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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점성학 - 4. 거해궁 Cancer타로 및 점성학 2013. 1. 13. 08:48
태양 통과기간 하지 - 소서 - 대서(6월 22일경~7월 23일경)
모든 생명은 물에서 나왔다.
- 코란 -
1. 도입
게자리는 누군가가 말했듯이 황도대의 별자리들 중에서 눈에 가장 잘 띄지 않는 별자리이다. 이 변변찮은 게자리Crab의 원래 이미지는 우리가 잘 아는 생물로서의 게crab가 아니었다. 이집트인들은 그것을 풍뎅이과의 곤충인 왕쇠똥구리로 보았으며, 쇠똥을 둥글게 만들어 굴리는 이 곤충은 그들에게 있어서 불사(不死)의 상징이었다. 이집트 신화에서 스카라브scarab라고 불린 그것은 똥덩이 속에서 스스로 태어난다고 믿어졌고, 그리하여 자기 창조selfcreation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 곤충 속에 깃들인 신의 이름은 '땅에서 나온 자'라는 뜻의 케프리Khephri였는데, 이 갑충은 마치 태양신이 불덩어리를 굴리면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똥덩이를 밀고 가기 때문에 태양신의 한 형태인 창조주 아툼Atum과 동일시 되었다. 거해궁의 별자리 자체는 비록 변변치 않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상징하는 바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닥 하겠다. 칼데아인이나 나중의 신플라톤주의자들은 게자리를 영혼이 하늘에서 내려와 육체를 부여받을 때 통과하는 '인간의 문Gate of Men'이라고 불렀다.
게자리를 이처럼 초월적인 사항과 관련시키는 일은 일반적인 점성학의 전통에서 그것을 모성과 가사, 음식, 양육, 보호 따위와 관련시키는 것과는 약간 다른 차원의 시각을 암시하고 있다.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신은 매일 황금 보트를 타고 하늘을 가로지른 후 지하의 동굴 속으로 하강하여 무서운 구렁이와 격투를 벌이고 승리를 얻어 새벽에 다시 동쪽으로 떠오르면서 새날을 시작한다. 게자리를 인생의 근원 및 종자와 관련시킨 이 신비적인 개념은 일반 점성학에서 생각하는 태초의 어머니만이 아니라 아버지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신화가 얘기하는 바는 자궁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일만이 아니라 영혼의 씨앗이 수태되어 새 삶을 시작하느 일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나는 게자리 사람들의 삶에서 이러한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이러한 시각은 게자리가 모성이나 사생활 등에 관련되어온 점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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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화
<헤라>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와 게>
게자리에 관한 그리스 신화는 좀더 모성쪽으로 발전한다.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난사에 포함된 게자리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헤라클레스가 레르네 지방에 살던 머리가 아홉달린 구렁이 히드라와 싸우고 있을 때, 주위의 모든 생물들은 이 영웅의 편을 들었다. 그때 히드라가 살고 있는 늪으로부터 커다란 게 한 마리가 기어나와 집게발로 헤라클레스의 발꿈치를 덥석 물었는데, 이 게는 그를 방해하기 위해 헤라 여신이 보낸 것이었다. 이 전형적인 게자리 타입의 공격을 받고 헤라클레스는 원래의 싸움 상대를 잠시 잃어버릴 뻔했으나 결국은 게를 발로 밟아서 죽여버렸다. 그 뒤 헤라는 자신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한 게를 치하하여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라는 단어의 뜻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헤라의 영광'이라고 한다. 헤라의 저주는 표면상으로 보면 제우스의 다른 부인이 그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이것은 자신의 율법을 위협한 건방진 영웅에 대한 여가장(女家長)의 노여움이 표출된 것이다. 게자리에는 확실히 이런 문제를 반영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는데, 어머니의 영향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투쟁이 게자리 사람들의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로 자주 부각된다. 여기서의 게자리는 순전히 모성의 상징만을 담고 있으며, 아버지는 단지 씨앗 공급자로서의 의미만을 갖는다. 게자리 태생의 인격에 내재하는 이 퇴행적 요소는 에고ego가 요구하는 의식화와 선택의 자유에 대항하여 오히려 그를 굴 속에 가둔다. 그것은 원형적인 '무서운 어머니'가 자식을 자신의 품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붙들어두는 일이나 또는 자식을 놓아주느니 차라리 죽여버리는 일과 비슷하다. 신화 속의 게는 정정당당하게 적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적이 다른 대상과 싸우는 틈을 타 그의 발을 물어 뜯음으로써 게자리의 부정적 특성인 음해(陰害)의 방식을 취한다. 이것은 개인안에 존재하는 영웅적 요소가 반드시 의식하고 극복해야만 하는 게자리의 부정적 측면이다. 헤라 여신의 게가 의미하는 사항은 반드시 여성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 게는 출생천궁도에서 게자리가 특히 두드러지는 모든 남녀의 인격 속에 깊이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게자리 태생의 남성들은 자신의 남성적 이미지와 관련하여 대체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왜냐하면 남성의 영웅주의는 거칠고 공격적이며 맹렬한 것을 이상화하기 마련인데 게자리는 그것과는 너무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두 가지 관점에서 게자리를 조명해볼 수 있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개성에 대해 지배권을 보유하려고 하는 '무서운 어머니' 상과 개인이 갈망하는 삶의 원천으로서의 '신성한 아버지' 상의 관점에서. 에리히 노이만은 그의 책 『의식의 기원과 역사』에서, 이러한 우주 부모는 단일체의 양 측면인바 원초적인 어린이의 마음에는 자웅동체로 나타나며 오랜세월에 걸쳐 우로보로스Uroboros로 상징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우로보로스는 인간의 기원에 관한 가장 오랜 상징이며, 그것은 이 세게와 영혼이 하나인 곳으로부터, 세계의 근원에 관한 의문이 바로 자기 자신의 근원과 의식의 근원 및 인간의 근원에 관한 의문과 이어지는 태고의 깊이로부터 솟아난 것이다.
