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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great beauty(La grande bellezza, 그레이트 뷰티) 리뷰
    영화 2014. 7. 10. 15:20

     


    그레이트 뷰티 (2014)

    The Great Beauty 
    7.5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토니 세르빌로, 사브리나 페릴리, 세레나 그란디, 이사벨라 페라리, 칼로 베르도네
    정보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 141 분 | 2014-06-12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이미지가 너무나도 화려했다. 도입부에서 드는 생각은,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치스러움'의 이미지를 몰고 가려고 작정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감독은 이에 성공했고, 이 '사치'와 '화려함'에 대비되는 the great beauty-La grande bellezza-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환경을 잘 마련했다고 본다. 이런 이야기를 이끌어갈 주인공은 바로 '젭 감바르텔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시점에서 모든 내용이 전개된다. 젭(여기서부터는 '젭'으로 통일하겠다.)은 상류층 중에서도 최상류에 속하는 사람이다. '인체기관'이라는 소설로 이탈리아 문단에서 뜬 이후로 단 한 권의 소설도 더 쓰지 않았던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장 좋아하는 것'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기 시작한다.

     

     

       젭이 이렇게 파티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영화는 막을 올린다. 젭의 근본적인 고민은 항상 '삶'과 직결되어 있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은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하는 고민이 바로 '도입부'에 제시되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고민, '노인의 집에서 나는 냄새' 이건 영화 내내 젭이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여자가 아니라, 노인의 집에서 나는 냄세를 좋아하지만, 자신의 기억 한편에는 첫사랑인 '엘리제'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다. 엘리제와 같이 해변가에서 키스를 할 뻔 했었던 10대의 기억은 자신이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어버렸다.

       영화 도입부에 나왔던 셀린느의 '밤의 끝으로의 여행'에 나온 구절을 영화 처음에 보여주는 건, 바로 '삶'이 바로 허구임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인생무상이라는 말은 바로 이때 쓰이는 말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삶은 모두 소설과 같은 허구이며, 죽음으로 향하는 여행'이라는 것을 던지고 시작하는건 마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을때 느꼈었던 '가벼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후회없는 삶이지만, 동시에 '허구'일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해서, 그리고 그 끝은 '죽음'이라는 것을 영화에서는 말하고 있다.

     

     

       영화는 도시를 거닐면서 젭의 독백이 이어지는 장면과, 춤추는 장면으로 나누어 진다. 위 장면은 도시를 거닐던 부분이고, 아래는 파티에서 여자와 같이 춤을 추는 장면이다. 젭이 돈이 많아서 이렇게 여자들과 춤을 추는걸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정도는 누구나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을 '돈'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 그 자체로만 바라본다. 그 사람이 돈이 얼마나 많고 자선활동을 많이 했든간에, 그 사람 자체의 삶을 보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다지 보잘것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서로를 위로해 주어야 한다'고 젭은 말한다. 

       젭의 생일 축하하는 파티, 젭의 친구들이 주관하는 파티 등 파티에는 굉장히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 때마다 젭은 '파티'에 참가하는 게 목적이라기 보다, 다른 무언가를 찾는 듯 했다. 영화 속 대사처럼, 파티란 파티에는 다 가고 있는 '젭'의 마음속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과 갈증이 있었던것 같다.

     

     

     

