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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어둠땅 트레일러 소감 / Wow shadowlands trailer review
    개인적 기록/World of Warcraft 2019. 11. 2. 10:47

    1. 이 시네마틱에 대해서 볼바르가 너무 약하게 나오거나, 실바나스가 이렇게 강하게 나온다거나, 액션이 너무 성의없다거나 하는 평가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이전의 시네마틱과 좀 비교해보면 이번 시네마틱의 아쉬움이라는 게 대충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시네마틱이 이제까지 많이 나왔기 때문에 비교를 하게 된다.

    2. 가장 최근 시네마틱인 격아 내 시네마틱을 제외하고, 역대 확장팩들 시네마틱을 비교하면 와우 시네마틱은 크게 2가지의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1) 새로운 지역을 소개하는 형식의 시네마틱
    2) 인물의 생각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시네마틱

    1)의 경우를 예로 들면, 대표적으로 판다리아나 대격변이 있었다. 대격변의 경우 데스윙이 아제로스를 파괴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의 극대화가 잘 이루어진 부분이었고, 이게 성공했다고 본다. (확팩의 내용이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판다리아는 신비한 판다리아 대륙의 세계를 보여주는 데에는 집중했지만, 대격변같은 웅장함 같은 건 없었다. 웅장함이 다소 떨어진 오리지널의 경우 와우라는 세계를 묘사하는 데 집중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기원과 그 갈등을 적절히 표현해냈다.
    2)의 경우는 대표적인게 리치왕의 분노, 드레노어, 군단이 있는데 이중 리치왕의 분노는 리치왕의 모습을 리치왕을 키워온 '테레나스'의 관점에서 유저가 바라보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리치왕의 분노 트레일러에 감정이입이 가장 쉬운 것은 유저들이 아서스를 '리치왕'으로 만들었고 그 아서스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테레나스의 나레이션으로 부드럽게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한편 군단에 나왔던 '바리안'의 나레이션 역시 공감하기 쉬운 부분이 많다. 아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국왕으로서의 책임감, 자리에 대한 인식 등이 나타날 때 나 역시도 경험을 하지 않았던 부분들이지만 공감하고는 했다. 드레노어의 군주는 약간 맥락을 달리할 수도 있긴 하지만, 워3때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플레이하며 '노예'가 되었던 과거와 비교하다 보니 이 역시 나름대로의 공감할 지점이 생긴다.(과거회상은 덤이고)
    1)과 2)를 섞은 예는 불성을 예로 들 수 있다. 블러드 엘프와 드레나이의 기원 및 대륙 소개, 그리고 일리단의 등장이 1과 2)를 섞은 예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격아'는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면, 격아는 1)과 2)를 둘 다 노린 트레일러로 짜맞출 수 있다. 격아의 큰 내용인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갈등이 언더시티 앞에서 일어난다는 점은 1)과 가깝다. 동시에 실바나스와 안두인의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은 2)에 가깝다. 그러나 이 두 가지의 흐름은 잘 조화가 되지 못했다. 1)은 나름대로 시네마틱에서는 잘 구현했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구현이 거의 되지 않았다. 얼호/호얼의 갈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기껏해봐야 격전지와 다자알로 전투/줄다자르 공성전 뿐이다. 그러니까 시네마틱에 나온 애들을 '인스턴스'안에 가둬버렸다. 2)가 실패한 이유는 그들에 대한 서사가 전혀 밑바탕 되어 있지 않았다. 소설에서 그걸 어느 정도 하려고 한 게 아니냐고 하기는 하지만, 그건 소설의 영역이고, 게임상에서 플레이어가 이를 체험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격아 시네마틱은 잘만들었지만 실패한 시네마틱이 된 것이다.

    3. 어둠땅의 시네마틱은?
    대충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실바나스에 대한 감정이입인 2)가 있고, 어둠땅 소개라는 1)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중 1)은 유리천장을 부수는 것으로만 나온다. 그러므로 호기심은 증폭시켰지만 압도적이거나 엄청난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어둠땅에 대한 묘사가 좀 더 자세하게만 나왔더라도 더 좋았을텐데 싶다. 한 편 실바나스에 대해 우리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냐?라고 물으면 이것도 쉽지가 않다. Horde is nothing이라고 하고 시체런 해버렸는데 이러고 있으니 기가찰 노릇이다. 실바나스가 더 강하냐 볼바르 리치킹이 더 강하냐 이런 건 둘째치고 그들의 힘싸움, 예를 들면 아서스 리치킹의 수준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는 볼바르의 나약함과 도대체 말도 안되는 사슬은 왜 나타나는 건지 모르겠는 실바나스의 힘이 너무 대조적으로 나타나는 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4. 나는 어둠땅 시네마틱을 기대했다.
    나는 어둠땅 시네마틱을 할 거면은, 대체 왜 실바나스가 죽음을 끌어들이려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좀 더 개연성있게 구축하는 시네마틱을 만들거나, 아니면 어둠땅의 필드를 시네마틱화 해서(오그리마 시네마틱으로 구현 잘한 것처럼)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더 괜찮은 게 아닌 가 싶다. 군단이나 대격변, 리분의 장엄함도 없고, 판다리아나 불성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묘사도 너무 옅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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