 이야기를 뒤이어 만들어서 블리자드가 내놓은 RPG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2가지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는 '블리자드'가 만든 MMORPG, 다른 하나는 워3 이후의 이야기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는 RPG를 할 수 있다는 것.
    잠시 MMORPG가 뭔지 설명을 하자면, Massive Multi Player Roll Playing Game을 MMORPG라고 한다. 다수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접속해서 하는 RPG를 MMORPG라고 한다. 바람의 나라도 이런 게임이었고, 리니지도, 당시에 있었던 뮤도 이런 게임이었었데, 그 중 이 'WoW'는 거의 그 당시로서는 제일 발전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와우의 여러가지 특징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1. 경매장 : 와우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게임이었다. 서버별로 진영별로 경매장이 있었고, 다양한 전문기술들을 선택하여 각자 선택할 수 있는 생산활동을 통해 게임내 재화인 골드를 벌 수 있었다. 경매장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용한 무인 거래 수단이었다. 물건을 원하는 가격에 경매장에 올려두고, 그걸 사가면 팔린 금액의 5퍼센트를 수수료로 내는 것이었다. 그 경매장은 무인 경매장이었고, 이로 인해서 많은 아이템과 게임내 재화들이 오고 갔다. 이런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는 없었다. 메이플스토리에 당시 상점열기가 가능했지만 이는 캐쉬템이 필요했으며 그마저도 유인이었다.
    2. 퀘스트와 경험치, 노란느낌표 : 노란느낌표는 이전 게임들에는 없었던 와우가 만들어낸 일종의 상징이다. 와우에서 처음 생겼으니까. 와우의 NPC들은 노란색 느낌표를 달고 있거나 회색 느낌표를 달고 있었다. 노란색 느낌표는 그 NPC로부터 퀘스트를 받아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고, 회색 느낌표는 아직 레벨이 안되어서 그 퀘스트를 못받을 것을 의미했다. 퀘스트를 받으면 느낌표는 물음표로 바뀌었고, 퀘스트 조건이 완료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회색 물음표, 완료되면 노란색 물음표가 되며 완료시 일정량의 경험치와 골드를 주었다.
    당시 퀘스트를 완료해서 얻는 경험치는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그 즈음했던 메이플을 생각해봐도, 메이플의 초기 버전에서는 퀘스트 완료시 경험치도 안주고 골드도 안줬다. 대체 어떤 이유로 퀘스트를 깨야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퀘스트를 그래서 많이 안했고. 하지만 와우는 달랐다. 노란색 느낌표로 퀘스트를 알려주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주었다. 그리고 이 노란색 느낌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RPG의 ‘퀘스트’표시가 되었다.
    3. 전문기술 : 전문기술은 일종의 캐릭터별 특화 아이템 제작기술이었다. 여러가지 종류가 있었다. 채집 전문기술인 채광, 약초채집, 무두질이 있었고, 아이템 제작 전문기술인 대장기술, 재봉술, 가죽세공, 연금술 등이 있었고 마법부여나 기계공0학 같은 기술들이 있었다. 이것들로 유용한 무기나 아이템, 물약 등을 만들어서 썼다. 전문기술은 아니지만 낚시와 요리, 응급치료도 있었다.
    4. 미니맵 : 와우의 미니맵은 표준이 되었다. 동그란 원이 오른쪽 위에 늘 떠있었는데, 그게 요즘 모든 게임에 사각형이나 원의 형태로 미니맵이 떠있게 되었다. RPG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재 위치 확인에 있어서도 와우는 다른 게임에 영향을 미쳤다.