이 강력한 상징은 '나는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여 어머니와 아버지가 하나였던 그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난 해답이다. 그것은 상대성과 투쟁이 시작되기 전, 달걀이 부화되어 하나의 세계가 형성되기 전의 원초적인 완성성이다. 그러므로 우로보로스는 끊임없이 스스로 죽이고 결혼하고 수태하는 최초의 창조요인(융이 집단적 무의식의 바다라고 불렀던)인 것이다.
<아킬레우스> <테티스>
<테티스와 아킬레우스>
생명의 원천으로서의 대양(大洋)은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다스린다. 테티스는 창조의 여신Creatrix이다. 그녀의 이름인 테티스Thetis는 티테나이tithenai라는 단어로부터 왔다. 테티스는 신일 뿐만 아니라 물 자체이기도 하며, 히브리의 야훼가 있기 훨씬 전부터 그녀는 자신의 깊은 곳에 남성과 여성, 종자와 자궁을 간직하면서 존재하고 있었다. 그녀는 또한 네레이스 Nereis라고도 불리는데 이 말은 '물의 원소'를 의미한다.
그녀의 창조력은 그녀에 관한 예언때문에, 인간의 의식과 인간적 표현을 통해서만 구현되어야 했다. 이는 융이 말했던 어떤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것처럼 보인다. 즉, 정신의 진화는 저 혼자서는 불가능하며 에고와의 상호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고 하는 것이다. 융은 17세기의 신비가 안젤루스 실레시우스의 글을 인용한다.
나는 아네
내가 없다면 신은 잠시도 살 수 없음을.
만일 내가 죽는다면
그때는 신도 더이상 살아남지 못하리.
신은 나 없이는
벌레 한 마리도 창조하지 못하네.
내가 그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멸망하는 것이 그의 숙명이라.
나는 신과 마찬가지로 위대하고
그는 나와 마찬가지로 왜소하다네.
그는 내 위에 있을 수 없으며
나는 그의 밑에 있을 수 없어라.
나는 신의 자식이고 그의 아들이며
그 역시 나의 자식이니,
우리는 하나 속의 둘로서
아버지와 아들이 화평하도다.
테티스는 인간인 펠레우스와 결혼하게 되고, 거기에서 아킬레우스를 낳는다. 이 영웅은 게자리의 모든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위인이었다. 그레이브즈는 아킬레우스가 토라져서 트로이 성벽 앞의 자기 막사에 처박혀 있던 모습을 '히스테리컬'이라는 말로 표현했으며, 호머의 일리아드는 테티스가 자신의 아들이 전쟁에 말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 그에게 여자 옷을 입혀 여자들 틈에 숨겨두었다고 이야기한다.
아킬레우스는 약간 기묘한 내력을 갖는 영웅이다. 그의 운명에 대해서는, 큰 영광을 얻고 젊어서 죽거나 아니면 아무런 영광없이 가정에서 오래 살거나 할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다. 아킬레우스 자신은 전자를 택했고, 그는 여신의 지배영역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담보로 죽음을 내걸었다. 게자리 사람들이 이런 결단을 내릴 경우 그들은 창의적 상상력의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어머니'의 안락한 품에 머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토라졌던 아킬레우스가 그의 처소에서 뛰쳐나와 다시 싸움터로 달려가게 할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요인은 그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이었다. 오직 이런 요인에 통해서만 그의 참다운 열의와 용기가 솟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역시 게자리 태생의 일면을 말하는 것이니, 깊은 감정적 손실에 대해서만 그들은 삶의 투쟁에 발벗고 나서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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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리
게자리 사람이 어떤 형태의 어머니를 그리든 간에 그는 항시 선이나 악을 통하여 그녀에게 묶여 있다. 이 다이몬의 부정적인 측면은 어머니와의 지나친 결속에 의하여 개인으로서의 능력을 마비 질식시키면서 그것을 발현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측면은 그 개인이 무의식적 이미지들의 산파역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로부터 독립하는 문제는 게자리 사람들의 삶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그것은 단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차례에 걸쳐 여러 차원에서 치러져야 할 것이다. 물과 물 양쪽에 항시 가까이 머물러야 하는 실제의 게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한쪽 발은 영원히 물에 담근 채 현실세게에 정착하도록 독촉당한다. 그리하여 결국은 그 스스로 자궁이 될 수 있으며, 그를 통해 바다의 아이들이 다시 태어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