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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그렇게 내게로 왔다. 스톡홀름 가는 첫 날 / 유럽여행 정리 11, 16년 2.10~2.13 / 스톡홀름 여행기 #1여행/16년 2월 유럽여행 2016. 7. 7. 09:13
얼마전부터 스웨덴 의회에서 난민 문제로 인해 '입국 시 신분증 검사' 제도를 시행했다.(시행한 것 자체는 꽤 오래되었다.) 스웨덴으로 들어갈 때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 때문에 난감해졌었다. 원래는 코펜하겐 - 스톡홀름 직행기차가 있었으나 스웨덴 의회의 법으로 인해서 그 기차가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에서 티켓을 구할 때 코펜하겐 - 말뫼, 말뫼 - 스톡홀름의 기차를 따로 구해야만 했다. 말뫼는 스칸디나비아 대륙의 입구라고 불리는 곳이다. 말뫼를 건너기 위해서는 Oresund(O가 이 O가 아니라 대각선이 그어진 O인데 칠 수가 없다;;)를 건너야 했다. 하지만 사실 그것 마저도 말뫼까지 가는 기차를 코펜하겐 공항에서 갈아타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는 복불복이라고 해서 나는 사실 불안했고 일찍 출발하는 수 밖에는 없었다. 만에하나 누군가가 걸리기라도 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내 기차표는 날아가게 되기 때문에..
스웨덴은 EU가입국가이자 쉥겐 조약 가입국가라서 쉥겐 지역 내에서 들어가면 신분증 검사를 안하던 제도가 사라졌다고 이해하면된다. 기존에 쉥겐 밖에서 스웨덴으로 직행하던 사람은 당연히 신분증(여권) 검사를 시행했으니 차이는 없다. 단지 쉥겐 내에서 들어올때도 신분증 검사를 한다는 점이 다른 점
여기는 Copenhagen Central(코페하겐 중앙역)이다. 이 때 이른 아침이지만 공항으로 가려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만 저 앞에 보이는 기차는 다른 곳으로 가는 기차일 것이다..내 생각에 근처 지역으로 가는 경전철일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왜냐면 이날 공항가는 기차가 지연되기도 했고, 내가 기다리는 선 바로 앞에서 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Coepnhagen C에서 기차를 타고 코펜하겐 공항에서 갈아타고 나서 신분증 검사를 하기 시작했으니, 잠시 경찰들이 기차에 올라타서 내 여권을 보여달라고 했다. 뭐 보여줘야지, 한국 여권이 생각보다 꽤 괜찮아서 비자가 필요 없다. 유럽은 쉥겐조약과 국가간 협정이 거의 다 이루어져 있어서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었으니 문제는 없었다.
Oresund 해협, 음 O에 대각선이 쳐져있는 표기이니까 한국어 발음으로는 단모음 'ㅚ'와 같은 소리이다. 그런데 사실 뒤 소리가 좀 더 긴걸로 보아 외레순드라고 하는 것 같다.(d는 그냥 나는 소리인데 한국어 음절 구조는 매개모음이 필요하니..) 가는 길에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아이폰의 한계로 초점도 안맞고 흐리기만하다. 에혀 아쉬워라, 그래도 멋있는 곳이었다. 그 해협 건너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을줄은..
어찌되었든 그렇게 말뫼역에 도착, 사실 이 도시를 돌아다닐 여력이 되었다면 돌아다녔겠지만 그럴 시간이 부족했고(계획을 세우지 않아서 시간 빈틈이 없었고) 역 안에서 잠시 돌아다녔다. 다음은 역 사진들..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역이다.
말뫼역 도착, C 표시는 보통 '중앙역'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Malmo Central으로 알아들으면 된다.
아직 개장전인 역 내부 음식점들..준비가 한창이던데 그나저나 인테리어 한 번 멋지다. 도대체 언제부터 쓰던 바닥 타일이었을지 궁금하다. 또 언제부터 쓰던 지붕이었을지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내 오랜 휴식처 스타벅스, 여기에도 어김없이 있었지만 이 날은 여기에서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다.
이렇게 첫 번째 역 내부와 스타벅스 쪽 공간이 이어진다. 좋았던 점은 저렇게 차마시는 테이블 앞에서도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게 디스플레이를 달아놓은점..이건 마치 '공항'과도 비슷한데 왜 한국은 이런게 없을까, 사실 서울역이든 용산역이든 저거 달면 좋을텐데. 그러면 사람들도 늦지 않을 수 있고. 세세함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한국 사회가 보인다.