    5. 귀속 아이템 : 귀속 시스템은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신기한 시스템이었다. 당시 리니지나 뮤 등 대부분의 게임들은 아이템의 귀속 개념이 없어서, 내가 끼고 있던 아이템을 얼마든지 팔 수 있었다. 하지만 와우는 달랐다. 와우는 두가지의 귀속 개념을 도입했다. 하나는 ‘착용시 귀속’, 다른 하나는 ‘획득 시 귀속’. 착용시 귀속은 착용하는 순간 그 아이템은 내 것이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없었다. 물론 착귀템은 착용 전에는 팔 수 있었다. 획득 시 귀속템은 획귀라고 했는데, 아이템이 내 가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귀속이 되었다. 이 귀속으로 인해서 아이템 거래가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RPG 게임들에서 이 아이템 거래는 주요 ‘현질’의 요소였는데 이걸 차단시킨 것이다. 물론 이후 토큰이라는 것을 도입하여 게임 내 골드를 살 수 있게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귀속시스템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매 레이드 착귀템들이 초기에는 매우 비싼 편이다.
    6. 강화 시스템이 없는 게임 : 아직도 던파는 강화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와우는 15년전에도, 지금에도 없다. 강화시스템은 일종의 도박이다. 그 강화 시스템을 와우에서는 도입하지 않았다. 아주 공정하게 말이다.
    7.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정액제 게임 : 지금은 그 정액제의 가격이 좀 낮춰졌지만 그때는 매우 높았다. 바람의 나라도 정액제였지만 와우는 더 비쌌고 사람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와우 불매운동도 어느정도 있었다. 지금은 정액 가격을 올리지 않은 덕에 얼떨결에 물가가 15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게임이 되어버렸다. 그때보다 한달 계정비가 더 적게 든다. 물론 그래봐야 2만원이나 한다.
    8. 거의 최초의 대중화된 ‘레이드’게임 : 지금은 레이드의 개념이 조금 익숙하지만 그때는 그렇지가 않았다. 와우는 40인 레이드를 만들어낸 게임이다. 40인이 한 팀이 되어서 몇 마리의 몬스터를 잡는 컨텐츠가 있었다. 지금은 그 컨텐츠가 줄고 줄어서 20인이나 30인으로 한팀이 되고는 한다.
    9. 수많은 유행어를 가져온 게임 : 태세 변환이라는 단어를 알지 모르겠다. 요즘 초중고딩들은 태세변환이 롤에서 나온 줄 알고 있다. 그러나 태세 변환은 사실 와우에서 나온 용어다. 와우의 직업 중 하나 ‘전사’가 선택할 수 있는 태세가 3개 였다. 공격 태세, 방어 태세, 광폭화 태세. 태세에 따라서 데미지와 방어도가 달랐다. 태세변환은 어떻게 했냐고? 그냥 클릭 한 번으로 되었다.
    또 다른 유행어로는 ‘어그로’가 있다. 사실 이 어그로는 더 이상 유행어도 아니고 일상어가 되었다. 그 전에는 ‘어그로’라는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와우에서 ‘어그로’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다가 디시 인사이드의 와우 갤러리를 통해서 그 단어가 다른 상황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 게임 내에서 어그로는 위협수준을 말했고, 몬스터들이 플레이어들의 어그로 수치에 따라서 타겟을 바꾸었다. 탱이 어그로가 보통 가장 높아서, 탱에게 어그로가 가 있는 것이 ‘레이드’의 기본이었다. 지금은 이 어그로를 보통 인터넷 커뮤니티나 게임상에서 많이 쓴다. 쟤 어그로 끄네 무시하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10. 스토리 게임 : 스덕이라고 요즘은 용어가 보이는 것 같다. 스토리 덕후를 스덕이라고 보통 하는 데, 와우는 스토리가 당시 게임들 중에서 가장 탄탄한 게임이었다. 이는 블리자드의 철학 중 하나였다. 물론 지금의 블리자드 스토리를 구성해 온 크리스 멧젠은 성우로만 활동하고 있다.
    더 적고 싶지만, 그만적어야겠다. 글자수 한계도 있고. 이렇게 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아쉬운 게 있다면 RPG의 장르 자체가 더 이상 생명력을 지니지 못하는 것 같다. 모든 게임에서 바닥피하기는 기본이 되어버렸다고 해야할 까. 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와우를 비롯한 모든 RPG들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예전의 추억이 있는 게임이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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