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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궁전(Palacio de real madrid) / 유럽여행 정리 4 /15년 12.26~31 / 마드리드 여행기 #2여행/15년 12월 유럽여행 2016. 4. 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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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여행의 큰 주제는 '레알 마드리드'경기가 핵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 마드리드에 간건 이 '경기'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로 했었고, 그 크리스마스 이후에는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로 꼭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또 이 경기만 보면서 6일을 버티기에는 좀 그랬어서 미술관도 갔던 것이다. 프라도 미술관에 관한 이야기는 마드리드 여행기 첫번째에 있다. 그래서 이 곳에서 갈 곳을 찾아보았더니 근교 도시인 톨레도도 있고, 마드리드 왕궁과 '솔광장'이 있었다. 덤으로 큰 공원도 함께..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궁궐이야기만 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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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마드리드 도착한 두 번째 날이었다. 첫째 날은 사실 많이 지쳤다. 지칠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바르셀로나에서 넘어오면서 있었던 '지갑 도난 사건'이 세 명의 여행자에게 멘탈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내가 잃은 게 아님에도 가장 가까운 동료가 지갑을 잃었기에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나고 분위기도 축 쳐질 수 밖에 없었다. 마드리드 역에 들어왔을 때는 참 좋은 곳이다 싶었는데..참 이놈의 '지갑'도난이 마드리드 첫 날의 분위기를 많이 바꿔버렸다. 그래서 첫 날 먹었던 음식이 바로 이것이다.
마드리드에 있던 '까르푸'에는 운좋게도 정육점이 있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정육점이 있어서 내가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먹을 수가 있었다. 사실 삼겹살을 먹은지 너무너무 오래되어서 나와 한국인 형은 삼겹살을 매우 그리워 하던 차였는 데 기분 전환도 할 겸 마침 '삼겹살'이 선택된 것이다. 그야말로 신의 축복이 아닐 수가 없었다. 자세히 보면 삼겹살을 구운 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텐데, 팬에다가 기름을 조금 두르고 마늘과 양파랑 같이 볶아낸 삼겹살 부위다. 첫 날에는 모든 야채까지 다 같이 볶아서 밥이랑 배추랑 먹었지만 그 때의 사진이 없어서 다른 날의 사진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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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첫 날이 지나서, 형은 멘탈 수습을 위해 집에 있고, 나와 윌리엄은 마드리드의 궁전으로 향했다. 이름은, <Palacio de real madrid> 이날 날씨도 무지 좋아서 사진 찍기 참 괜찮았다. 하필이면 바로 아래 사진은 아이폰 전면 카메라로 찍어서 하늘 부분이 다 날라갔는데 정말 푸른 하늘의 하루였다. 3번째 사진을 참조하면 쉬울 것이다.
이렇게 날씨가 좋았으니 사람들이 다 나와서 왕궁 옆에 우글우글 있었다. 특별한 경비병 교대식 이런 건 없었고 나도 셀카 찍고 윌리엄이랑 같이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왕궁 밖에 돌아다녔다. 왕궁을 처음 시도때는 못들어간게, 줄이 너무 길어서 그 줄을 뚫고 갈 자신이 없었기에 첫 날은 포기하고, 그러니까 왕궁에 들어간 날은 3일 째가 된 셈이다.
