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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part.2
    책/외국소설 2013. 2. 16. 15:33


    파리의 노트르담 2

    저자
    빅토르 위고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5-02-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노틀담의 꼽추'로 더 잘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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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의 마지막에서, 라 에스메랄다는 '광인 교황' 카지모도에게 물 한모금을 선사한다. 순수하고 아름답고 착한 라 에스메랄다가 사랑에 빠지는건 그녀를 구해준 '페뷔스'이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나 선을 베풀려고 한다. 이집트 공주이고, 보헤미안 처녀이긴 해도 마음은 착하다.(물론 집시라고해서 마음이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파리 귀족들은 집시들을 굉장히 혐오했다. 게다가 자루 수녀 라 상트플뢰리도 집시들을 매우 싫어한다.) 이런 행동들은 그랭구아르도, 클로드 프롤로도, 카지모도에게 모두 '흠모'하게 만든 이유로 타당하다. 굉장히 아름다운 미인이 음악도 잘하고 공연도 잘하는데 아무리 사회적인식이 안좋다고 해도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매력적일 것이다.

       때때로 저녁에 그녀는, 종탑의 차양 아래 숨은 목소리가 마치 자기를 재우려는 듯이, 이상한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것은 운이 없는 시구로서, 귀머거리 같은 사람이나 지을 수 있는 그런 시였다.



    얼굴을 보지 마세요.

    아가씨, 마음을 보세요.

    잘생긴 젊은이의 마음은 흔히 흉하답니다

    사랑이 오래가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답니다.


    아가씨, 전나무는 아름답지 않지만,

    백양처럼 아름답진 않지만,

    겨울에도 그 잎을 간직한다오.


    아! 그런말은 하여서 무슨 소용?

    아름답지 않은 것은 사는 것이 잘못인 것을,

    아름다움은 아름다움밖에 사랑하지 않는 것을,

    4월은 정월에 등을 돌리는 것을.


    아름다운은 완전한 것,

    아름다움은 전능한 것,

    아름다움은 반 조각으론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것.


    까마귀는 낮에만 날고,

    부엉이는 밤에만 날지만,

    백조는 밤낮으로 날아다니죠.



       어느날 아침, 그녀는 잠을 깼을 때, 창 위에서 꽃이 가득 찬 두개의 꽃병을 보았다. 하나는 매우 아름답고 반짝이는 수정 꽃병이었으나, 금이 가 있었다. 거기에 가득 채워놓았던 물은 새어 나가버려 거기에 꽃혀 있던 꽃들은 시들어 있었다. 또 하나는 질그릇 단지로서, 허름하고 평범한 것이었으나, 물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꽃들은 여전히 싱싱하고 새빨간 그대로였다.

       고의로 그렇게 한 것인지 어떤지 나는 알 수 없으나, 라 에스메랄다는 그 시든 꽃다발을 집어서 하루종일 가슴에 안고 있었다.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준 페뷔스에게 빠져버린 라 에스메랄다는 페뷔스의 용모에 반해버린다. 그녀는 순수하고 아름다운건 맞지만, 외양에서 드러나는 풍모를 굉장히 중요시했다. 오죽하면 카지모도를 보면서, '미남이기만 하면 되는데'라는 말을 그렇게 강조해서 했을까. 한마디로 외모지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카지모도가 그녀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주고 그녀를 먹여살리고 보살피고 그녀를 위한 온갖 배려를 하지만 그의 마음이 무색하게 라 에스메랄다는 '페뷔스'를 찾기만 한다. 이런 카지모도에게 나는 연민과 동정심이 가득 들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귀머거리인건 아무럼 괜찮았지만, 카지모도가 말한대로 그는 동물을 닮은게 아니라 사람을 닮아서 어쩔 수 없이 미움을 받는 것이다.