말뫼역은 크게 2공간이다. 하나는 코펜하겐 공항쪽에서 오는 지하역과, 말뫼역에서 스웨덴과 노르웨이 타 도시로 가는 지상 기차역, 위에 사진들 중 말뫼역 표지판만 빼고는 다 지상역 구역이다. 지하에는 그냥 '역'만 덩그러니 있고 거기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면 이렇게 지상으로 온다. 여전히 멋진 곳, 다시봐도 역이 참 멋이다. 그래도 선로는 꽤 많았는데 왜이리 멋진건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이랑 참 달라..
스타벅스 있는 곳 앞에 있던 조명. 이거 한 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도 썼는데.
말뫼 - 스톡홀름은 고속열차로는 4시간, 일반열차로는 6시간 거리이다. 나는 고속열차 티켓을 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일반열차였다. 아쉬움이 가득했으나 뭐 티켓이 쌌으니까(25유로인가 했다. 다른 기차들에 비하면 이 가격은 엄청난 양심가격..) 만족하면서 탔고 그렇게 컴파트먼트를 타고 갔다.
이날 기차를 타고가는 도중에 내가 타고 있던 컴파트먼트 6인실에서 6인중 나 포함 5인은 책을 읽으면서 갔다. 사실 나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놀랐어서 맞은편의 스웨덴인으로 보이는 아주 아름다운 여성에게 물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어디 가는 도중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인지 말이다. 답변은 그렇다고 했다. 보통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 이렇게 책을 읽는단다. 그 안에 있던 할머니 두분, 할아버지 한 분은 내 이야기에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시며 이런저런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사회는 이제는 스마트폰이 지배해버려서 아쉽지만, 여기는 아직 책이 남아있더라.
책은 그렇게 내게로 다시 왔다. 군 시절 이후로, 기차나 버스 속에서 책을 잘 읽지 않던 나는 다시 책을 잡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신문을 읽었더라도 책은 내게 왔을 것이다. 정확히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내게 다시 책을 읽는 삶을 살아보는 게 어떤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위 사진은 기차 안 카페 사진이다. 정말 좋은 카페. 한국 기차도 얼른 식당칸을 살려내라!
6시간을 꼬박 달려 도착한 Stockholm Central. 맞은 편에 앉아있던 아리따운 처자랑 인사를 나누고 각기 흩어져 도착한 이곳, 역이 크긴 크던데 음 분위기는 사뭇 다른 이곳..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호스텔이 나와서 체크인부터 했다. 아쉽게도 배개피랑 이불피를 돈내고 빌려야한다고해서 좀 더 지출이 나갔다. 아쉽다. 뭐 사람들에 따라서 그걸 들고다니는 사람들도 있긴 하던데 나는 그럴 공간도 없었는데 에라이..다만 위치는 굉장히 좋은 편이었고 그로인해 어디 돌아다니는데에는 문제가 없었던 곳.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Saluhall 그러니까 '시장'이다. 그런데 시장 내부 사진은 안찍었다. 이 Saluhall은 상당히 비싸보이는 분위기의 거리에 위치해있었는데 내부 역시 깔끔했다. 간 시간이 거의 닫기 직전이기도 했고.
거리 사진들.
스톡홀름에서는 주로 저 Waynes Coffee가 잘 보였다. 스웨덴 사람들 커피 소비량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찾아보니 이렇다.(링크 : http://www.statista.com/statistics/277135/leading-countries-by-coffee-consumption/ ) 핀란드가 1위;; 스웨덴 2위다. 이후 네덜란드,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순이고 한국은 12위다. 그래서 유독 사람들이 카페에 많았던가...언제 어떤 카페를 가도 사람들이 많아보여서 도대체 이 사람들의 커피 소비량이 궁금했는데 막상 이렇게 보니까 많이 마시긴 하네.
오는길에 보여서 찍어놓은 영화관 홍보 포스터들이다. 이 당시 유스, 대니쉬걸, 캐롤, 잡스는 아카데미 관련 작품들로 뜨거웠던 기억이 나는데 내가 여기에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지나가기만 하던 영화관이다. 영화야 볼 수는 있는데 마땅히 시간을 내기가 조금은 애매했었고 한국가서 봐도 뭐 괜찮지 않나 했기 때문인데 영화 볼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도 가끔은..
오는길에 들린 성당 사진이다. 여기에서 종이 막 치던데, 내부를 보면 불도 켜져있고..다만 신교 국가라서 카톨릭 미사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도 멋지긴 멋지다. 미사가 끝날 시간이 되니까 사람들이 조금씩 나오던 것도 보였고..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이 성당 역시 외부는 정말 깔끔한 색이다. 흰색과 검정색의 조화는 어딜가나 괜찮은듯..
이렇게 1일차 일정 정리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