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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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단편선, '독 짓는 늙은이'외 19편,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책/한국문학 2016. 9. 8. 17:07
1. 으레 수능 국어(언어)영역을 성실히 공부했었다면 '황순원'의 '소나기'정도는 기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작가 '황순원'에 관한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이 '황순원'이라는 소설에는 우리가 너무나도 자주 들었던 '보랏빛 꽃'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고, '바보'라고 남자아이한테 반응하는 새침하고 흰 피부를 가진 여자 주인공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나기'외에도 인상 깊은 작품들은 더 있지만, 유독 이 '소나기'만큼은 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이런 '입사담'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문체'입니다. 황순원의 문체를 보통 '시적'이다고 들어본 적이 있을텐데, 여기에서 말하는 '시적이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적인 세부묘사를 통해서 상황에 대한 서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간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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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원 중단편선, '유예'외 9편,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책/한국문학 2016. 8. 29. 09:57
1. 오상원의 작품들 중에서는 역시 '유예'가 단연 으뜸입니다. 서술자의 서술 기법 중 하나인 '의식의 흐름 기법'이 가장 잘 나타나는 소설을 고를 때 우리는 보통 이상의 '날개'와 오상원의 '유예'를 고르는 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예를 읽고는 하지만, 사실 '유예'에 나타난 의식의 흐름 기법에 주목하기도 하면서 많은 이들은 '유예'라는 소설 자체가 멋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단편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제대로 잘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을 막 이유 없이 또는 맥락 없이 써내려가기만 한다면 그건 아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같은 소설이 될 것입니다. 박태원의 '구보씨'는 주변(경성)에 보이는 것들을 바탕으로 의식을 써내려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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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대표중단편선, 생명연습 외 ,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책/한국문학 2016. 8. 27. 13:45
1. 김승옥은 아주 젊은 시절에 자신의 재능을 펼쳐보였던 작가입니다. 소위 '한글'로만 배우고 자라난 첫 세대로서 1960년대 작가들은 전후 소설과는 다른 분위기와 느낌을 가진 소설들을 내보이게 됩니다. 그 선두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최인훈', '김승옥', '이청준'이 있습니다. 이 3분 중에서도 저는 '김승옥'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전쟁의 이야기가 희미해지고, 더 이상 '거시적 관점에서의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일상적인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 다시 읽어도 50년이 지났지만 정말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아마도 김승옥의 문체에서 드러나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승옥 소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자기 세계'입니다.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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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평전, 송우혜 저, 푸른역사, 2004책/한국문학 2016. 8. 21. 21:00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序詩)',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1948 --- 0. 올해 윤동주 관련 영화가 나왔으니 - 영화 '동주' - 윤동주에 관한 책을 최소 한 권 쯤은 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양심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20세기 문학은 돌고 돌아서 20년대와 30년대를 지나 어느덧 40년대에 이르렀고 거기에는 '윤동주'라는 시인의 이름이 자리하고 있던 시대였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빌려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윤동주 평전'입니다.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1940년대는 암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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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 중단편선, ‘운수 좋은 날’외 20편,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책/한국문학 2016. 7. 25. 16:27
1. 1920년대 초기의 한국문학을 정리하라면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 현진건, 나도향을 언급해야 합니다. 이미 이광수의 '무정'은 언급한 적이 있고, 염상섭도 언급했으며 김동인도 언급한 상황에서 현진건을 빼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20년대 문학이 이번 2017학년도 중등 임용고시에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현진건은 한국 문학에서 '단편 소설'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룩한 작가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단편 '운수 좋은 날'은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알 수 있는 작품일 만큼 유명한 작품에 해당합니다. 하기야 한국문학에 별 관심없는 친구도 '운수 좋은 날'은 알았으니까요. 김첨지가 돈을 많이 벌지만 한 편 아내는 이미 죽어있었음을 짐작하는 내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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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소설세계, 박세현 저, 국학자료원, 1998책/한국문학 2016. 7. 15. 17:06
1. 기억나는 내용들 위주로 간단 정리하되 핵심적인 것들만 기록하려고 한다. 일일히 다 기록하려고 하니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흠이다. 김유정 소설에 대한 연구 서적을 읽게 된 경위는 이렇다. 어제가 김유정 작품 관련 기출문제를 점검하는 날이었는데 기출 작품으로는 '봄 봄', '만부방', '산골 나그네'가 있었다. 대개 김유정 소설을 '해학'과 '농민 소설'로 이야기하는 가장 큰 작품들은 '봄봄'과 '동백꽃'과 같은 작품들 덕이지만, '산골 나그네'에서는 그 이미지가 통하지 않으며 '안해'에서도 달라진다. 그러다보니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책을 읽었다. 2. 그의 현실 인식은 대개 농촌 사회의 계급 구조에서 나타난다. 지주와 소작인의 관계는 그의 소설 중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다만 농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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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의 시인 이용악, 이경희 저, 국학자료원, 2007책/한국문학 2016. 7. 12. 16:22
지금까지 일제시대 문학 전반에서 책이든 논문이든 자료를 많이 읽은 분야는 대체로 1920년대 민족주의 계열 소설, 1930년대 동인지 '문장'을 바탕으로 한 시, 소설, 1940년대 시 - 광복 후 발표된 윤동주나, 이육사의 시 - 정도다. 그러다보니 다소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1930년대의 시인부락 동인들과, 1920년대의 시나, 카프 문학에 대해서는 부족한 게 많다. 이용악은 시인부락의 동인 중 한 명이었다. 서정주와는 친분이 있는 사이이다. 임용고시에도 몇 번 출제된 적이 있는 작가에 속한다. '오랑캐꽃'이라는 시집은 그의 시집 중에서 상당히 유명한 시집이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오장환의 '성벽'과 같은 급의 시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여튼 읽고 나서 적어놓은 것만 간단하게 적어둔다. 이건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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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외딴 방',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책/한국문학 2016. 7. 10. 12:07
-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은 책을 읽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글이니 책을 읽어보실 것을 강력히 권유합니다.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한국 현대사를 배웠다면 접해볼 수 있는 사건들이 녹아있지만 그 사건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또한 서술 방식이 독특하다는 점에서 2가지 지점이 모더니즘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현실을 그려낸다는 점에서는 리얼리즘의 색채가 나타났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0. 서술자는(작가는) 말했다. 이 작품은 사실과 픽션 그 중간쯤의 어디에 위치하는 글일 것이라고 말이다. 작가는 그리고 첫 페이지, 그러니까 책을 바치는 글에는 최이홍 선생님과 산업체 특별학교, 과거가 될 수 없는 희재 언니를 언급했다. 예전에 이상의 '날개'를 읽으면서 '아포리즘'이 있다는 걸 어떤 ..