마드리드 왕궁은 상당히 컸는데 왕궁 이야기는 따로 하기 보다, 이 큰 왕궁에서 지낸 왕들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윌리엄과 논의했던 주제가 생각난다. 주제는 '자유와 행복'이었다. (영어로 자유와 행복을 논하는 건 무슨 말도 안되는 발상이냐 하겠지만..) 과연 이 큰 왕궁이 정말 자유로운 곳이었을 까 싶은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한 것이다. 안에는 고야가 그린 그림도 있었고,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도 많았고, 엄청나게 화려해서 금칠한 벽도 많고 별에 별 것들이 다 있었다. 그런데 왜 '자유와 행복'을 논했냐면, 불현듯 이 큰 공간일 지라도 왕족으로 태어나서 이 '궁궐'에 익숙해지는 순간, 이 큰 궁궐도 결국 감옥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왜 요즘 우리는 이동의 제약을 받지 않고 살고 있다. 누가 어디 간다고 제약하지 않는다. 금지하지 않는다. '여권'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우리를 가로 막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비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인은 150개 정도의 국가를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는 나라이다. 그러니까 사실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우리들에게 자유는 존재한다. 물론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20대 여자 대학생들도 있다. 부모님들이 '통금'시간을 정해놓고 10시까지, 11시까지 들어와 하는 집안도 있을텐데, 전에 이것 관해서 쓴 글이 있지만 성범죄율이 압도적으로 더 높은 북유럽 국가 애들도 그런건 없다... 게다가 개내들은 일찍 들어가는 이유가 밤문화가 없어서 일찍 들어간다. 우리나라의 '밤문화'는, 그러니까 12시가 넘어도 네온사인이 켜져있는 그 문화가 아이들을 망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성범죄율은 더 낮은 축이다. 개인의 선택으로서 일찍 들어갈지 말지를 생각해야 하는 시대인데...아직도 구시대적인 문화라고 밖에 생각이 안간다. 개인의 자유를 금하는 건 답이 아니다. 개인에게 자유를 주어주고 그걸 스스로, 그러니까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21세기 선진국의 방법이겠지...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갔는데 왕이든, 왕자든, 공주든, 왕비든 궁궐은 자유의 공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피의 권력과 말의 술수가 오가는 궁궐일 확률이 더 높았을 것이다. 어째서 그들이 하나같이 '기쁜 표정'을 가진 초상화를 보기 힘드냐고 누군가가 엉뚱한 의문을 제기하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고 행복하다고 느끼기에는 너무 구속하는 게 많았을 것이라고..
마드리드 궁궐에서 5분 정도 걸으면 Puerta del sol이라는 곳이 나온다. 그러니까 '태양의 길', 보통 '솔광장'이라고 하는 곳인데, 이곳 츄러스....는 아직도 기억난다 흑흑 이날 츄러스좀 많이 먹어둘걸, 아니 한국에서 츄러스 보통 2천원어치 사면 큰거 한개나 두개 주잖아, 그런데 여기는 2.5유로에 4개 반은 넣어줬다...하 정말 한국 생활물가 비싸....이날 츄러스 간식 대용으로 딱이었는데, 윌리엄 생각난다. 츄러스 먹으면서 마드리드 국립극장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했었는데 ㅎ
12월 크리스마스 직후이고, 그러니까 '유럽의 연말 휴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었다. 이쪽 측면은 '옆면'이다. 이 옆면이 시내쪽이랑 가까워서 이 부근에 사람들이 더 많았다. 사람들 복장 보면 거의다 코트/청바지/면바지가 많고 야상 보기 힘들고, 패딩도 보기 힘들다. 날이 따뜻해서 그런다. 나도 코트 하나만 입고 돌아다녔으니까..
유일하게, 정말 유일하게 왕족들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을 사진으로 잡아봤다. 왕궁 옆에는 이렇게 녹지대가 있었다. 왕궁의 대지 구조를 보니 이 녹지대를 보고 설 수 있는 길이 있더라, 물론 출입금지라서 들어가지도 못했지만, 이 곳이 유일하게 왕족들이 '마음을 놓고 잠시 생각'할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내 추측에 행복하지 않았을 그들에게, 이 공간은 진정한 '산소'가 되었을 테지만, 한편으로는 '벽'이 되었겠지...이 자연을 넘어서야만 그들은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었을텐데,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버려놓고 평민으로 돌아간다는 것 또한 겁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참 사람 많았다. 12월 마지막 주 미사...궁전 바로 건너편에 있던 대성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보아하니 주교님이 미사 집전하시던데...아쉽게도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나왔다. 스페인은 역시 가톨릭 국가..
3. 마치며.
자유와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자유와 행복을 요즘 누리고 있는 것 같다. 돌아다니고 싶으면 돌아다니고, 행복하고 싶다면 음악을 듣거나 햇볕을 쬐거나 뭐, 어떤 방법으로든 '행복'은 얻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자유'는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것 같다. 공부할 때도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자신만의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종일 바쁜 스케줄로 인해서 '자유'가 없다고 느끼더라도, 그건 사실 잘못된 결론일 수 있다. 작은 시간들 속에서 잘 찾아보면 '내가 자유로운 순간'들을 찾을 수 있다. 그 자유로운 순간들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런 삶은 꽤 괜찮은 삶이 아닐까. 돌이켜보면 저 때의 내가 보냈던 시간들은 자유로웠고 행복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요즘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