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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 정리 후기 #1
    개인적 기록/이사 기록 2022. 6. 13. 22:58

    아마도, 집에 대한 기억을 정리하기에는 약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당분간 집에 대한 기억들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당분간은, 글을 많이 써봐야겠다.

    - CD 앨범
    이 집에 오고 나서 나는 앨범을 사기 시작했다. 고등학생이었던 나, 그러니까 2007년도의 나는 앨범을 모았다. 그 중에는 내가 요즘 자주 듣는 Toy의 6집 Thank you도 있고, 대학생이 되어서 산 브로콜리 너마저 1집 앨범도 있다. 어찌되었든 그 앨범들을 나는 지금의 집에서 처음 모았다. 나는 이 앨범들을 이사 간 그곳까지 가져갈 생각이다. 그 만큼 나에게는 많은 기억들이 담겨져 있는 것들이다. 앨범을 선물했던 적이 몇 번 기억난다. 대학생 때 였다. 친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생일이 되면 나는 앨범을 사다가 선물했다. 나는 그게 불편한 일일 줄도 알았지만 선물했다. 그 중에는 페퍼톤스의 앨범도 있었고, 클래식 앨범도 있었으며, 어떤 기억나지 않는 아이돌의 앨범도 있었다. 앨범을 사면 오는 굿즈도 있었는데, 그 굿즈들은 대체로 나에게는 흥미가 없던 것들이라 친구들에게 줘버렸던 기억이 난다. 다양하게도 모았었는데 그게 벌써 대학 시절을 지나서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섭섭하다.
    요즘은, 앨범을 산 지가 오래되었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신보가 나온지도 오래되었고, Toy의 신보 역시 오래되었다. 성시경의 앨범은 나왔지만 관심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내 기억에만 남아있던 앨범들 중에서 요즘은 에이브릴 라빈의 앨범과 god, 델리스파이스 등의 앨범이 생각난다. 차를 바꾸기 전까지는 앨범을 많이 넣어놓고 다닐 생각이다.

    - 동네 도서관
    동네 도서관에 참 많이 갔다. 나의 10대 후반기를 담당해준 곳이다. 나는 이 곳에서 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 수 많은 타로 관련 서적을 본 것도 이 곳에서 처음이었고, 타로 책을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신화'와 관련된 책을 처음 접한 곳도 이 곳이었다. 내가 공부를 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였던 학교 선배를 알게 된 곳도 이 곳이었고, 고3 시절 나의 의지를 가득채울 수 있도록 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공부를 하던 것도 이 곳이었다. 아마도 난 이 동네의 이 도서관을 잊기가 힘들 것이다. 아침마다 공원을 지나다 보면 조기축구 아재들이 공원에서 라면과 밥을 먹던 모습들도 생각나고, 도서관 앞에 있던 음식점에서 먹은 김밥과 김치찌개, 지금은 사라진 깨순이 김밥 가게에서 자주 먹던 점심과 저녁, 가끔 도시락을 들고 와 도서관 옥상 휴게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날들, 이렇게 글로 쓰지 않으면 날아갈 날들일 것만 같다.

    당분간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마음이 정리가 될 지 모르겠다. 10년 넘게 산 곳이라 글을 쓰는 것도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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