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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혈모 세포 기증기 최종
    개인적 기록/조혈모 세포 기증기 2023. 4. 22. 16:41

    1. 입원 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일정 통보 : 가능한지 문의 후 가능하다고 하면 일정 확정
    2) 입원 날 가급적 대중교통 / 택시를 통한 이동 권장 : 세포 채집 후 힘들 수 있어서 운전을 권하지 않는다고 알려줌
    3) 당일 입원 후 당일 체혈 후 상태 확인 및 병원식 시작
    4) 입원 2일차 새벽 양팔에 체혈용 바늘 장착(엄지손가락 길이정도 되는 실리콘)
    5) 9시부터 체혈 시작, 사람에 따라 다르나 나의 경우 5시간 반 정도를 원심분리기를 통해 혈액 순환. 왜 혈액 순환을 하느냐? 조혈모세포 촉진제를 맞은 이후에 이 촉진제를 맞은 결과인 조혈모 세포들이 몸 전체에 퍼져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1분에 1ml씩 나온다는 그 피를 300ml 나올 때 까지 내 몸안에 있는 모든 거의 대부분의 피를 한 쪽 팔로는 뽑고, 다른 한 쪽 팔로는 집어 넣는 과정을 거침.
    6) 체혈 후 병실 복귀. 그날 만큼은 쭉 휴가. 그 어떤 것도 없고 나의 상태 확인과 혈압확인, 산소포화도 확인 정도의 절차만 거침. 사람에 따라 다르나 내 경우 체혈 후에 피곤함을 느끼는 것 말고는 다른 불편함은 없었음. 물론 바늘은 꼽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내 체혈 결과량이 부족하면 3일차 아침에도 일부 체혈을 다시 해야하기 때문임. 그러나 내 경우 운이 좋게도 1번의 체혈로 필요한 조혈모 세포를 다 뽑아내게 됨.
    7) 3일차 바늘을 다시 해체하고, 반창고를 붙이고, 짐을 싸고, 퇴원 수속을 밟고 집으로 감.
    8) 그로부터 약 4~5달 뒤 경비 입금이 됨(원래 입금 예정일인 90일 이내는 한참전에 지나버림(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름. 밀려있었다고 전해들음
    9) 입금을 받기 전까지의 나는 대략 2차례의 감사 종이를 받음. 정확한 나의 행위는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기증'이었음. '비혈연', 즉 피로써 엮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 공여자로서의 명성은 참으로 좋았음.

    2. 기증 후의 느낌이란?

    그 어떤 일들보다 보람찬 일이라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일들보다도 이 공여 한 번이 훨씬 더 기뻤습니다. 왜인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가장 최근, 그러니까 2023년 2월에 저에 대해서 소개할 일이 있었고, 가장 보람있던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는 약간의 고민 끝에 이 '공여'를 이야기했습니다. 일단 쉽게 할 수가 없고,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하게 되어도 취소 될 수도 있고, 나의 공여가 실제로 이루어지기까지 시간과 돈이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혜택을 받아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쁘더군요. 다른 어떤 일들 보다도요.

    3. 권장하고 싶은지?

    바늘을 무서워하시면 권장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바늘 안무서워하시면 기증 신청 해보시는 걸 권장합니다.  모든 조혈모 세포 기증자들과, 수여자들의 행복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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