       카지모도와 클로드 프롤로의 공톰점이라고 한다면 둘다 라 에스메랄다에게서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지모도는 '성역이다'외치면서 그녀를 구한후 그녀에게 온갖정성을 다 했는데도, 페뷔스가 한번 보인 이후에 그녀에게서 다시는 '사랑'을 기대하지 못하게 되는 부분에서 비극성을 띄고, 클로드 프롤로가 여러차례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각인시키려 하지만 매번 실패하는데서 비극성을 띄지만 (말이 강압적으로 들릴 수 밖에 없는 타이밍에 말을 하는것도 문제고, 그녀는 클로드를 사랑할 운명이 아닌것도 문제다. 그녀를 납치해가는 중에 말을 하거나, 그녀가 감옥에 있을때 부주교의 권한으로 1:1로 만나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비교를 하자면 카지모도의 순수함은 끝내 라 에스메랄다가 알아주지 못해서 안타까운 것이고, 클로드의 사랑은 너무나도 과격한 방법으로 전달되어 그녀가 '죽음'과 '클로드'중에 항상 '죽음'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것이다.


       Ἀνάγκη - 운명 또는 숙명의 뜻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어 - 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클로드 부주교는 여러생각을 한듯 싶다. 그에게 있어서 과연 학문과 종교의 길이 정답이었을까. 내가 보기에 1권, 2권을 봐도 절대 정답은 아닌듯하다. 사람의 열정과 사랑은 학문에만 바칠 수는 없다. 세상 어느 사람도 한순간 눈에서 마음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한사람에게 빠질 수 있다. 다만 클로드는 '라 에스메랄다'를 만나기 전까지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으리라. 그래서 더욱더 그녀에게 빠진게 이해가 안됬을 것이고 그의 나이와 학문에 대한 지식과 통찰력을 모두 잃어버릴 만한 그 감정을 잘 받아들이지 못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그는 세상에서 즐거운 자연법칙 외에 다른 법칙은 지키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라 에스메랄다'때문에 그 모든게 뒤집어졌으니, 그리고 그로인해 죽음까지 맞이하게 되었으니 안타깝다. 클로드 프롤로에게 있어서 그녀는 Ἀνάγκη 그 자체였던 것이다.


       라 상트플뢰리(자루 수녀)는 예상대로 라 에스메랄다의 어머니였다. 2권 후반부에서 라 에스메랄다의 목걸이 부적을 통해서 그녀가 자신의 딸이라는걸 확인하게 되지만 두 모녀의 운명은 매우 기구했고, 결국 죽게 되는 딸을 보며 라 상트플뢰리는 마음이 찢어졌을것이다. 그리고 죽어가는 라 에스메랄다와 추락하는 클로드를 바라보는 카지모도는 더욱더 딱했다. 희극보다는 비극에 사람들이 좀더 잘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에 위고가 비극을 기본으로 한건 이해가 되지만 슬프고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레브 광장과 노트르담 성당, 기적궁은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다. 노트르담의 장엄함은 카지모도에 의해 완성되고 가꾸어졌고 그레브 광장의 잔혹함과 끔찍함은 클로드 프롤로에 의해서 시작되어 라 에스메랄다의 죽음으로 끝이났다. 이 공간들은 죽음과 성역과 자유로움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레브광장에서 카지모도는 태형을 당하고 라 에스메랄다는 죽음을 맞이함으로서 비극성을 드러내고, 노트르담 성당으로 라 에스메랄다를 구한 카지모도의 행동은 카지모도의 선함과 동시에 당시 프랑스에 있던 '피신처'를 드러내며 기적궁은 라 에스메랄다의 집인 동시에 '거지'의 자유로움을 상징했다. 각각 공간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다르긴 하지만, 이 공간들은 피에르 그랭구아르, 클로드 프롤로, 장 프롤로, 카지모도, 페뷔스, 라 에스메랄다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곳임을 강조하고 싶다.



       아침에 TV를 틀었는데 에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를 상영하고 있었다. 난 그 장면에서 카지모도가 왕관과 지팡이를 들고있는걸 보고 이게 '광인 교황'의 장면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내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것도 결국 책을 읽어서 가능한 걸 느끼고 나니 하루 빨리 레 미제라블을 읽고 영화를 보고 생각할 거리를 얻는게 기다려진다. 다음에 나가기 전까지 읽어내야 하겠다. 바쁘다.^^



    관련글 :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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