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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푸드라...무슨책인가 했는데 내용이 수필집이다. 저자가 5명이라고 되어있지만 한 15명정도 되는것 같았고, 각 저자들마다 자신들의 소울푸드를 하나하나씩 풀어내었다. 노량진에서 공부하면서 먹은 주먹밥 이야기도 있고, 어떤 분식집 이야기도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의 '커피'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다가온 커피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적어놓은 이야기도 있었다. 쭉 읽어가는데 음..그다지 재미있진 않았네. 막 생각할만한게 많지도 않았고, 그냥 편안하게 읽어내려간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다만 이 내용이 엄청나게 값어치 있다고 느낀건 아니고, 내가 예전에 먹었던 기억에 남는 음식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게 좋을지도 모른다고 결론을 내렸다.
1. 주먹밥
나도 주먹밥 이야기가 있다. 대학생되기 전에는 주먹밥을 먹을일이 없었는데, 내가 다닌 대학교 근처에 '만남의 광장'이라는 음식점이 하나 있었다. 전문음식점은 아니고, 분식집 겸 수퍼정도 됬다. 술도 팔고 두부김치도 파는 이상한 음식점이었고, 닫는시간도 이르고 여는시간도 이른 편이었다. 유독 그 음식점에서 먹었던 주먹밥은 참기름, 소금, 조미료, 김이 가득했었는데, 막 엄청나게 맛있던건 아니었지만, 밤에 배고플때 정말 배고플때 사다두고 먹을때 쏠쏠했던 기억이 난다. '야식'을 먹으려면 인당 5천원, 6천원 내기 일수였는데, 그냥 그 주먹밥이면 해결이 되니까, 천원밖에 안하고 양도 괜찮고 맛도 좋은 그 음식이 생각난다.
지금은 군대에 있지만, 군대에서는 주먹밥을 딱 두번 만들어 먹었는데, 6.25때 주먹밥 먹기 행사한다고 해서 주먹밥을 만들었다. 부대인원을 먹이기 위해 약 4천개정도 만들었으니.....아유....주먹밥은 애증의 음식이 되어버렸다. 여기에서 먹었던건 재료도 더 많이 들어가고 정성도 더 들어가서 맛도 더 있긴 했지만, 힘들긴 마찬가지였으니까.
2. 식빵!!
아주 어릴때부터 난 식빵을 좋아했다. 아주 어릴때는 끼니를 대신하던 옥수수식빵부터, 고등학교때는 아침에 잠을 쫒는용도로 이 식빵을 먹어왔다. 정말 잠이 오는걸 먹을걸로 쫒아낼거라곤 생각도 못해본 방법이지만 이것만한 방법이 없었다. 식빵 하나하나를 뜯으면서 6시30분부터 8시까지 인강을 들었던 그 기억은 여전히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이었다. 비닐봉투 안에다가 잼은 챙기지 않고 그저 맨 '빵'만. 그렇게 한 10개월을 버텨왔더니 어느새 시험을 보던 날이 되었더라....
부대에 와서 이 식빵이란 존재는 한밤의 야식으로 내 배고픔을 좀 달래는 그런 빵이되었다. 간단히 먹으면서 TV를 같이보고 다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용서'나 '달라졌어요'와 같은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심심함을 달래주는 그런 먹을거리, 식빵. 싸고 맛있고 담백한 이 식빵덕에 나는 '빵쟁이'가 되었던듯 싶다.
소울푸드는 결국 내 기억에 남아있는 한편에 자리한 음식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