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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취업/진로 지도 #200529교육문제 2020. 6. 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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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에서 근무중인 교사로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마련하고자 이렇게 글을 쓴다. 분명 특성화고가 무슨 고등학교인지 모르실 분이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과거의 '실업계'와는 그 방향성이 약간 차이가 있다. 과거에 공고, 상고였던 실업계 학교들은 오늘날 공고/상고/정보고/간호고와 같은 대부분의 특성화고와 항만물류고(광양), 스프트웨어마이스터고(광주), 구미전자공업고(구미) 같은 학교들이 있다. 이러한 마이스터고가 특성화고보다는 성적을 더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학교 생활기록부는 고등학교에서의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다. 동시에 컷트라인이기도 하다.
특성화고는 어쨌든 목적이 있는 고등학교에 해당한다. 특성화고를 생각하는 학생들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의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1. 특성화고의 전학 제한 : 특성화고는 일반계 고등학교나 마이스터고, 특수목적고등학교(예술/과학 등)와 다르다. 2학년이 지나고 3학년이 되어서는 전학을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특성화고가 지닌 교육과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특성화고는 학생들이 전공을 학교 내에서 선택하여, 그 전공에 대한 전공 능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3학년에 전학을 가게 될 경우 교육과정의 상이함으로 인해서,(동일 계열 고등학교가 아니라고 가정할 때, 예를 들면 A공고 a과 -> B공고 a과를 제외한 다른 경우의 수) 전공 변경이 어렵다. 전공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2학년 전에 바꿔야만 한다.
2. 특성화고는 기본적으로 '필기 면제자 검정'을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 필기 면제자 검정은 '필기 시험'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이수로 대체해주고, 이를 통해서 실기시험만 보더라도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특별 시험이다. 이 시험을 통해서 학생들은 필기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현재 특성화고의 많은 학생들이 일반계고/마이스터고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학습 성취 수준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러한 필기 면제자 검정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살려주는 방법 중 하나이다.
3. 특성화고의 계열 : 어떤 계열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 계열이 어디냐에 따라 공기업/공공기관의 직렬을 쓸 수 있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A공고 : 전기, 기계
B공고 : 건축, 토목, 기계
C상업고 : 정보, 사무, 총무, 회계
D정보고 : 간호, 사무전기나 기계 직렬은 전기나 기계 직무 능력을 요구하는 NCS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A공고와 B공고는 '사무' 직무 능력을 요구하는 고촐채용 공기업에 응시할 수 없다. 직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3 시절 목표 공기업이 있다면, 그 공기업의 주요 선발 직무 능력을 살펴보고 학교를 골라야 한다.
한편, 전학 이야기를 위에서 이어 하자면, A공고의 기계과 학생 a는 B공고의 기계과로 전학이 가능하다.('기계과'여서 과가 유사하기 때문에.)(2학년 이후에도) 그러나 A공고의 전기과 학생 c는 B공고의 건축, 토목, 기계과로 전학을 희망한다면, 1학년에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전공이 달라서 교육과정을 동일하게 이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바로 진로의 문제가 생긴다. 전공이 달라지는 걸 막을 방법이 따로 없다. 보통 이러한 '전과'는 학교 내에서 가능하다.
4. 전공을 정하지 못한 학생들 / 진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 : 사실 이건 학생들의 문제로만 남겨두기에는 많은 요인들이 존재한다. 많은 요인들을 분석할 수도 있지만, 이를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전공을 어떤 것으로 선택했느냐의 책임이 결국 '학생 개인'에게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특성화고에 들어오는 많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정하는 '전공'의 교육과정의 경직도를 이해하지 못한다. 일단 들어오면 방향을 바꾸기 힘들다는 것을 모른다.
여기서부터는 나의 개인적 생각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교육 공급자가 교육 수요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학생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교육 공급자의 책무도 존재한다. 어른들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들의 삶의 방향을 수정한다. 그런데 이를 학생들에게 허용하지 않는 현재의 제도적인 경직성은 문제인 것이다. 전공이 다르다면 추가로 학기를 더 다닐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두더라도 학생들이 학년과 상관없이 전과 후 자신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된 전공에 대해 지식과 기술, 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지도는 불가능하다. 학교와 본인의 전공이 맞지 않다고 느끼면 전학을 빨리 해야한다. 언제? 1학년 동안에. 그래서, 이러한 제도적 경직성에 불만이 있는 학부모분들이 자주 민원을 넣어주시면 좋겠다. 국민신문고와 같은 사이트를 통해서 교육부나 지역 교육청에 민원을 넣어주시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넣어봐야 학교는 결정권자가 되기 어려운 위치이기 때문에 무의미하다.5. 마이스터고의 '산업기사 자격증' : 산업기사든 기능사든 필기 시험을 면제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교육과정 이수 시간'이 필요하다. 산업기사는 그 이수시간의 양이 더 많고, 기능사는 산업기사에 비해 적은 편이다. 이는 산업기사와 기능사 자격증이 각각 주는 자격증의 위상차이 때문이다. 산업기사가 더 어려운 시험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는 줄일 수 없다. 문제는 대부분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학생 수준차이로 인해서 취업시장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격증'의 결과물에 있다.
동일한 교육과정/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보통 마이스터고는 '산업기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되고, 특성화고는 '기능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물론 3학년 이전에도, 자력에 의해 필기 시험 합격 후 실기 시험까지 합격하여 취득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모두 우수하거나 성실한 학생들이라면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우수한 학생 중 특성화고에 재학중인 학생이라면 산업기사는 교육과정이 뒷받침 되지 않아서 못따는 경우가 다.
6. 한국전력공사, 그외의 공기업/공공기관들의 고졸채용 ; 한국전력공사가 가장 많이 채용하는 고졸 채용 분야인 '송배전'은 전기산업기사를 요구한다. 한전 이외의 경우 산업기사를 요구하지는 않으나 토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토익을 고1때부터 제대로 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의 공공기관을 쓸 수 없다.
7. 취업 연계 : 마이스터고든 특성화고든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이다. 자격증 획득이나 기술 습득을 통한 취업을 기본으로 잡고 있다. 그러니 자격증이 없으면 취업하기가 어렵다. 자격증은 보통 '필기/실기'로 이루어져 있으니 능력이 된다면 1학년 때부터 필기와 실기를 다 합격해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렇게 자격증을 차곡차곡 따는 것은 일종의 '전문성'획득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고졸자들 중 기업들이 '선호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