       행위 예술을 하는 예술가(위의 사진에서 나체로 있는 여자가 예술가이다.)의 공연에 가서 행위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인터뷰를 하는 건, 젭이 '명사'이면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엘리제'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리고 그 첫사랑의 남편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가, '남편'은 좋은 동반자였을뿐, 평생 사랑했던 사람은 '젭'이었다는 것이었을 때, 젭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엘리제의 죽음을 시작으로 젭의 주변사람들은 하나 둘 씩 죽어가기 시작한다. 지인의 아들은 정신 이상 증세를 겪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이로 인해서 장례식장은 '사교의 공간'이라는 말이 나오며 젭은 40대에 스트리퍼가 되어보려는 '라모나'에게 장례식장에서 행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직접 시범까지 보인다. 아주 완벽한 연기로 말이다..)라모나 역시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듯, 삶은 결국 죽음으로 끝나는 사실들을 하나하나 직시하면서 젭은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죽음에 대해서 이토록 고민할만한 나이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삶에서 어쨋든 '돈'으로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게 체험을 해본 사람이다. 심지어 실어놓은 장면에는 없지만, '성형 수술 전문 코너'에서 아래 보이는 수녀마저도 시술을 받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성형전문의는 여러가지 도구를 번갈아 쓰며 고객별로 필요한 부위에 시술/수술을 하고 있고 바로 옆에서는 몇유로 나왔다고 계산하고 있는 장면까지, 그리고 거기를 다니는 저 이상한 수녀까지, 로마의 모든 것들을 '젭'의 시각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무의미함을 깨닫고, 인생의 끝인 죽음과 인생의 꽃인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성녀가 왔다고 하니까 이 성녀를 보기 위해서 보이는 아름다움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나일론 수녀까지 찾아오고, 뒤에 보면 왼쪽에는 진실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추기경이 앉아있으며, 오른쪽에는 다른 종교계 인사들까지 앉아있는 장면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과연 '죽음'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다. 하지만 이미 정답을 나는 알고 있다. 저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해답을 찾으려고도 하지 않으며 고민하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단지, '유명한 사람'의 손 한 번 만져보겠다고 지위와 돈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일 수록 '젭'처럼 삶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게 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젭의 생각과 인생방식에 동의하고, 응당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이라는건(동시에 죽음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영원하지 않으면서 한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이 아니겠는가.

     

     

     

       울부 짖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니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는 아이들을 담배와 술과 침묵과 함께 바라보는 파티의 참가자들은 젭과 '40대의 스트리퍼'라모나와 대조된다. 라모나는 이 소녀를 보면서 너무 슬퍼서 자리를 뜬다. 아이가 전혀 기쁘게 그리지 않고 그리고 싶지 않은데도 억지로 그려야만 하는 상황에 대해서 슬퍼하고 있는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녀가 그림을 그림으로 인해서 돈을 벌게 된 부모는 아이에게 자꾸 그림을 그릴 것을 강요했고, 친구들까지 빼앗으면서 그려내는 그림은 과연 슬픔으로 가득찬 색이었다. 그녀가 모든색을 뒤집어쓰고 결국 까만색의 물감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것, 그리고 그 그림의 목적은 '돈'이라는 허울뿐인 것이 참으로 세태를 꼬집는 부분이라고 느꼈다. 관객들은 그저 '예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 담겨있는 것들은 예술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들이다. 이렇게 멋진 그림도 결국에는 아이의 울부짖음이라는건 모른채, 겉에 보이는 화려한 색에만 몰입하고 포커스를 두는 사람들을 감독은 날카롭게 집어낸다.

     

     

     

     

       영화의 내용과 별개로, 라모나와 함께 십자군 정원 안을 돌아다니는 장면은 영화에서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다. 난 이런곳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고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었는데, 잘 공개되지 않앗던 곳이 영화를 통해서 이렇게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멋있었다. 특히나 이런 고미술품들을 보면서 변화하는 라모나의 마음은 '젭'에게 있어서 삶의 활력소가 되었을 것 같다. 물론 잠깐이었지만 말이다.

     

       자신의 몸을 빨갛게 하고 결국은 자살에 이르렀던 그 청년은 일찍 죽음을 택함으로서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지 끝을 맺어버렸고, 라모나 역시 죽음을 통해서 삶의 끝을 맺는다. 하지만 성녀님은 여전히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묻고 있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계단을 오르면서까지 찾으려고 하는 삶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번뿐이 아니라 여러번 고민해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기린이 보이지 않지만 소리는 나는 것처럼 '죽음'에 대한 고민은 지울 수 없다.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며 동시에 꼭 필요한 행동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허구'속에서 찾을 수 있는 건 바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이고, 젭은 그 아름다움을 10대의 청춘에서 만난 '엘리제'에게서 찾았던 것일 뿐이다..

     

       지금 내가 알고 있거나 찾고 있는 아름다움 혹은 죽음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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